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혜현 기자] 고물가와 경기 불확실성 속에서 소비 양극화와 구매 채널의 구조적 변화가 심화됨에 따라 백화점과 대형마트의 실적 격차가 사상 최대 수준으로 벌어지고 있습니다. 백화점은 고소득층의 명품·럭셔리 소비를 흡수하며 독주를 이어가는 반면, 대형마트는 온라인 장보기 이동과 채널 다변화의 여파로 영업적자에 빠지며 대대적인 체질 개선에 나섰습니다.
명품과 VIP 소비가 이끄는 역대급 호황
27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7월 백화점 매출은 전년 동월 대비 17.9% 증가하며 13개월 연속 성장세를 이어갔습니다. 특히 해외 유명 브랜드 매출은 28.9% 늘어 15개월째 증가했습니다. 명품과 럭셔리 상품을 중심으로 고가 소비가 이어지면서 백화점 매출 상승을 이끈 셈입니다.
국내 백화점 3사의 실적에서도 이 같은 흐름은 뚜렷했습니다. 롯데백화점은 올해 상반기 명품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5% 증가했고, 럭셔리 주얼리 매출은 65% 늘었습니다. 신세계백화점 역시 명품 매출이 35%, 럭셔리 주얼리 매출이 68.8% 증가했습니다. 현대백화점도 명품 매출과 럭셔리 주얼리 매출이 각각 35%, 55% 늘었습니다.
백화점 핵심 고객층인 VIP 소비도 견조했습니다. 7월 VIP 매출은 전년 동월보다 18% 증가했고, 활동 고객 수도 4% 늘었습니다. 경기 불확실성과 고물가에도 자산가를 중심으로 한 소비력이 유지되면서 백화점의 성장세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올해 상반기 백화점 3사는 일제히 호실적을 기록했습니다. 롯데백화점의 상반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보다 8.7% 증가한 1조7635억원, 영업이익은 59.4% 늘어난 3109억원으로 나타났습니다. 같은 기간 신세계백화점은 매출액은 1조4794억원으로 14.9%, 영업이익은 2499억원으로 39.7% 늘었습니다. 현대백화점도 매출 1조2764억원으로 8.3%, 영업이익은 2460억원으로 47.7% 증가했습니다.
반면 고소득층의 명품과 프리미엄 소비가 자산가치 상승에 힘입어 확대된 것과 달리, 일상적인 장보기 수요는 가격과 배송 편의성을 앞세운 온라인과 다양한 오프라인 채널로 분산되면서 대형마트는 정반대의 흐름을 보였습니다.
서울 시내 위치한 대형마트 내부 모습. (사진=뉴시스)
대형마트, 5개월째 역성장
7월 대형마트 매출은 전년 동월 대비 11.2% 감소하며 5개월 연속 역성장을 기록했습니다. 홈플러스 사태로 인한 영업 차질에 소비자들의 장보기 수요가 온라인으로 이동한 영향까지 겹친 결과로 풀이됩니다.
실제 유통시장에서 대형마트가 차지하는 비중도 빠르게 줄고 있습니다. 대형마트 매출 비중은 2022년 13% 수준에서 올해 7월 8.1%까지 하락했습니다. 온라인 쇼핑과 SSM, 창고형 할인점 등으로 소비가 분산되면서 대형마트의 입지가 갈수록 약화되고 있는 것입니다.
이는 실적 부진으로도 나타났습니다. 롯데마트는 올해 2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5% 증가했지만 42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습니다. 이마트 역시 할인점 부문에서 271억원의 영업적자를 냈습니다.
대형마트 업계는 오프라인 점포 경쟁력을 높이는 동시에 온라인 사업과의 시너지를 강화하며 반전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롯데마트는 하반기 본업 경쟁력 강화와 수익성 개선에 집중한다는 계획입니다. 오프라인에서는 신선식품 경쟁력을 높이고 매월 진행하는 정례 할인 행사를 통해 고객 방문을 확대하는 한편, 온라인 장보기 경쟁력 강화도 주요 과제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마트는 할인점 단독 경쟁력보다 창고형 할인점과 SSM 등을 아우르는 오프라인 포트폴리오를 앞세워 대응하고 있습니다. 할인점 부문의 성장폭이 트레이더스나 에브리데이보다 낮게 나타났지만, 소비 수요가 이마트가 구축한 다양한 오프라인 채널로 분산된 결과라는 것이 회사 측 설명입니다.
이마트 관계자는 "할인점 부문의 고객 수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으며, 대형 할인 행사 호조에 힘입어 기존점 총매출도 3.8% 증가했다"며 "특히 트레이더스는 고물가 상황에서 가성비를 앞세워 올해 2분기 총매출이 10.3%, 영업이익이 12.7% 늘며 성장세를 이어갔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마트는 앞으로 통합 매입을 통해 확보한 원가 개선 효과를 가격경쟁력 강화에 투자할 방침입니다. 신규 출점도 성장 전략의 한 축입니다. 이마트 관계자는 "지난해 이마트 푸드마켓 고덕점과 트레이더스 마곡점·구월점 등을 새로 열며 점포 수를 다시 순증 기조로 전환했다"며 "앞으로도 이마트와 트레이더스 신규 출점을 이어가는 동시에 신규 부지를 적극적으로 확보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서울 시내 위치한 백화점 내부 모습. (사진=뉴시스)
이혜현 기자 hyu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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