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피지컬AI 기술 집약…‘무인소방로봇’ 각광
3분 남짓 무인소방로봇 영상 공개
붕괴·고온 등 재난 현장 우선 투입
계열사와 협업…기술 고도화 박차
2026-03-03 11:12:22 2026-03-03 11:12:22
[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현대차와 기아, 현대로템, 현대모비스가 소방청과 손잡고 개발한 무인소방로봇이 그룹 피지컬 인공지능(AI) 기술의 결정체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그룹 수직계열화의 강점을 살려 자율주행, 전동화, AI 센싱 등 첨단 기술을 단일 플랫폼에 녹여냈다는 점에서, 현대차그룹이 모빌리티를 넘어 로보틱스 기업으로 본격 전환하는 출발점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무인소방로봇을 실제 운용하고, 영상속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중앙 119 구조본부 임팔순 구조대장, 전준영 주임, 황정민 반장(왼쪽부터)(사진=현대차)
 
현대차그룹은 3일 무인소방로봇 관련 영상을 공개했습니다. 영상은 3분 남짓으로 무인소방로봇을 운용하는 중앙 119 구조본부의 임팔순 구조대장을 비롯한 실제 소방관들이 출연해 현장의 위험성과 로봇 도입의 필요성을 직접 전합니다.
 
무인소방로봇의 역할은 명확합니다. 붕괴 위험, 고온, 폭발, 유독가스 등으로 사람이 발을 들이기 어려운 극한의 재난 현장에 먼저 들어가 초기 골든타임을 확보하는 것입니다. 화재 현장에서는 원격으로 상황을 식별하고 판단하며, 화점까지 직접 접근해 진압 임무를 수행합니다.
 
AI 기반 소프트웨어로 시야 확보가 가능한 AI 시야 개선 카메라(사진=현대차)
 
로봇에 탑재된 핵심 기술은 크게 네 가지입니다. 우선 첨단 자율주행 보조시스템이 지형과 장애물을 실시간으로 인식해 충돌을 방지하고 안정적인 이동을 돕습니다. 최고 속도 50km/h로 경사로 주행은 물론, 300mm 높이의 장애물도 거뜬히 넘을 수 있습니다. 지하주차장이나 물류창고 램프처럼 일반 차량도 다니기 까다로운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해 실전 투입 범위가 넓습니다.
 
시야 문제도 기술로 해결했습니다. AI 시야 개선 카메라는 단파·장파장 열화상 센서와 적외선 카메라를 결합해 짙은 연기와 고열 속에서도 현장 상황을 선명하게 파악하고 실시간으로 정보를 전달합니다. 원격 모니터링으로 위험 요소를 미리 감지할 수 있는 것도 실전에서 유용한 기능입니다.
 
각 바퀴를 독립적으로 제어해 잔해가 많은 화재 현장에서도 정밀한 기동을 구현하는 6X6 인휠모터 시스템(사진=현대차)
 
고압 축광 릴호스는 자체 발광 기능을 갖춘 차세대 소방 호스입니다. 재난 현장에서 소방관들은 호스를 길잡이 삼아 이동하는 경우가 많은데, 호스 자체가 빛을 내기 때문에 시야가 막힌 상황에서도 탈출로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지하 공간처럼 호스 견인이 어려운 곳에서는 풀면서 진입하는 방식으로 활용되며, 이는 소방관의 2차 피해를 줄이는 데도 직접적으로 기여합니다.
 
구동 시스템은 현대모비스의 6X6 인휠 모터 방식을 채택했습니다. 바퀴마다 개별 모터가 달려 있어 제자리 360도 회전이 가능하고, 좁은 공간에서도 자유롭게 방향을 바꿀 수 있습니다. 드라이브 샤프트 같은 별도 부품이 필요 없어 구동 효율도 높습니다. 현대로템은 핵심 구동 플랫폼 ‘HR-셰르파(HR-Sherpa)’를 맡아 개발했으며, 이 플랫폼은 소방 로봇뿐 아니라 물류, 자율주행 셔틀, 라스트마일 배송 등 다양한 분야로의 확장도 염두에 두고 설계됐습니다.
 
무인소방로봇이 출동에 앞서 대기하는 모습 (사진=현대차)
 
혹독한 환경에 대비한 자체 보호 기능도 갖췄습니다. 차체를 감싸는 분무 노즐이 미세한 물 입자를 뿜어 수막을 형성하고, 단열 설계와 맞물려 500~800도의 고열에서도 작동을 유지합니다. 지난 1월 30일 충북 음성 공장 화재 현장에 실제 투입되며 첫 실전 성과를 기록했으며, 이는 무인소방로봇의 첫 실사용 사례로 꼽힙니다.
 
현대차그룹은 “소방관보다 먼저 위험한 현장에 들어가 그들의 생명을 지키는 것이 이 기술의 본질”이라며 “제복 입은 영웅들 곁에서 든든한 조력자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기술 개발을 이어가겠다”고 했습니다. 그룹 내 계열사와의 협업을 통해 첨단차 플랫폼 등 관련 기술 고도화에도 박차를 가할 방침입니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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