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위성이 밝힌 '구름 위 도시'의 비밀
SNS 뒤흔든 부산 해운대 해무
'이류 해무' 과학적 메커니즘
매년 달라지는 해무의 양상
기후위기, 낭만 뒤에 숨은 위협
2026-07-20 16:55:34 2026-07-20 17:22:04
[뉴스토마토 이규하 기자] 절기상 ‘소서’인 7월 초 부산 해운대와 연안 도심 일대가 구름 위에 떠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짙은 해무(바다 안개)로 뒤덮여 장관을 이룹니다. 초고층 빌딩의 중·상층부만 안개 위로 솟아오른 이색적인 풍경은 매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오르는 이슈 포토로 눈길을 끕니다. 하지만 이 신비로운 풍경은 우연이 아닌 과학적 메커니즘에 의한 결과라는 게 정지궤도 해양위성을 통해 밝혀졌습니다. 
 
20일 박명숙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 해양위성센터 박사 연구팀이 공개한 최근 5년(2022년~2026년)간 천리안위성 2호의 해양탑재체(GOCI-II) 관측 데이터 분석 결과, 7월 초 부산 앞바다는 해무가 형성되기 매우 유리한 환경 조건이 매년 반복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해무의 정체는 해양기상 현상 중 하나인 ‘이류 해무’입니다.
 
20일 박명숙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 해양위성센터 박사 연구팀이 최근 5년(2022년~2026년)간 관측 데이터를 정밀 분석한 결과, 7월 초 부산 앞바다는 해무가 형성되기 매우 유리한 환경 조건이 매년 반복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출처=인스타그램 @toozi051·@toozi051·@lch1000j)
 
이류 해무는 따뜻하고 습한 공기가 상대적으로 차가운 수면 위로 이동할 때 공기가 하부에서부터 냉각되면서 수증기가 응결해 발생합니다. 부산 외해는 동한난류(대한해협을 지나 동해안을 따라 북상하는 따뜻한 해류)가 흐르고 연안에 상대적으로 차가운 바닷물이 자리합니다. 
 
7월 초가 되면 계절풍의 방향이 남동풍으로 바뀌고 고온다습한 공기가 이 바람을 타고 부산 연안의 차가운 해수면 위로 흘러드는 데 이때 공기가 급격히 식으면서 수증기가 응결해 ‘이류 해무’가 발생합니다. 다만 수온·바람, 대기·해수 간 온도차 등의 조건에 따라 발생 양상은 해마다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2022~2023년에는 전형적인 이류 해무 발생 요건이 완벽히 갖춰져 부산 연안 전역에 광범위하고 짙은 해무 포착됐습니다. 
 
2024년에는 대기와 바다 간의 온도차 조건이 형성됐지만 강한 바람 등 대기층이 뒤섞여 짙은 안개층이 고이지 못한 바 있습니다. 위성 영상에서는 직접적인 해무층 대신 구름 아래 해무가 존재할 가능성이 높은 구역 위주로 포착됐습니다.
 
2025년에는 해무 형성에 유리한 환경이 부산 근해 일부 지역에만 국한되고 풍속이 매우 약해 국지적이고 비교적 작은 규모의 해무가 관측됐습니다. 올해는 연안 수온 차이와 적절한 남동풍이 작용하면서 7월 초 시야를 가리는 해무가 탐지됐습니다.
 
20일 박명숙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 해양위성센터 박사 연구팀이 최근 5년(2022년~2026년)간 관측 데이터를 정밀 분석한 결과, 7월 초 부산 앞바다는 해무가 형성되기 매우 유리한 환경 조건이 매년 반복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KIOST)
 
도심 해무는 이색적인 볼거리이지만 바다 위 시야를 수 미터까지 급격히 좁혀 선박 운항과 해양 레저 활동의 안전을 위협하는 요인이기도 합니다.
 
KIOST 해양위성센터 측은 “짙은 해무가 낀 날에는 해상 활동 전 기상 정보를 확인하고 항해 시 속도를 줄이는 등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며 “천리안위성 2호의 GOCI-II로 한반도 주변 해역을 상시 관측하고 있다. 이번 분석처럼 위성 자료를 통해 해무의 발생과 이동을 관측하고 이를 해상 안전 정보 제공의 과학적 근거로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박명숙 박사는 “매년 7월 해무가 발생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이맘때 부산 앞바다에는 해무가 만들어지기 쉬운 조건이 거의 해마다 갖춰졌다”며 “기후위기로 우리 바다의 수온과 해류가 빠르게 변화하면서 해무를 비롯한 연안 해양 현상의 양상도 달라질 수 있다. 그만큼 바다를 지속적으로 관측하고 그 변화를 과학적으로 이해하는 일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20일 박명숙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 해양위성센터 박사 연구팀이 공개한 최근 5년(2022년~2026년)간 천리안위성 2호의 해양탑재체(GOCI-II) 관측 데이터 분석 결과, 7월 초 부산 앞바다는 해무가 형성되기 매우 유리한 환경 조건이 매년 반복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KIOST)
 
이규하 기자 judi@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