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잡으려 고위험 레버리지 푼다"…당국 승부수 우려
변동성 확대 시 손실 누적 우려…고배율 구조 부담
자금 유턴 효과 불확실…변동성 확대시 손실 커져
2026-01-19 16:56:34 2026-01-19 17:04:12
[뉴스토마토 김주하 기자] 금융당국이 해외로 빠져나간 개인 자금을 국내 증시로 되돌리기 위해 개별 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와 3배 지수 레버리지 ETF 도입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고환율 흐름이 장기화하는 상황에서 환율 방어와 증시 활성화를 동시에 노린 정책 승부수로 해석되지만 초고위험 상품 확대가 개인투자자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됩니다. 자산운용업계는 제도 개선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실질적인 자금 유턴 효과에는 신중한 시각을 보이고 있습니다.
 
19일 금융당국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자본시장법 하위 규정인 금융투자업규정과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규정을 전반적으로 점검하며 국내 레버리지 ETF 규제 손질에 착수했습니다. 금융위는 글로벌 ETF 제도와의 정합성과 투자자 보호 원칙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제도 개선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그래픽=뉴스토마토)
 
검토 대상에는 삼성전자(005930)SK하이닉스(000660) 등 개별 종목의 일일 수익률을 2배 이상 추종하는 ETF와 코스피 등 주요 지수를 3배로 따라가는 고배율 레버리지 상품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다만 금융위는 허용 범위와 도입 시점 등에 대해서는 "아직 확정된 바 없다"며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정책 논의가 급물살을 탄 배경에는 대통령실의 문제 제기가 있었습니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최근 "나스닥 시장에서는 가능한 상품이 왜 국내에서는 허용되지 않느냐는 문제를 제기했고 금융위원회에 관련 검토를 지시했다"고 밝혔습니다.
 
현행 제도상 국내 ETF는 기초지수를 최소 10개 이상 종목으로 구성해야 하며 단일 종목 비중은 30% 이내로 제한돼 있습니다. 이로 인해 특정 기업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레버리지 ETF는 구조적으로 출시가 불가능했고 지수형 상품 역시 레버리지 배수는 최대 2배까지만 허용돼왔습니다.
 
당국이 규제 완화 검토에 나선 배경으로는 해외주식 투자 쏠림 현상이 꼽힙니다. 원달러환율이 1470원대에서 장기간 유지되는 가운데 해외주식 투자 확대가 달러 수요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는 인식이 작용했다는 것입니다. 한국예탁결제원 세이브로(SEIBro)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들은 올해 들어 미국 주식을 약 4조원 가까이 순매수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해외시장에서는 이미 테슬라와 엔비디아 등 주요 종목의 일일 수익률을 2~3배로 추종하는 레버리지 ETF가 활발히 거래되고 있습니다. 홍콩 증시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를 2배로 추종하는 ETF도 상장돼 있어 국내 투자자들이 동일한 투자 전략을 활용하기 위해 해외시장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자산운용업계는 제도 개선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정책 효과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고배율 레버리지 상품을 선호하는 투자자 수요 일부를 국내 시장으로 흡수할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면서도 "시장지수 3배 상품이 출시되더라도 기존 2배 레버리지 투자자의 이동에 그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정책 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란 시각도 적지 않습니다. 또 다른 운용사 관계자는 "서학개미 투자에서 3배 레버리지 상품 비중 자체가 크지 않다"며 "해외 직접투자와 국내 상장 해외 ETF 간 세제 불균형을 해소하는 것이 자금 유턴 측면에서는 더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투자자 보호에 대한 우려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레버리지 ETF는 일간 수익률을 배수로 추종하는 구조상 변동성이 확대될수록 손실이 누적될 수 있습니다. 특히 개별 종목 레버리지는 실적 발표나 업황 변화, 돌발 이슈 등에 따라 가격 변동성이 한 기업에 집중돼 위험도가 더 높다는 평가입니다.
 
올해부터 고난도 금융투자상품에 대한 판매 규제가 대폭 강화되면서 증권사들이 레버리지·인버스 펀드 신규 판매를 잇달아 중단한 상황과 정책 방향이 엇갈린다는 비판도 나옵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레버리지 ETF 확대가 단기 거래 활성화에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환율 안정이나 장기 자금 유입을 기대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시장 방향이 꺾일 경우 그 부담은 결국 개인투자자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김주하 기자 juhah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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