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 벤츠 수주 확대…삼성SDI에 쏠리는 시선
삼성SDI ESS에서 2조원 규모 수주 따내
현지 수요 맞춰 LFP 생산라인 확보 계획
2025-12-10 10:03:19 2025-12-10 14:46:10
[뉴스토마토 표진수·오세은 기자] LG에너지솔루션(373220)이 메르세데스-벤츠와의 ‘여의도 회동’ 후 한 달여 만에 2조원대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수주를 따내면서, 벤츠가 같은 날 저녁 삼성SDI 경영진과도 만났던 사실이 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벤츠로부터의 수주 성과는 아니지만, 이후 삼성SDI(006400)에서도 대규모 공급계약 소식이 전해지며 시장의 시선은 자연스레 삼성SDI로 향하고 있습니다.
 
삼성SDI 기흥 사업장. (사진=삼성SDI)
 
10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앞선 8일 메르세데스-벤츠AG와 2조600억원 규모의 배터리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습니다. 지난달 13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CEO와 LG그룹 주요 계열사 경영진이 올라 칼레니우스 벤츠그룹 회장과 회동한 뒤 한 달여 만에 나온 성과입니다. 당시 칼레니우스 회장은 LG와의 만남 직후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회장과도 만찬을 진행했고, 이 자리에는 최주선 삼성SDI 사장도 배석한 사실이 알려지며 삼성SDI-벤츠 협력 확대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돼왔습니다.
 
현재까지 삼성SDI가 벤츠로부터 전기차 배터리 수주를 확보했다는 공식 발표는 없지만, 삼성SDI는 이날 LG에너지솔루션과 비슷한 규모의 수주를 ESS 분야에서 따냈다고 밝히면서 시장의 기대감을 키웠습니다. 삼성SDI는 미주 법인인 ‘삼성SDI 아메리카’가 미국의 에너지 관련 인프라 개발·운영 업체와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공급을 위한 다년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습니다. 삼성SDI 측은 “계약 규모는 금액 기준으로 총 2조원을 훌쩍 넘으며, 오는 2027년부터 약 3년간 공급할 예정”이라고 했습니다.
 
LFP 배터리가 탑재된 ESS 제품 'SBB'. (사진=삼성SDI)
 
이번 계약에 따라 공급하게 될 제품은 미국 현지 공장의 라인 전환을 통해 생산될 계획입니다. 삼성SDI는 미국 내 전기차 시장 공략을 위해 미 자동차 기업 스텔란티스와 공동으로 전기차용 각형 배터리 공장을 건설해 가동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현지 시장 수요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일부 생산라인을 ESS용으로 전환할 예정입니다.
 
특히 현재는 ESS용 니켈코발트알루미늄(NCA) 삼원계 배터리를 생산 중이지만, 현지 수요에 맞춰 LFP 생산 라인도 확보한다는 방침입니다. 삼성SDI가 이번에 공급하는 LFP 배터리셀은 일체형 ESS 배터리 솔루션인 삼성 배터리 박스(SBB) 2.0에 탑재됩니다. 시장조사기관 SNE에 따르면 미국의 ESS 수요는 2025년 59기가와트시(GWh)에서 오는 2030년 142GWh로 2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삼성SDI는 복수의 글로벌 고객사와 LFP 및 삼원계 배터리 공급 협의를 진행 중이라며 추가 수주 가능성도 열어둔 상태입니다. 삼성SDI 관계자는 “ESS용 LFP 배터리의 대규모 장기 계약을 통해 새로운 시장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면서 “이번 계약을 시작으로 글로벌 고객사들에 화재 안전성은 물론 성능과 가격 경쟁력이 모두 뛰어난 ESS 제품 공급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했습니다.
 
한편, 삼성SDI가 벤츠로부터 배터리 수주를 따낸다면 아우디, BMW에 이어 독일 3대 프리미엄 완성차를 고객사로 확보하게 됩니다.
 
표진수·오세은 기자 realwater@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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