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라온·상상인저축은행 '한 지붕'…'밑 빠진 독 물 붓기' 우려
KBI그룹, 인수키로…내년 3월 마무리 전망
경영악화로 수익성 '불안'…수신 확보 관건
2025-11-18 06:00:00 2025-11-18 06:00:00
이 기사는 2025년 11월 14일 15:31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이성은 기자] KBI그룹가 라온저축은행과 상상인저축은행을 품에 안았지만 실효성에 의문이 든다. 영업 정상화까지 갈 길이 멀어 인수 합병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기 때문이다. 건전성과 수익성 회복이 더딘 데다, 증시 활황으로 수신 조달 불균형이 심해질 경우 기반마저 흔들릴 수 있다.
 
(사진=저축은행중앙회)
 
라온·상인저축은행 모두 경영개선 권고
 
14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상상인저축은행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27.16%다. 전년 동기 대비 2.5%p 올랐다. 같은 기간 라온저축은행도 마찬가지다. 라온저축은행의 6월 말 고정이하여신비율은 22.29%로 1년 새 20.63%에서 1.67%p 상승했다.
 
건전성이 부실한 두 저축은행은 모두 KBI그룹 품에 안긴다. KBI그룹은 라온저축은행과 상상인저축은행을 각 100억원, 1100억원 가량에 인수하기로 하면서다. 올해 들어서만 저축은행 두 곳을 인수하면서 KBI그룹은 다시 금융업권에 발을 들인다.
 
특히 금융 당국이 관련 규제를 완화하면서 저축은행 인수합병(M&A) 시장이 살아나고 있어 승인 가능성도 높게 점치고 있다. KBI그룹이 금융위원회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통과한다면 내년 3월31일 주식 교환을 마무리 지을 계획이다.
 
라온저축은행과 상상인저축은행은 모두 경영개선 권고를 받았다. 건전성과 수익성 악화 탓이다. 다만 두 저축은행 모두 전년 동기 대비 실적 개선에는 성공했다. 올 상반기 라온저축은행의 당기순손실은 7400만원을 기록했다. 상상인저축은행은 지난해 대비 실적을 개선해 158억원의 순익을 냈다. 다만 영업정상화에 따른 수익 창출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총여신 감소세에 이자수익도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라온저축은행과 상상인저축은행은 전년 동기 대비 1조8401억원, 5530억원 여신을 줄였다. 상각과 매각을 통해 건전성을 관리하고 있으나 효과가 크지 않았다. 이자 수익도 상반기 기준 라온저축은행 9억4100만원, 상상인저축은행 191만원 감소했다.
 
자본적정성도 간신히 끌어올렸다. 2분기 말 라온저축은행의 BIS자기자본비율은 11.35%, 상상인저축은행은 12.08%다. 특히 상상인저축은행의 경우 지난해 같은 기간 10.27%로 11% 미만으로 하락하자, 후순위채 발행을 통해 자본을 확충했다. 다만 후순위채의 경우 오는 2030년 만기가 다가와 그 이전까지는 영업 정상화를 통해 자본을 마련해야 한다.
 
KBI그룹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오는 3월 승인 여부에 따라 건전성과 수익성에 대한 전략을 말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지금으로서는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영업력 실질 개선 선행돼야
 
M&A 규제가 완화되면서 승인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으나, 문제는 인수 후 영업이다. 특히 라온저축은행의 경우 경상북도 구미시에 위치해 KBI국인산업과 시너지를 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금융 업권 전반의 자금 흐름이 심상치 않아 수신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도 있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광의통화(M2)는 4426조3897억원이다. 전월 4396조2932억원 대비 확대됐다. M2가 확대됐다는 것은 자금 유동성이 높아 시장에 돈이 많이 풀려있다는 의미다. 다만 머니마켓펀드(MMF), 정기예적금의 증가율 대비 종합자산관리계좌(CMA)의 성장률이 높았다. 
 
M2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만기2년 미만 정기예적금이다. 9월 말 평균 잔액이 1802조9494억원으로 3개월 간 증가율은 2.7%에 불과하다. 같은 기간 M2의 증가율인 2.8% 대비 폭이 작다. 특히 MMF는 축소추세다. 만기 1년 이내의 단기 금융상품에 투자하는 펀드로, 예금 등과 함께 안전 상품으로 꼽힌다. 
 
반면 CMA는 3개월간 증가율이 5%를 넘어섰다. 지난 9월 CMA 평균 잔액은 66조341억원이다. 전월 대비 2조원 가량 증가했다. 지난 10월 27일 코스피가 4000을 돌파하면서 수신기관보다는 주식시장으로 자금이 쏠릴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은행의 경우 은행채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반면, 저축은행은 자금 조달 수단이 제한돼 있다. 대부분의 저축은행은 대출 채권 이자 수익에 의존하고 있어 수신이 줄어든다면 취급할 수 있는 대출 규모도 한정될 수밖에 없다.
 
3분기 저축은행 업권의 총수신은 전 분기 대비 증가했으나, 앞으로도 수신 증가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지난 6월 말 까지만 해도 저축업권의 수신은 직전 분기 99조6000억원 대비 1000억원 감소한 99조5000억원이었기 때문이다. 이번 수신 확대는 지난 예금자 보호 한도 확대에 기인한다. 증권업계를 비롯 금융권에서는 코스피 상승에 따른 머니 무브가 2금융권을 중심으로 가속화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저축업권 관계자는 “조달이 어려워질 경우 수신 금리를 올리는 방법뿐”이라면서 “영업력 있는 저축은행만 살아남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은 기자 lisheng1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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