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점·재개장 핏센 지원 필요"…홈플러스 입점 소상공인들의 절규
재창업 비용 없어 휴업 매장서 영업 이어가
협력업체, 의무휴업일 평일 전환·온라인 배송 규제 완화·소비쿠폰 사용 허용 요구
이병권 차관 "맞춤형 지원 필요성 공감"…융자 기준 손질 예고
2026-08-25 17:40:53 2026-08-25 17:50:10
[뉴스토마토 변소인 기자] "37개 폐점 대상 점포와 67개 영업 지속 점포 상황은 판이하게 다릅니다. 폐점 대상 점포에 입점한 소상공인들은 하루에 5~10만원 매출이 전부입니다. 일괄적인 지원이 아닌 점포별 상황에 맞는 실질적인 지원이 필요합니다."
 
이병권 중소벤처기업부 제2차관이 25일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수도권지원센터에서 열린 '홈플러스 협력·입점업체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중기부)
 
홈플러스 입점 소상공인들이 정부에 이같이 요구했습니다. 매장 존폐에 따라 피해 규모가 천차만별인데도 그동안 지원책이 일괄 적용됐기 때문입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이 같은 상황에 공감하며 맞춤형 지원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답했습니다.
 
중기부는 25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 위치한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수도권지원센터에서 이병권 제2차관 주재로 '홈플러스 협력·입점 업체 간담회'를 열었습니다. 간담회에는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홈플러스 협력·입점 업체 대표 등이 참석했습니다.
 
홈플러스는 지난달 13일 자금난으로 임시 휴업에 들어간 전국 67개 점포를 이달 13일 정식 재개장했습니다. 나머지 37개 매장에 대해서는 폐점하기로 했습니다. 홈플러스는 9300억원 규모의 공익채권에 대해 분할상환에 동의해 달라고 채권자들에게 요청한 상태이며 다음 달 4일 회생계획안 가결 기일을 앞두고 있습니다.
 
폐점 예정 매장의 입점 업체들이 처한 상황은 절박했습니다. 부산 센텀시티점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원수정 제주스 대표는 "지난해 대비 매출이 70% 감소했다"며 "마이너스인 상황에서 하는 수 없이 영업을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중기부 재창업 지원 패키지가 있다지만 시설비만 1억6000만원 들었는데 그 돈을 다시 마련해서 나갈 수가 업다"며 "갈 곳이 없어 남아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대구 성서점에서 키즈카페를 운영하는 김순중 슈퍼윙스 대표는 "홈플러스에 있는 이들도 소상공인"이라며 "올리브영, 탑텐, ABC마트 같은 앵커스토어까지 철수를 준비하고 있는데, 이들이 다 빠지면 남은 소규모 업체는 장사를 유지하기 힘들다"고 호소했습니다.
 
김병국 담솥 서울 상봉점 대표는 폐점 매장과 재개장 매장의 차등 지원을 정면으로 요구했습니다. 김 대표는 "핀셋 지원이 필요하다"며 새 점포로 옮길 초기 비용을 지원하는 마중물 자금과 입점 업체의 단체교섭권 보장도 함께 요청했습니다.
 
협력업체들은 미정산금 문제를 호소했습니다. 홈플러스에 가공식품을 납품해 온 이영주 칠갑농산 대표는 12억원가량의 공익채권을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홈플러스가 사라지면 큰 판매처를 잃는 손실이 더 크다고 판단해 2~3년 변제 연장 동의서를 제출했다"고 말했습니다. 이 대표는 "대기업 회생 문제로 볼 게 아니라 연결된 수많은 중소 제조업체와 입점 소상공인의 생존 문제로 봐줬으면 좋겠다"며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의 평일 전환, 온라인 배송 규제 완화, 정부 소비쿠폰의 홈플러스 사용처 포함을 요구했습니다.
 
매출의 40%를 홈플러스에 의존해 온 이두영 엠디에스 본부장은 미수금 18억원이 공익채권으로 묶여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 본부장은 "현금 운용이 굉장히 어려워 내부적으로 구조조정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홈플러스 전용 재고는 다른 곳에 팔 수 없어 부담이 계속 쌓이고 있다"고 했습니다. 김성길 한스비앤에프 전무는 "은행에 가면 기존 대출과 비슷한 절차를 밟는다. 신용도, 담보 등을 묻는다"며 "대표 개인신용대출까지 끌어 원재료를 사고 직원 급여를 준 상황"이라고 전했습니다. 김 전무는 "회사가 돌아가려면 원재료 구입 자금이 있어야 하는데 숨통만이라도 트이게 해달라"고 요구했습니다.
 
이 차관은 참석자 발언을 청취하고 대응 방침을 밝혔습니다. 37개 폐점 대상 매장에 대해서는 "영업하지 않는 것으로 확정된 지점이라면 빨리 정리하고 나와야 하는 것이 현실"이라면서 "37개 점포 입점 업체에 대해서는 맞춤형 지원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하며 희망리턴패키지를 비롯해 맞춤형으로 지원할 부분이 있는지 다시 검토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계약 전제 조건이 무너진 데 따른 손해배상 가능성도 언급했습니다. 이 차관은 "영업 환경이 변화하면서 입점 당시 전제 조건 자체가 무너진 것이기 때문에 소상공인 귀책사유 없이 피해를 본 부분에 대해 법적으로는 계약 위반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며 "공동으로 법적 지원을 받을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협력업체들의 경우 융자 기준을 다시 들여다보고 파격적인 조건 변경이 가능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 차관은 "협력·입점 업체의 경영 정상화를 위해 신속한 지원이 이뤄지도록 현장 상황을 지속적으로 점검하겠다"며 "중기부가 할 수 없는 부분들은 정리해서 산업통상부나 공정거래위원회에 전달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변소인 기자 bylin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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