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6년 03월 24일 14:22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김규리 기자]
SK(003600)가 대규모 자산 매각과 사업 재편을 통해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을 마무리했지만, 지주사 본연의 수익구조는 오히려 약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차입금 축소라는 외형적 성과에도 불구하고 배당금수익과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이 동시에 감소하면서 현금창출력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 시장에서는 결국 핵심 자회사인
SK이노베이션(096770)의 실적 회복과 이에 따른 배당 정상화 여부가 향후 재무 안정성을 좌우할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사진=SK)
리밸런싱 성과 이면…배당 수익원 반토막
24일 재계에 따르면 SK는 최근 자산 매각과 투자 축소를 병행하는 리밸런싱 전략을 통해 재무 부담 안화에 나섰으나 지주사 수익구조의 핵심 축인 배당금수익은 빠르게 위축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SK의 별도 기준 배당금수익은 2023년 1조 3994억원에서 지난해 4913억원으로 줄어 2년 만에 65% 가까이 감소했다.
이는 지난해부터 진행된 고강도 리밸런싱 영향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SK E&S가 SK이노베이션에 흡수합병되면서 기존 고배당 계열사 역할이 축소됐고 일부 우량 자회사 지분 매각까지 겹치며 현금 유입 구조가 좁아졌다. 합병 이후 SK이노베이션으로부터 수령한 배당금은 1689억원에 그쳤다. 이는 직전 3년 SK E&S 평균 배당금(3637억원) 대비 46% 수준에 불과하다.
지주회사의 수익구조는 배당과 상표권 수익에 기반하고 있다. 이 가운데 배당금 비중이 빠르게 줄어들면서 SK의 현금창출력도 약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자체 현금으로 차입 부담을 흡수하기 어려워지면서 외부 조달 필요성도 커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SK는 최대 45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을 통해 차입금 상환과 운영자금 확보에 나설 계획이다.
SK그룹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이번 조달을 통해 확보한 자금을 기존 차입금 리파이낸싱과 필수 운영자금 등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차입금보다 상각전이익 감소 폭 확대…수익성 회복 관건은 'SK이노'
SK는 자산 매각을 통해 차입금을 줄였지만, 수익창출력을 나타내는 EBITDA 감소 폭이 더 크게 나타났다. SK의 연결 기준 차입금은 2023년 84조 2070억원에서 지난해 77조 1435억원으로 8% 줄었다. 이 기간 EBITDA는 14조 443억원에서 9조 3713억원으로 33.27% 더 큰 폭으로 감소했다. 순차입금 대비 EBITDA 배율 또한 9배 수준에서 낮아지지 않고 고착된 상태다. 별도 기준에서도 EBITDA는 2023년 1조 6821억원에서 지난해 9280억원으로 줄었고 영업활동현금흐름은 적자로 전환됐다.
결과적으로 차입금 감소에도 불구하고 레버리지 부담은 실질적으로 개선되지 못한 셈이다. 재무상 안정성은 유지되고 있지만 자산 매각에 따른 일시적 효과라는 분석도 이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향후 주력 자회사인 SK이노베이션의 배당 여력 회복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현재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사업 투자 부담 등으로 지난 2021년부터 자체 배당 여력이 제한된 상태다. 다만 정유 중심 실적 개선과 투자 부담 완화가 병행될 경우 점진적인 배당 확대 가능성은 열려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주사 입장에서는 자산 매각을 통한 일회성 재무 개선보다 안정적인 배당 수익 회복이 더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지주사는 배당을 통해 현금을 확보하고 이를 투자와 주주환원으로 연결하는 구조인데 이 축이 약해지면 재무전략 자체가 흔들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SK는 반도체 웨이퍼 자회사인 SK실트론 매각을 추진하면서 올해 추가적인 리밸런싱 작업에 주력할 예정이다. 시장에서는 SK실트론의 전체 기업가치는 4조~5조원으로 보고 있다. 현재 두산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최근 실사를 완료하고 막판 최종 인수가격을 협상 중이다.
김규리 기자 kkr@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