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 거쳐 가정 ‘정조준’…현대차의 로봇 야심
글로벌 가정 로봇 시장 규모 34년 142조원
공장은 유한…전 세계 가구 수 수십억 달해
2026-07-27 15:19:07 2026-07-27 16:19:01
[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현대차의 로봇 전략이 공장을 거쳐 최종적으로는 가정을 정조준하는 방식으로 전개되고 있습니다. 산업용 로봇으로 아틀라스의 기술력과 데이터를 먼저 검증한 뒤, 이를 발판 삼아 가정용 시장까지 영역을 넓히겠다는 단계별 목표로 풀이됩니다. 전 세계 공장의 수는 한정된 반면, 로봇을 필요로 하는 전 세계 가구 수는 수십억 개에 달해 시장 자체의 크기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6'이 개막한 지난 1월6일(현지시각)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에 마련된 현대차그룹 부스를 방문해 차세대 자율주행 모빌리티 플랫폼 '모베드' 시연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연합)
 
2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 산하의 미국 소재 로봇 제조기업 보스턴다이나믹스는 최근 로봇의 활용 범위를 산업 현장에서 일반 가정으로 넓히겠다는 비전을 제시했습니다. 현대차그룹 생산 공장 투입을 시작으로 향후 가정용 보급까지 이뤄질 경우, 로봇 수요는 폭발적으로 증가할 전망입니다.
 
아만다 맥마스터 보스턴다이나믹스 임시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미국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보스턴다이나믹스 로봇이 서비스 산업에 진출하고, 궁극적으로는 가정에 보급되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공장은 어디까지나 로봇의 안전성과 신뢰성을 검증하는 출발점이며, 최종 목적지는 가정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 발언으로 풀이됩니다.
 
최근 로보틱스 업계는 가정용 휴머노이드 로봇을 최종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정밀도와 동작 제어의 기술적 난도가 높음에도 불구하고, 산업용을 뛰어넘는 막대한 잠재 수요가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시장조사기관 포춘비즈니스인사이트는 전 세계 가정용 로봇 시장 규모가 2034년 1071억달러(약 142조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다만 가정이라는 공간은 로봇에게 공장보다 훨씬 까다로운 환경입니다. 현재 상용화된 로봇 대부분은 작업 동선과 배치가 일정한 공장처럼 정형화된 환경에서만 제 성능을 발휘합니다. 반면 집집마다 가구 위치와 조명, 물건 배치가 모두 달라 예측이 어려운 가정이나 실외에서는 인식·동작 성능이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2026 레드닷 어워드 최우수상 현대차 ‘골프’. (사진=현대차)
 
현대차가 가정·서비스용이라는 새로운 영토를 정조준한 배경에는 이 같은 기존 산업용 로봇 시장의 명확한 한계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공장에서 신뢰성을 검증받은 로보틱스 기술을 바탕으로, 가사노동 지원과 돌봄 서비스 등 일상 영역으로 로봇의 영토를 확장한다는 구상입니다.
 
가정용 시장을 겨냥한 준비는 이미 구체화된 상태입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6에서 로보틱스랩이 개발한 양산형 모바일 로봇 ‘모베드(MobED, Mobile Eccentric Droid)’를 앞세운 ‘인핸스드 리빙(Enhanced Living)’ 존을 별도로 마련했습니다. 
 
이 구역에서는 모베드가 사람의 일상을 돕는 AI 로보틱스로서 가정과 생활 공간에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모습을 시연했습니다. 배송·물류·촬영 등 목적에 따라 상단 모듈을 자유롭게 교체할 수 있고, 사람과 장애물을 인식해 복잡한 실내 환경에서도 안전하게 주행할 수 있어 일상 공간에서의 활용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도 가정용 로봇에 대한 관심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정 회장은 CES 2026 기간 삼성전자 전시관을 찾아 노태문 삼성전자 대표에게 즉석에서 협업을 제안했습니다. 전시된 로봇청소기 앞에서 정 회장은 “모베드와 결합하면 뒤집어지지도 않고 어디든 갈 수 있고 높낮이도 조절되고 더 흡입이 잘될 것”이라며 “저희와 같이 한번 콜라보 해보시죠”라고 말했고, 노 대표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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