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아시아나항공(020560)과의 통합 항공사 출범을 1년여 앞둔
대한항공(003490)이 객실본부 승무원 140여명에게 사전 예고 없이 보직 해임을 통보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회사 측은 현장 운영 효율화를 위한 조직 개편이라고 설명하지만, 내부에선 “아시아나 자리를 만들기 위한 인사 조치 아니냐”는 불만이 나오고 있습니다.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 (사진=뉴시스)
2일 <뉴스토마토> 취재를 종합하면, 대한항공은 지난 10월 중순 서울 강서구 본사에서 객실승무본부장(상무) 등이 객실본부 직원들 대상으로 진행한 ‘디 토크(D-talk)’ 행사에서 객실본부 700여명 중 약 140명을 내년 1월부로 보직에서 해임하겠다고 통보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사안을 잘 아는 내부 관계자는 “사전에 개별 면담 없이 회사가 갑작스레 근무 평가 등을 들며 일방적으로 면직을 통보했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이를 두고 내부에선 아시아나에도 팀장급이 있으니 통합을 앞두고 이들을 위한 자리를 마련해야 한다는 관측이 적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신규 기재가 지속적으로 들어오는 상황이라 오히려 보직이 더 필요해지는 시점에 보직 해임을 통보한 것은 납득되지 않는다”며 “이번 조치로 퇴사한 직원도 일부 있는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습니다.
업계에서는 30년 넘게 동일 업무를 해온 양 항공사의 기업결합 과정에서 인위적인 조직 배치와 갈등이 우려돼왔습니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 인수 직후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다”고 밝혀왔지만, 통합 출범이 가까워지며 사실상 화학적 조정이 본격화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됩니다.
최근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서도 “아시아나 보직자들을 그대로 데려오느라 우리(대한항공) 보직자들은 내려가는 상황”, “아시아나는 인턴 기간이 우리보다 짧은데 선배가 되는 게 말이 되느나”는 등 통합 이후 보직·서열 등 조정에 대한 불만이 담긴 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습니다. 대한항공은 객실승무원 인턴 기간이 2년, 아시아나는 작년까지 1년이었다가 올해부터 2년으로 바뀌었습니다.
대한항공 홍보팀 관계자는 “이번 라인팀 개편은 그동안 현장에서 지속적으로 요청한 사항을 반영한 것”이라며 “사전에 현장 설명회 및 간담회 통해 충분히 현장 안내와 공감대 형성했다”고 했습니다. 또 “보임심사는 인사 정책에 따라 투명하고 공정하게 진행했으며 현재 대상자에게 유선으로 결과 통보하고 있으며, 보직 변경은 현장 라인팀의 안정적 운영을 위한 조직 개편의 일환으로 아시아나와의 합병과는 무관하다”고 해명했습니다.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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