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상고’ 택한 최태원…9440억 조달 핵심은 ‘SK 주가’
최 ‘현금+주식’ vs 노 ‘현금만’ 지급 주장 배치
1조 마련 과제…담보대출·지분 매각 가능성
주가 방어 관건…1만원에 지분가치 1300억
2026-08-17 12:18:49 2026-08-17 14:50:58
[뉴스토마토 안정훈 기자] 최태원 SK(034730)그룹 회장이 재산분할 소송을 대법원에 재상고하면서, 1조원에 달하는 분할금을 마련하기 위한 시간을 벌게 됐습니다. 분할금을 지급하는 과정에서 지급 방식을 둘러싼 양측의 입장 차가 좁혀지지 않으면서, 최 회장의 재원 마련 방안에 세간의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1조원의 목돈 마련 방안을 놓고 지분 매각 가능성까지 거론되며 경영권과 주가 부담도 커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업계는 대법원 판결 전까지 시간을 번 최 회장이 SK㈜ 주가를 어떻게 유지하느냐가 재산분할금 마련의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지난 6월 서울 서초구 서울고법에서 열린 재산분할 소송 파기환송심 2차 변론기일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소송 파기환송심이 해를 넘기게 됐습니다. 17일 재계에 따르면 최 회장 측은 지난 14일 자정 재상고 기한 마감 직전 서울고법에 재상고장을 제출했습니다. 통상 재상고심이 4~5개월 이상 걸리며, 대법원이 사건을 본격적으로 들여다보면 그 이상 걸릴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만큼, 소송전은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분석됩니다.
 
이는 9440억원에 달하는 재산분할금 지급 방식을 두고 최 회장 측과 노 관장 측의 입장이 크게 갈린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됩니다. 앞서 법원은 9440억원을 현금 지급하라고 했지만, 최 회장은 일부 현금과 SK㈜ 주식으로 분할 지급하는 방안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노 관장이 전액 현금 입장을 고수하면서 양측의 입장이 갈렸고, 최 회장의 재상고로 이어진 것입니다.
 
다만 1조원 상당의 목돈 마련은 여전한 과제로 남았습니다. 업계에서는 SK실트론 지분을 매각해 재원을 충당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지만, 지분 거래 완료부터 현금화까지 시간이 걸려 즉시 재원으로 활용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됩니다.
 
이에 따라 최 회장이 이미 보유한 현금 외의 재원은 주식을 통해 마련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현재 유력하게 거론되는 안은 SK㈜ 주식을 담보로 금융기관 대출을 받는 것입니다. 최 회장의 SK㈜ 보유 지분은 17.9%로, 현 주가(58만5000원) 기준 지분가치는 7조5900억원에 육박합니다. 다만 이미 최 회장의 지분 일부에 담보대출과 질권 등이 설정돼 있고, 기존 대출 규모도 4300억원에 육박하는 상황입니다.
 
SK. (사진=뉴시스)
 
경영권 역시 불씨가 될 수 있습니다. 1조원 상당의 비용을 통째로 받아줄 곳은 사실상 사모펀드 정도인데, 필요에 따라 지분을 되파는 사모펀드 특성상 지분이 어디로 흘러갈지 알 수 없고, 나아가 경영권 분쟁 소지가 있습니다.
 
담보대출과 지분 매각을 병행하는 안도 거론됩니다. 다만 이 경우 SK㈜ 주가가 핵심 변수로 떠오릅니다. 주가가 높아야 더 적은 주식으로 더 많은 재산분할 재원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최 회장이 보유한 SK㈜ 1297만5472주를 단순 계산하면, 주식 1만원이 움직일 때마다 최 회장의 보유 지분 평가액은 1298억원씩 변합니다. 지분 매각을 최소화해 경영권을 지켜야 하는 최 회장으로서는 주가가 높을수록 이익이 되는 구조인 셈입니다.
 
전문가들은 최 회장이 재상고를 통해 재산분할 규모를 줄이기 위한 법적 다툼을 이어가는 한편,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한 전략에도 나설 것으로 봤습니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SK㈜ 주가 1만원 차이가 최 회장의 지분가치를 약 1300억원 움직이게 하는 만큼 재판에서 재산분할금을 얼마나 줄이느냐뿐 아니라 SK㈜ 기업가치를 어느 수준으로 유지하느냐도 중요해졌다”며 “최근에는 SK하이닉스의 기업가치가 SK스퀘어를 거쳐 SK㈜의 투자자산 가치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향후 반도체 업황과 SK하이닉스 주가 흐름도 최 회장의 재산분할금 마련과 지배력 유지라는 측면에서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했습니다.
 
안정훈 기자 ajh760631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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