쉬인, 한국 진출 가속…패션 플랫폼 ‘빅뱅’ 예고
2025-10-14 17:06:31 2025-10-14 18:25:17
 
[뉴스토마토 이지유 기자] 중국발 패션 플랫폼 '쉬인(SHEIN)'이 국내 패션 시장에서 영향력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습니다. 경기 침체와 물가 부담이 커지는 상황에서 소비자들이 가성비 소비에 눈을 돌리며, 쉬인의 초저가 전략이 국내 플랫폼들을 위협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14일 모바일 앱 분석업체 와이즈앱·리테일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쉬인의 월간활성사용자수(MAU)는 약 206만 명으로 브랜디(218만 명)에 근접한 수준입니다. 에이블리(535만 명), 무신사(534만 명), 지그재그(327만 명)보다는 아직 적지만, 빠른 성장세를 고려할 때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인데요.
 
 
쉬인 CI.
 
특히 쉬인은 가격 경쟁력에서 독보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 6월 기준 쉬인의 1인당 월평균 결제금액은 10만771원으로, 알리익스프레스(9만1008원), 테무(6만9792원)를 앞질렀고, 같은 기간 에이블리의 평균 결제금액이 3만~4만 원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단가 경쟁에서 쉬인의 우위가 뚜렷합니다.
 
앱 설치 건수에서도 격차가 벌어지고 있는데요. 쉬인의 지난 7월 국내 앱 설치 건수는 57만 건으로, 2위인 에이블리(24만 건)의 두 배를 넘기기도 했습니다. 이 같은 외부 위협에 국내 플랫폼들은 다양한 대응책을 모색 중이지만 위조품 이슈도 발목을 잡고 있는데요.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오세희 의원실이 한국지식재산보호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2년간 가품 적발 건수가 가장 많았던 플랫폼은 에이블리로 지난해 160건, 올해(8월까지)도 111건이 적발됐으며, 브랜디(134건), 지그재그(65건), 무신사(3건)을 기록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동대문 보세 패션을 기반으로 한 오픈마켓 구조를 원인으로 지목하는데요. 입점 셀러 수가 많아 가품 관리에 허점이 생기고 중국산 도매 제품이 대량 유입되면서 위조품 유통이 상대적으로 쉽기 때문입니다. 또 쉬인이 제조부터 유통까지 전 과정을 통제하는 구조 덕분에, 국내 보세 중심 플랫폼들보다 가격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합니다.
 
이종우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는 "쉬인은 일본 시장에서도 이미 진출 경험을 쌓은 만큼, 단순한 신흥 플랫폼이 아닌 글로벌 유통 노하우를 갖춘 기업인데, 한국 의류 유통시장에도 단기적인 유행이 아닌 구조적인 변화를 일으킬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특히 소비자들이 점점 더 가격을 중심으로 플랫폼을 선택하는 흐름 속에서, 대부분 비슷한 보세·수입 상품을 유통하는 국내 패션 플랫폼들과 비교할 때, 생산부터 유통까지 직접 관리하는 쉬인이 가격 경쟁력 면에서 훨씬 유리한 구조를 갖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지유 기자 emailgpt12@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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