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주택시장 정상화를 위한 조세정책 방향
2026-03-11 06:00:00 2026-03-11 06:00:00
국세청의 2025년 국세통계에 따르면 2024년 우리나라의 종합부동산세(이하, 종부세) 수입은 약 4조1847억원인 것으로 집계되었다. 이는 종부세 세수가 최고 수준을 기록했던 2022년 약 6조7988억원에 비해 2조6000억원가량 감소한 금액이다.
 
한편 최근 한국은행 통계에 따르면 2024년 우리나라의 부동산(주택과 토지) 시가총액은 GDP(약 2549조원)의 약 7.5배인 1경9297조원으로 확인된다. 주택시가총액(7158조원)으로 한정하더라도 우리나라 GDP의 약 2.8배에 달하는 막대한 수준이다. 그런데 2024년 기준 우리나라 종부세 세수(4조1847억원)가 전체 세수(328조3396억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27%에 불과하다.
 
주목할 부분은 2022년 119만5430명이었던 주택분 종부세 납세자 수가 2024년 45만5331명으로 대폭 감소하면서 종부세 세수입 또한 약 3조2969억원에서 1조875억원 수준으로 급감했다는 점이다. 우리나라 GDP의 약 2.8배에 달하는 자산인 주택의 보유세 세수가 전체 세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0.33%에 불과할 뿐 아니라 최근 수년간 우리나라의 주택 가치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음에도 종부세 납세자 수와 세수가 동시에 감소하고 있는 상황이 선뜻 이해되지 않는다.
 
이런 비정상적 상황은 지난 윤석열정부에서 단행한 부자 감세의 후과로 볼 수밖에 없다. 주지하듯이 윤석열정부는 집권 이후 종부세 과세 방식을 ‘보유 주택 수’에서 ‘보유 주택 가액’ 기준으로 전환하면서 각 과세 구간별 적용세율을 인하했으며 다주택자에 대한 종부세 세부담 상한 또한 300%에서 150%로 인하하고 기본공제 금액도 9억원(1주택자의 경우 12억원)으로 크게 인상했다. 이뿐만 아니라 고령자와 장기 보유자에 대한 종부세 납부 유예 및 일시적 2주택자와 상속 주택과 지방 저가 주택 보유자에 대한 주택 수 합산 배제를 도입하고 종부세 계산시 적용되는 공정시장가액비율도 95%에서 60%로 대폭 인하했다.
 
요컨대 윤석열정부는 비생산적 지대추구행위인 부동산 투기를 억제하고 생산적 경제활동에 기초한 근로소득과 자산소득 간 조세 부담의 공평성을 제고하며 필수재인 주택 등 부동산 가격 안정이라는 종부세의 입법 취지를 완전히 형해화한 것이다. 이론적으로 보면 윤석열정부의 주택 관련 조세정책은 필수재인 주택을 오로지 시장재로만 보아 다주택자의 지대이익(또는 불로소득) 추구를 세제상 지원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서울 강남우체국에서 집배순로구분기를 통한 종합부동산세(종부세) 고지서 우편물 분류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사진=뉴시스)
  
그러므로 이재명정부는 주택시장 정상화를 위한 세제개편 과정에서 주택의 필수재로서의 기능이 충분히 발현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나아가 윤석열정부 주도하에 지대추구 수단으로 전락한 주택시장을 바로잡기 위해서는 주택 투기에서 얻어지는 지대이익을 우리 사회 구성원에게 고르게 분배할 수 있는 세제개편도 병행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주택을 실거주 목적으로 이용하는 경우에는 그 주택을 필수재로 보아 관련 조세 부담을 합리적으로 경감하는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다. 이런 과정에서 주택에 내재하는 사유재로서의 특성에서 파생되는 지대추구기제를 통제할 수 있는 방안도 함께 추진해야 함은 물론이다. 특히 특정 주택이 위치재로서의 특성이 강력하게 발현되면서 투기 세력의 지대추구 수단으로 악용되는 경우에는 비록 1주택이라 할지라도 그 주택의 임대수익을 종합소득세로 포섭해 과세하거나 양도차익에 대해 소득세를 중과세하는 방안을 추가해야 할 것이다. 주택시장 정상화를 위한 첫 단계는 친시장적 주택 관련 세제를 바로잡는 것이다. 이재명정부의 주택시장 정상화를 위한 세제개편이 곧 생산적 투자로의 머니무브를 추동하는 핵심 정책임을 명심해야 한다.
 
유호림 강남대학교 세무전문대학원 교수, 한국세무학회 부학회장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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