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디지털자산 전문 매체 <디지털애셋>에서 작성했습니다.
[디지털애셋 박범수 기자] 재정경제부가 지난 3일 고가주택 보유자와 비거주자 과세를 강화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세제개편안을 발표했습니다. 가상자산(디지털자산) 투자자들의 주된 관심사는 디지털자산 소득세 부과와 관련해 정부의 방침에 변화가 있을지 여부였습니다. 현행법상 디지털자산 과세는 2027년 1월 1일부터 시행될 예정인데, 이번 개편안에서 별도의 언급이 없다면 원안대로 시행하겠다는 의미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번 개편안에 디지털자산 소득세 관련 내용은 단 한 줄도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가상자산에 대한 과세를 형상화했다.(이미지=디지털애셋)
구윤철 “일단 시행, 이후 보완”
사실 정부의 과세 강행 의지는 지난달 이미 예고된 바 있습니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장관은 지난달 29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일단 디지털자산 과세를 내년 시행하고, 필요하면 보완하겠다”며 정상시행 입장을 강조했습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도 과세를 예정대로 시행해야 한다는 강경한 의견만 존재할 뿐 이렇다 할 반대 의견이 제시된 적은 없습니다. 야당인 국민의힘만 지난 3월 디지털자산 과세 폐지 법안을 발의한 뒤 현재까지 일관되게 반대 입장을 표명하고 있을 뿐입니다.
디지털자산 업계나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정부와 여당의 방침대로 과세가 예정대로 시행될 경우 여러 시행착오 및 혼선이 발생하는 게 불가피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지금껏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세원에 대한 과세이고, 디지털자산을 통한 수익 자체에 대한 법적, 제도적 인프라가 부족하고 가이드라인조차 명확하지 않은 게 현실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유로 9월 정기국회 개원 이후에도 여전히 시행 유예나 폐지 여부를 둘러싸고 여야의 공방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내년부터 과세가 시행될 경우에는 공제한도와 손익통산 등이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며 논란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세율 최대 22%, 공제 250만원
디지털자산 과세는 투자 소득을 기타소득으로 분리해 이뤄집니다. 공제한도는 250만원으로 해외주식 양도소득세 공제한도와 같습니다. 세율은 기본 20%에 지방세 포함시 최대 22%가 적용됩니다.
과세 대상은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상 ‘가상자산’으로 “경제적 가치를 지니고 이전될 수 있는 전자적 증표”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다만, 선불전자지급수단, 전자어음, 전자등록주식, 전자화폐 등은 제외됩니다.
시행일은 2027년 1월 1일이지만 실제 신고는 2028년 5월 종합소득세 신고 때부터 진행됩니다. 소득금액은 양도·대여의 대가에서 양도되는 디지털자산의 실제 취득가액과 부대비용을 차감해 계산합니다. 만약 실제 취득가액을 확인하기 어렵다면 전체 양도가액 중 일정 비율(최대 50%)의 필요경비 의제를 허용합니다. 이때 별도의 부대비용은 인정되지 않습니다.
디지털자산 양도에 따라 발생하는 소득에 대한 기타소득금액을 산출하는 경우, 이동평균법이나 선입선출법에 따라 취득가액을 산출합니다. 다만, 2027년 1월 1일 이전 이미 보유하고 있던 디지털자산의 취득가액은 2026년 12월 31일 시가와 취득가액 중에서 큰 금액으로 합니다. 예를 들어, 2025년 1월 1일 구매해 보유한 BTC(비트코인) 1개의 취득가액이 1억원이고 2026년 12월 31일 비트코인 1개의 시가가 1억5천만원이라고 가정하면, 취득가액은 1억5천만원이 됩니다.
2026년 12월 31일 시가는 원화마켓거래소가 취급하고 있는 디지털자산인지 여부에 따라 다르게 계산합니다. 거래소가 취급하는 자산이면 2027년 1월 1일 공시한 가격의 평균으로 하고, 그 외 자산은 다른 사업장에서 공시한 가격으로 정합니다.
기타소득, 손실금 이월 안 돼
디지털자산 소득세 과세와 관련해 가장 문제가 되는 지점은 손익통산과 공제한도입니다. 먼저 디지털자산 과세에서 손익통산은 인정되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2027년 BTC(비트코인) 투자로 1억원 손해를 보고 2028년 5000만원 수익을 본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그러면 5000만원 수익에 대한 과세가 2029년 이뤄지는 형식입니다. 관련된 지적이 국회에서도 나왔습니다.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은 “디지털자산시장은 이득이 발생해도 기타소득으로 분류돼 손실금 이월공제가 안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에 구윤철 부총리는 “일단 내년(2027년) 시행해 보면서 제도가 필요한 부분이 있으면 보완하는 방안으로 추진하겠다”고 답했습니다.
공제한도는 250만원이지만 상향에 대한 주장이 이전에도 있었기 때문에 추가 쟁점이 될 수 있습니다. 지금은 폐지된 금융투자소득세의 공제한도가 5000만원이었기 때문에 형평성을 고려해 상향이 필요하다는 주장입니다. 실제 2024년 민주당은 공제한도 5000만원 상향을 주장한 바 있습니다. 여당이었던 국민의힘은 2년 유예를, 야당이었던 민주당은 2025년 정상 시행을 주장하던 상황이었습니다. 당시 민주당은 유예 대신 공제한도를 늘려 투자자 부담을 줄이자고 주장했지만, 결국 여야 합의 끝에 2년 유예(2027년 시행)하는 것으로 정리됐습니다. 이제 여당이 된 민주당이 내년 시행을 관철한다면, 과거 자신들이 주장했던 공제한도 상향 요구에 대해서는 어떻게 대응할지 주목됩니다.
2027년 디지털자산 과세의 핵심내용 정리.(이미지=디지털애셋)
야당 “형평성·이중과세 문제”
국민의힘은 디지털자산 과세에 반대하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개편안 관련 기자회견 후 “우리는 일관되게 디지털자산 과세에 반대해 왔고, 이번에도 (민주당과) 세게 붙어야 할 상황”이라며 충돌을 예고했습니다.
앞서 국민의힘은 인프라 미비 등을 이유로 디지털자산 과세를 폐지하는 내용의 소득세법 개정안을 지난 3월 발의했습니다. 송언석 의원은 지난 3월 간담회에서 “금투세가 폐지되는 상황에서 2027년부터 시행되는 디지털자산 과세는 형평성이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있고 부가가치세를 이미 내고 있어 이중과세 문제도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결국 최종적인 논의는 연말 국회에서 이뤄질 전망입니다. 실제 과거 세차례 시행 유예 결정도 모두 연말에야 결정됐습니다. 디지털자산 과세는 소득세법 영역이라 재경위 조세소위에서 관할합니다. 현재 재경위에는 계류돼 있는 디지털자산 과세 관련 법안은 ▲디지털자산 과세 폐지안(송언석 의원 대표발의) ▲공제한도 5000만원 상향안(정태호 민주당 의원 대표발의) ▲2028년 시행안(송언석 의원 대표발의) 등 총 3개입니다.
이와 관련해 김지호 세움텍스 세무사는 “정부의 세제개편안에서 디지털자산 과세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는 건 기타소득 과세 등 큰 틀은 그대로 갈 것이라는 의미”라며 “이제 국회 통과 여부가 중요하고 이는 연말에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좀 더 구체적 내용은 내년 시행규칙 마련 과정에서 나오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박범수 기자 cmsbumsu@digitalasset.works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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