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개발 때 개인정보 활용 특례 신설…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 본회의 통과
가명·익명정보만으로 개발 어려운 경우 개인정보 활용 가능
공익성·사회적 필요성 인정돼야…개보위 심의·의결 거쳐 적용
2026-08-20 17:28:16 2026-08-20 17:28:16
[뉴스토마토 전연주 기자] 인공지능(AI) 개발 과정에서 가명·익명정보만으로 충분한 학습데이터를 확보하기 어려운 경우,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개인정보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법적 근거가 마련됐습니다. 국회가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을 통과시키면서 보이스피싱 예방이나 자율주행로봇처럼 실제 개인정보가 필요한 AI 기술 개발도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개보위)의 심의를 거쳐 추진할 수 있게 됩니다.
 
개보위는 20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고 밝혔습니다. 개정안은 국무회의 의결과 공포 절차를 거쳐 공포 후 6개월 뒤부터 시행될 예정입니다.
 
현행법상 적법하게 수집한 개인정보라도 당초 수집 목적과 다른 용도로 쓰려면 정보주체의 별도 동의를 받거나 법률상 근거가 있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개인을 알아볼 수 없도록 가명·익명 처리한 뒤 활용해야 하는데요.
 
송경희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위원장이 지난 3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개최된 제15회 전체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개인정보보호위원회)
 
문제는 AI 개발 특성상 가명·익명 처리만으로는 필요한 학습 성능을 확보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다는 점입니다. 영상이나 음성처럼 개인의 특징이 학습 과정에 필요한 데이터는 지나치게 비식별화할 경우 기술 개발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습니다.
 
그동안 일부 서비스는 규제샌드박스를 통해 예외적으로 개인정보를 활용해 왔습니다. 보이스피싱 예방 AI나 자율주행로봇 개발이 대표적입니다. 다만 규제샌드박스는 기본 2년, 최대 4년 동안 한시적으로 규제를 유예하는 방식이어서 장기적인 AI 개발을 뒷받침하기에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이번 개정안은 이런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AI 개발에 특화된 별도 특례를 신설한 것이 핵심입니다. 가명·익명정보만으로 개발이 어렵고 공익적·사회적 필요성이 인정되는 경우, 강화된 안전조치를 전제로 개보위의 심의·의결을 거쳐 적법하게 수집한 개인정보를 활용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안전장치도 함께 마련했습니다. 민감정보나 고유식별정보를 처리하는 등 정보주체의 권리와 이익에 미치는 영향이 큰 경우에는 사전에 위험요인을 평가하고 개선방안을 마련해야 합니다.
 
특례를 적용받는 기업과 기관은 주요 내용을 개인정보 처리방침을 통해 공개해야 합니다. 개보위도 AI 특례 운영 현황을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실제 개인정보 활용이 승인된 조건과 안전조치 범위 안에서 이뤄지는지 관리·감독할 계획입니다.
 
아울러 심사 절차를 줄이는 방안도 담겼습니다. 이미 개보위 심의를 거친 사례와 실질적으로 동일하거나 유사한 AI 기술·서비스는 심의 절차를 간소화해 사업자가 보다 빠르게 개발을 진행할 수 있도록 할 예정입니다.
 
개보위는 법 시행 전까지 전문가와 산업계 의견을 수렴해 구체적인 특례 운영방안과 하위법령을 마련할 계획입니다.
 
송경희 개인정보보호위원장은 "이번 특례는 개인정보 활용 기회를 합리적으로 넓히되, 그에 상응하는 관리·감독 체계를 사업자와 함께 마련하는 데 의미가 있다"며 "국민의 개인정보를 안전하게 보호하면서 AI 기술 혁신을 뒷받침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전연주 기자 kiteju10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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