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유통의 갈림길)③다시 점포 늘리지만 '인력 없는 회복'
상품 경쟁력 확보와 유입 콘텐츠 늘리기 '사활'
이마트, 상반기 매출 11.90% 증가…회복 전환
셀프 계산대 등장에 직원수는 지난해 대비 감소
2025-11-10 06:00:00 2025-11-10 06:00:00
이 기사는 2025년 11월 6일 15:05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홈플러스가 올해 2월 말 신용등급이 하향된 지 불과 일주일 만에 법원에 기업회생을 신청했다. 시장에서는 이를 두고 '도피성 회생'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홈플러스는 지난 2020년 코로나19 확산 이후 지금까지 16개 점포를 폐점하며, 대형마트 중 가장 많은 점포를 정리했다. 이는 경쟁력 있는 점포를 매각해 인수차입매수(LBO·레버리지 바이아웃) 자금 상환에 활용하기 위한 조치였다. 연말에도 추가로 15개 점포 폐점을 검토 중이다. 온라인 쇼핑 확산과 소비심리 위축 등으로 오프라인 유통업계 전반이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홈플러스는 '상생'보다는 단기적인 수익성 확보에만 몰두하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이에 따라 <IB토마토>는 급변하는 유통 환경 속에서 오프라인 유통기업과 노동자가 공존할 수 있는 '상생'의 방안을 찾아보고자 한다.(편집자주)
 
[IB토마토 박예진 기자] 대형마트에 드리워진 암흑기가 길어지고 있다. 홈플러스 사태의 원인은 경쟁력을 키우기보다는 매각으로, 지속가능성보다는 투자자 이익을 중요시한 결과로 평가된다. 대형마트가 상생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지속 가능한 경쟁력 회복이 절실하다. 이마트(139480)와 롯데마트 등 주요 마트들은 식품 경쟁력 강화는 물론 체류 시간을 늘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면서 점진적인 개선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관련 인력은 여전히 줄어드는 추세다. 특히 무인 키오스크 도입 등 기술이 발전하면서 이전과 같은 고용 확대가 가능할지는 의구심이 높아지고 있다. 
 
(사진=이마트)
 
이마트, 유통 사업부문 매출 성장률 업계 1위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마트의 유통사업 부문 실적을 나타내는 별도 기준 매출액은 올해 상반기 8조2297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7조3543억원) 대비로는 약 11.90% 급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722억원에서 1489억원으로 2배 이상 늘었다.
 
이 같은 실적 성장세는 트레이더스의 고성장과 최근 이마트의 매장 리뉴얼 효과가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이마트는 지난해부터 기존 장보기를 넘어 체험과 휴식, 쇼핑이 함께 어우러진 '스타필드 마켓'을 선보인데 이어 '그로서리'를 특화시킨 중소형 매장을 선보이고 있다. 이를 통해 각 지역마다 상권 특성을 분석해 대형과 중소형 등 다양한 포맷을 적용해 전략적인 진출이 가능해졌다. 전략적인 가격투자 지속으로 가격경쟁력도 강화하고 있다. 향후에도 에브리데이와 통합 시너지를 활용한 초저가 상품을 개발·판매해나갈 예정이다. 
 
롯데쇼핑의 할인점 부문인 롯데마트는 올해 상반기 매출액이 지난해 동기(2조8016억원) 대비 약 0.68% 줄어든 2조7827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해 연간 매출액이 전년대비 2.76%, 2023년은 전년 대비 2.87%에 감소했던 것과 비교하면 감소폭은 크게 둔화됐다.
 
양사는 소비자들의 체류 시간 확대에도 역량을 쏟고 있다. 트레이더스 마곡점은 매장 곳곳에 13군데의 로드쇼 공간을 마련해 젤리, 와규 등 식품부터 인기 프라 모델인 건담을 보유한 반다이 남코 토이류, 로지텍 게이밍 등 다양한 로드쇼를 진행하기도 했다. 
 
롯데마트의 경우 수원점을 키즈카페 '너티월드'와 패밀리 레스토랑 '트라이아스'가 입점한 패밀리형 테마 공간으로 선보였다. 이외에도 지난해 5월 리뉴얼 오픈한 의왕점에서는 2층에 가족 단위 고객이 오래 머물 수 있도록 문화센터와 플라워 카페 등 체험형 콘텐츠 중심의 매장을 구성하고, 다이소·ABC마트·동광팩토리아울렛 등 다양한 신규 테넌트를 입점시켰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코스트코와 같이 상품 경쟁력을 확보하는 한편 방문하는 고객이나 소비자들이 보고 즐길 콘텐츠들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경쟁력을 확보해야 할 것"이라면서도 "온라인 역시 소비가 구체적이라기 보다는 라이브 방송 등을 통해 소비가 이어지는 것처럼 소비자들이 어떤 점에 흥미를 느끼는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사진=롯데쇼핑)
 
매장 다시 늘리지만 인력 충원 가능성 '미지수'
 
이마트와 롯데마트가 매장 확대에 나서면서 이마트의 매장수는 156개점으로 늘었다. 할인점과 트레이더스를 각각 1개점씩 늘리면서 지난해 말 154개점 대비 총 2개점이 늘었다. 경쟁사인 롯데마트는 2019년 이후 매장을 구조조정한 이후 6년 만인 올해 상반기 2개 매장을 오픈해 눈길을 끈다. 앞서 롯데마트는 2019년 125개에 달하던 점포를 지난해 말 110개점까지 줄였다. 올해 1월 천호점에 이어 구리점을 오픈하면서 매장수는 112개점으로 늘었다. 여전히 2019년에 비해 13개 매장이 적은 수준이지만 지난 2022년 수준으로 회복됐다. 
 
향후 매장 확대를 통한 수익성이 개선되더라도 고용확대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대형 유통 기업들이 무인 셀프 계산대 도입 등을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마트가 매장을 확대했음에도 불구하고 할인점 사업 부문 매장 직원수는 지난해 말 1만348명에서 올해 상반기 1만246명으로 102명 가량이 줄었다. 폐점과 정년퇴직 인원이 증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외주나 파견 인력을 나타내는 에이전시 리소스(AR·Agency Resourc) 인원은 555명으로 지난해 말 341명 대비 200명이 넘게 늘었다. 지난 2019년 말(1만2995명, AR인원 237명) 비교하면 직원수는 2000명 이상 줄고 AR인원은 늘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IB토마토>와 인터뷰에서 "급변하는 유통 시장 트렌드에 맞춰 점포 현장 운영 효율화를 위해 AR 인력을 보충하고 있다"라며  "현재 AR 인력은 셀프계산대 지원, 물류 지원 등 현장 중심의 업무를 적극 보조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경쟁사인 이마트는 올해 6월 말 총 직원수 2만3660명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말 2만4548명 대비 줄어든 수치다. 다만, 지난해에는 이마트에브리데이를 흡수합병하면서 직원수가 크게 늘어난 점이 기저효과로 작용했다. 이마트에브리데이 합병 이전인 2022년 157개 매장 운영 당시 직원수 2만3844명과 2023년 155개매장 운영 당시 직원수 2만2744명 평균 2만3294명 보다 소폭 많은 수준이다.
 
인력 변화의 흐름은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적 추세가 되고 있다. 미국의 대형 유통기업인 월마트도 인공지능(AI)를 비즈니스 전반에 걸쳐 도입하며 경영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그 결과 인력 감축이 발생하거나 새로운 직무가 신설되기도 했다. 
 
김영 부산대 교수는 보고서 '유통산업 구조변화와 대형마트 고용구조 변화'를 통해서 "주된 인력감축기제는 노동력을 줄일 수 있는 자동화·무인화 기술 도입에 따른 일자리 구축과 컨베이어벨트 속도 올리기, 작업조직 재편에 의한 노동강도 강화"라면서 "대형마트 기업의 인력감축에서 기술변화보다 더 큰 영향력을 미치는 요인은 기업정책"이라고 평가했다.
 
박예진 기자 luck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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