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서 철강·조선까지…제조업 ‘하투’ 기로
현대차, 29일부터 3차 부분파업
포스코, 27일 중노위에 쟁의조정
HD현중, 중대재해로 협상 ‘난항’
2026-07-27 12:00:50 2026-07-27 14:32:42
[뉴스토마토 윤영혜 기자] 자동차에서 시작된 노사 갈등이 철강과 조선으로 확산하며 국내 제조업이 ‘줄파업’ 기로에 섰습니다. 현대차(005380)의 부분파업이 3주째 이어지는 가운데 포스코(005490)는 창사 첫 파업 가능성이 커졌고, HD현대중공업(329180)도 잇단 중대재해로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이 난항을 겪고 있습니다. 미국발 관세와 중국발 공급 과잉 등 대외 악재까지 겹치면서 하반기 생산과 공급망을 둘러싼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습니다.
 
포스코노조 쟁대위 출범 및 2026년 임협 출정식. (사진=포스코노조)
 
2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노조는 오는 29일부터 31일까지 사흘간 주·야간조가 각각 4시간씩 부분파업을 실시합니다. 지난 13~15일과 20~22일에 이은 세 번째 부분파업으로, 예정대로 진행되면 올해 파업 일수는 모두 9일로 늘어나고 누적 생산 차질이 1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됩니다.
 
기아 노조는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가결하고 중앙노동위원회 조정 결과를 기다리고 있으며, AI와 로봇 도입에 따른 고용안정 대책 마련 등을 요구안에 담았습니다. 르노코리아 노조는 이미 중노위 조정 중지 결정으로 파업권을 확보했습니다. 판매 부진으로 부산공장 생산량 조정이 추진되는 상황에서 실제 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생산 부담은 더욱 커질 것으로 관측됩니다.
 
철강업계에서는 포스코가 창사 이후 첫 파업 가능성에 직면했습니다. 포스코노조는 이날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을 신청할 예정입니다. 일반 사업장의 조정 기간은 신청일부터 10일로, 노사는 다음 달 5~6일 조정 결과를 받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다만 조정 과정에서 노사가 합의할 경우 2차 조정을 통해 협상 기간을 더 연장할 수도 있습니다.
 
포스코는 1968년 창사 이후 파업 없이 임단협을 마무리해 온 대표적인 무분규 사업장이지만, 올해 쟁의행위 찬반투표는 92%가 넘는 찬성률을 기록했습니다. 포스코노조 관계자는 “찬성률에 당황할 정도였다”며 “분위기가 그 어느 때보다 좋지 않다”고 했습니다.
 
27일 전국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 관계자들이 군산조선소에서 중대재해 희생 노동자를 추모하는 현수막 앞을 지키고 있다. (사진=전국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
 
가장 큰 불만으로는 지난 2022년 철강 사업 물적분할 이후 현장 구성원에 대한 보상이 부족했던 반면, 포스코홀딩스로의 배당은 확대됐다는 점을 꼽고 있습니다. 회사는 경영환경 악화를 이유로 비용 절감을 요구하면서도 지주사의 실적은 개선됐고, 현장 노동자들은 그 성과를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는 주장입니다. 노조 관계자는 “무조건 파업으로 가겠다는 입장은 아니다”라면서도 “회사가 이렇게까지 현장의 불만이 커지도록 만들어서는 안 됐다”고 덧붙였습니다.
 
현대제철(004020)도 이미 쟁의권을 확보한 만큼 국내 철강 ‘빅2’가 동시에 분규 국면에 들어설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현대제철은 사업장별 지회가 참여하는 구조여서 교섭 절차가 포스코보다 복잡한 편입니다.
 
HD현대중공업 노사는 올해 임단협에서 기본급 인상과 성과 배분, 정년 연장 등을 놓고 협상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최근 울산조선소와 군산조선소에서 잇따라 중대재해가 발생하면서 교섭도 속도를 내지 못하는 분위기입니다. 노조는 이날 추모집회와 특별안전점검, 산업안전보건위원회 대응 등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잇단 중대재해를 계기로 안전관리 강화와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이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면서 노사 간 협상도 장기화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자동차와 철강, 조선은 국내 생산과 수출을 떠받치는 주력 산업인 만큼 노사 갈등이 장기화할 경우 협력업체와 부품 공급망, 납기 일정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재계 관계자는 “올해 임단협은 임금 인상뿐 아니라 미래 투자와 고용 안정, 중대재해, 생산성 확보가 함께 맞물린 협상”이라며 “주요 기업의 중노위 조정과 노사 간 막판 협상 결과가 다른 업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했습니다.
 
윤영혜 기자 yy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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