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로도 못 잡는 집값…수도권 주거불안 심화
강남·한강벨트 중심 신고가 속출…매매·전세 동반 상승
2025-11-21 13:33:03 2025-11-21 14:42:41
 
[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규제에도 불구하고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세가 되살아나면서 주거 불안이 심화하고 있습니다. 특히 매매가격 상승과 함께 전셋값마저 급등하면서 서울에서 밀려난 수요가 경기도로 이동하는 풍선효과까지 나타나고 있습니다.
 
한국부동산원의 11월 셋째 주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보다 0.2% 올라 4주 만에 상승 폭이 확대됐습니다. 이는 전주(0.17%)에 비해 0.03%포인트 증가한 수치로, 지난달 20일 0.5% 상승을 기록한 이후 3주간 둔화세를 보이던 흐름이 반전된 것입니다.
 
특히 강남 3구와 용산·성동구 등 한강벨트 일대에서 가격 상승이 두드러졌습니다. 송파구는 0.53% 올라 상승 폭이 0.06%포인트 확대됐고, 강남구는 0.13%에서 0.24%로, 서초구는 0.20%에서 0.23%로 오름세가 커졌습니다. 용산구와 성동구도 각각 0.38%, 0.43% 상승하며 전주 대비 상승 폭이 확대됐습니다.
 
이들 지역에서는 신고가 거래도 잇따랐습니다. 성동구 성수동 동아그린 아파트 전용 58㎡는 13억3000만원에 거래되며 한 달 만에 기존 최고가를 경신했고, 행당동 서울숲행당푸르지오 전용 59㎡는 15억8000만원에 거래되며 이전 최고가보다 1억원 이상 상승했습니다.
 
서울 외곽 지역도 상승폭이 확대됐습니다. 노원구는 0.06%, 도봉구는 0.05%, 강북구는 0.02% 상승하며 직전 주보다 오름폭이 커지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공급 부족과 매물 잠김이 맞물려 발생하는 구조적인 문제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인데요. 정부는 이에 대응해 연내 추가 공급 대책을 발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국토부·한국토지주택공사(LH) 합동 주택 공급 TF' 현판식에 "이전 정부에서 무산됐던 공급 후보지를 포함해, 그린벨트 해제 가능성도 검토 중"이라며 강한 공급 확대 의지를 밝혔습니다. 
 
현재 노원구 태릉골프장, 마포 서부면허시험장, 서초구 외교원 부지 등 과거 논란이 있었던 지역들이 재검토 대상에 올라 있습니다. 당시 관계기관과 주민 반발로 대부분 무산됐던 곳들인데요. 김 장관은 지난 정부에서 미비한 준비 상태에서 발표해 시장 신뢰를 상실한 사례가 있었다며, 준비된 명확한 내용을 가지고 발표하겠다는 입장을 강조했습니다. 추가 공급 대책은 연내 발표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서울 시내의 한 부동산에 월세 물건 안내문이 붙어 있다. (사진=뉴시스)

입주 절벽 앞둔 서울, 주거 불안 ‘상수’되나
 
하지만 정책 발표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은 낮습니다. 실제로 국토교통부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3분기 기준 전국 주택 인허가 물량은 21만8322호로 전년 동기 대비 0.4% 감소했고, 착공 물량은 11.3%, 분양 물량은 무려 19.5%나 줄었습니다. 특히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의 공급 감소 폭이 컸으며, 이 같은 감소세가 향후 몇 년 뒤 주택시장에 다시 공급 부족 문제로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이에 단기적인 수요 억제책보다는 신속한 공급 확대가 불안정한 시장을 근본적으로 안정시키는 핵심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매매가격 상승과 함께 전셋값도 가파르게 오르면서 주거 불안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지난 10월 서울 아파트 중위전세가격은 5억7333만원으로 전월 대비 503만원 올랐습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2666만원(4.9%)가 상승했는데 이는 2022년 11월 이후 3년 만에 최고치입니다. 전세수급지수 역시 전달 154.2에서 157.7로 오르며 2021년 10월(162.2)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습니다. 지수가 100을 넘으면 전세 수요가 공급보다 많다는 의미입니다.
 
서울 전셋값을 못 견딘 사람들이 하남, 남양주, 성남 등 경기도로 밀려나면서 옮겨온 수요가 몰리면서 전셋값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지난 10월 경기도 전세수급지수는 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경기도 하남을 비롯해 서울과 맞닿은 지역들은 경기도 전체 평균보다 최고 4배 높은 전셋값 상승률을 보이고 있습니다. 하남에서는 전셋값이 한 달 만에 5000만원 이상 오르기도 했습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정부의 고강도 규제와 지속적인 공급 부족 상황이 맞물리면서 전세 시장의 불안정성이 확산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전월세 가격의 변동이 매매가의 흐름을 앞서는 지표라는 점에서, 내년 상반기에는 전셋값 상승률이 크게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특히 서울은 내년부터 본격적인 입주 공백 시기에 접어들면서, 전세 시장 불안이 일시적인 현상을 넘어 구조적인 문제로 고착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됩니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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