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찰가율 100% 웃돌던 경매도 ‘주춤’
2월 넷째 주 낙찰가율 97.2%…고가 단지 심리 위축 직격탄
2026-03-04 15:32:57 2026-03-04 15:41:11
[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서울 아파트 경매시장이 최근 뚜렷한 ‘숨 고르기’ 국면에 접어들었습니다. 감정가를 웃도는 낙찰이 이어지며 과열 양상을 보이던 분위기와 달리, 최근에는 낙찰가율이 100% 아래로 떨어지면서 시장 기류가 한층 차분해진 모습입니다. 매매시장에 급매물이 늘고 호가가 조정되자 경매시장 역시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흐름입니다.
 
경·공매 전문 데이터 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2월 넷째 주(19~27일) 서울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은 97.2%로 집계됐습니다. 전주(103.0%) 대비 5.8%포인트 떨어진 수치로, 올해 들어 처음으로 낙찰가율이 100% 선 아래로 내려왔습니다. 같은 기간 평균 응찰자 수도 6.2명으로 줄었습니다. 2월 전체 기준으로도 낙찰가율은 101.7%에 그쳐 전달(107.8%)보다 6.1%포인트 하락했습니다.
 
연초 분위기와는 다소 다른 모습인데요. 1월 둘째 주 낙찰가율은 111.1%까지 치솟았고, 셋째·넷째 주에도 108%대를 유지하며 감정가를 크게 웃도는 낙찰이 줄을 이었습니다. 2월 첫째 주에도 107.9%를 기록하며 강세 흐름을 이어갔습니다. 그러나 둘째 주 103.0%로 꺾인 뒤 넷째 주에는 100% 선이 무너졌습니다. 
 
시장에서는 최근 매매가격 상승폭 축소와 급매물 증가를 주요 배경으로 꼽습니다. 다주택자 매물이 늘어나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호가 조정이 이뤄졌고, 매수자들도 가격 하락 가능성을 염두에 두며 관망세로 돌아섰다는 분석입니다. 경매 물건의 감정가는 통상 수개월 전 시세를 반영해 산정되는 만큼, 상승기에는 상대적으로 저렴하다는 인식이 강하지만 조정기에는 매매시장 가격 흐름과의 괴리가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 현장 분위기도 이전과는 달라졌다는 평가입니다. 2월 들어 일부 강남권 단지에서는 유찰 사례가 나타났고, 감정가를 밑도는 낙찰도 등장했습니다. 과거 같으면 수십 명이 몰릴 만한 고가 단지에서도 응찰자 수가 기대에 못 미쳤다는 반응이 나옵니다. 평균 응찰자 수가 1월 넷째 주 10.0명에서 2월 넷째 주 6.2명으로 줄어든 점도 이런 변화를 보여줍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서울 시내 한 공인중개사사무소에 매물 안내문이 게시돼 있다. (사진=뉴시스)
 
강남권 고가 아파트 매수세 위축…"당분간 보수적 접근 필요"
 
다만 개별 물건을 보면 여전히 높은 낙찰가율을 기록한 사례도 적지 않습니다. 2월 초 낙찰된 성동구 응봉동 ‘금호현대’ 전용 59㎡는 감정가 9억3000만원 대비 15억3619만원에 낙찰되며 165.2%의 낙찰가율을 기록했고, 응찰자만 44명이 몰렸습니다. 강동구 강일동 ‘강동리버스트4단지’ 역시 감정가 8억3000만원 대비 11억5555만원에 낙찰돼 139.2%의 높은 낙찰가율을 나타냈습니다. 휘경에스케이뷰(128.2%), 관악푸르지오(127.7%), 옥수삼성(123.8%) 등도 120%를 웃도는 수준에서 거래됐습니다.
 
이는 입지와 가격대에 따라 수요 쏠림 현상이 여전함을 보여줍니다. 성동·마포 등 15억원 이하 중저가 단지는 실수요와 투자 수요가 동시에 유입되며 비교적 견조한 경쟁률을 유지하는 반면, 고가 단지는 매수심리 위축의 영향을 더 크게 받는 양상입니다.
 
수도권 전체로 보면 분위기는 다소 엇갈립니다. 같은 기간 수도권 아파트 낙찰가율은 92.0%로 전주(89.7%) 대비 2.3%포인트 상승했습니다. 평균 응찰자 수 역시 7.6명으로 늘었습니다. 경기 지역 낙찰가율은 91.1%, 인천은 83.8%로 각각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서울이 조정을 받는 사이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덜한 외곽 지역에 관심이 이동하는 모습입니다.
 
전문가들은 아직 추세적 하락으로 단정하기는 이르다고 봅니다. 이주현 지지옥션 전문위원은 “과거에는 강남권 고가 아파트도 응찰자가 몰리며 높은 낙찰가율을 유지했지만 최근에는 유찰 사례가 나타나는 등 매수세가 다소 위축된 모습”이라며 “다만 시장 전체가 본격적인 하락 국면에 들어섰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매매시장 호가가 얼마나 더 조정되는지, 5월9일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전후로 매물이 얼마나 추가로 나오는지가 중요한 변수”라며 “호가가 안정되면 경매시장도 다시 가격경쟁력을 가질 수 있지만, 당분간은 보수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는 조정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을 거론하면서도, 급격한 낙찰가율 급락 가능성은 제한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매매시장과 경매시장이 다시 동조화되는 국면에서, 향후 몇 달간은 정책 변수와 매물 증감이 서울 아파트 경매시장의 향방을 가를 핵심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입니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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