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허예지 기자] 올해 굵직한 국제 스포츠 이벤트가 잇따르는 가운데,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사업자들이 스포츠 생중계를 앞세워 이용자 유치에 나섰습니다. 티빙·웨이브 등 토종 OTT와 넷플릭스 등 글로벌 OTT의 격차가 심화한 상황에서 이를 만회하려는 방편으로 풀이되는데요. 스포츠 실시간 중계 서비스가 토종 OTT 산업의 활로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립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9일 티빙의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8강 결정전 중계는 티빙 전체 라이브 시청자 수(uv)의 83%를 차지했습니다. WBC 기간 플랫폼 성장 지표도 전반적인 개선을 이뤘는데요. 대회 기간 티빙의 신규 구독 기여자 수, 일간 활성 이용자 수(DAU)가 모두 증가했다는 설명입니다. 티빙 관계자는 "스포츠를 통해 유입된 이용자들의 리텐션이 꾸준히 발생한다"며 "이번 WBC와 한국 프로야구 리그(KBO) 시범경기 생중계를 통한 이용률도 지속 상승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습니다.
OTT 기업들의 스포츠 생중계 서비스 홍보 이미지. (사진=웨이브·티빙·쿠팡플레이)
올해 WBC를 비롯해 월드컵과 아시안게임 등 국제적인 스포츠 이벤트들이 줄지어 있는 가운데, 토종OTT들은 일제히 생중계 서비스를 확대하는 추세입니다. 앞서 언급한 티빙은 2024년 KBO 중계를 시작한 뒤 스포츠 생중계 서비스를 점차 확대해왔는데요. 올해 한국 야구 대표팀이 17년 만에 WBC 8강에 진출함에 따라 경기에 관심이 쏠리며 최근 더욱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웨이브는 12일 '골프 전용관' 기능을 런칭하고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와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전 경기 생중계를 시작한다고 밝혔습니다. 하이라이트 영상과 VOD까지 제공하며 스포츠 콘텐츠를 확대하겠다는 방침입니다. 국내에서 생중계 서비스를 최초로 도입한 쿠팡플레이 또한 '스포츠 패스'를 운영, 지난 21일엔 K-리그와 포괄적 파트너십을 체결하며 관련 서비스 역량을 키우고 있습니다.
이러한 업계 동향은 넷플릭스와 같은 글로벌 OTT와의 격차를 좁히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됩니다. 데이터 분석 기업 와이즈앱·리테일 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한국인이 가장 많이 이용한 OTT 앱은 넷플릭스였는데요. 같은 달 기준 넷플릭스 사용자 수는 1490만명을 기록해 쿠팡플레이 이용자 879만명, 티빙 이용자 552만명, 웨이브 이용자 212만명을 크게 앞섰습니다. 같은 기간 신규 설치자는 디즈니플러스 66만명, 넷플릭스 51만명, 티빙 50만명, 웨이브 12만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장석준 중앙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 학부 교수는 "글로벌 OTT가 우리나라에 진출했던 초기만 해도, 국내 미디어 산업에 지금처럼 큰 영향을 주리란 예측은 없었다"며 "오리지널 콘텐츠 증가와 코로나 팬데믹이 기폭제가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토종 OTT는 글로벌 OTT에 비해 거액의 콘텐츠 투자금을 감당할 재정적 능력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이에 대한 돌파구로 비교적 낮은 가격에 차별화된 콘텐츠를 확보할 수 있는 스포츠 중계권을 공략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장 교수는 "앞으로도 이러한 서비스를 통해 소비자들을 집객하는 전략은 지속될 것"이라면서도 "OTT를 구독하지 않는 사람들의 스포츠 이벤트 접근성이 떨어지는 부작용이 있다. 이러한 흐름이 국내 미디어 환경에 옳은 일이냐는 지적은 존재한다"고 덧붙였습니다.
허예지 기자 ra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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