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배덕훈 기자] 인공지능(AI) 열풍에 따른 글로벌 패권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기술·시장에서 우위에 서기 위한 재계 4대 그룹의 행보가 분주해지고 있습니다. 글로벌 생태계 선점, 비즈니스 모델(BM) 구축, 기술 내재화, 로보틱스 등 주력 사업을 기반으로 한 그룹별 AI 전략이 한층 선명해지면서 미래 사업 경쟁이 본격화하는 양상입니다.
지난해 6월 열린 이재명 대통령과의 기업인 간담회에 (왼쪽부터)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참석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14일 재계에 따르면 최태원
SK(034730)그룹 회장은 지난
11일 울산전시컨벤션센터
(UECO)에서 열린
‘울산포럼
’에서 정유사인
SK이노베이션을 인공지능 전환
(AX) 컨설팅 회사로 진화시키겠다는 계획을 공개했습니다
. 이는 반도체와
AI 데이터센터
, 에너지
, 서비스에 이어 제조
AX까지 연결하는
SK의
‘AI 풀스택 프로바이더
’ 전략의 일환으로
, 정유·석화 공장을 연결해 제조
AX 모델을 구축하고 이를 산업 전반으로 확대하겠다는 구상입니다
.
이러한 최 회장의 전략은 그룹 차원 AI 수익화 모델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SK그룹은 이 같은 ‘AI 풀스택 프로바이더’ 솔루션을 글로벌에 수출한다는 목표를 발표한 바 있습니다. 이와 관련 최 회장은 “전 인류가 AI에 이만큼의 에너지를 넣었으면 어떻게든 더 좋은 비즈니스모델을 만들어 사업화가 돼 돌아가야 한다”며 “어떤 종류의 비즈니스모델을 만들 것인지, 또 지속가능성을 어떻게 확보해서 자체적으로 구조화할지 두 가지를 같이 생각하는 상황이 우리 앞에 펼쳐지기 시작했다”고 했습니다.
현대차(005380)그룹도 같은 날 미디어데이를 열고
AI 기술 내재화와 관련한 자율주행
‘투 트랙
’ 개발 전략을 발표했습니다
. 앞서 보스턴다이나믹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
’의 양산 시점을
2028년으로 밝힌 데 이어 또 다른 주력
AI 사업 전략을 구체화 한 것입니다
.
현대차는 먼저 엔비디아의 차량용 AI 컴퓨팅 플랫폼과 자율주행 소프트웨어에 기반한 레벨 2플러스(+) 기능을 2028년 상반기 양산차에 적용하고, 이후 그룹 내 첨단차플랫폼(AVP)본부와 포티투닷이 함께 개발하는 자체 자율주행 시스템 ‘아트리아 AI’를 고도화해 2029년 레벨 2++ 차량의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현대차의 기술 내재화 전략은 중국 완성차업체들의 공세를 외부 업체와의 협업으로 방어하는 한편, 독자 자율주행 체계 개발을 통해 피지컬 AI 산업의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의중이 깔린 것으로 풀이됩니다. 앞서 정 회장은 지난 7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AI 서밋’에서 “현대차그룹이 추구하는 피지컬 AI는 자동차 그리고 로봇과 같은 개별 디바이스 지능화를 시작으로 AI 팩토리 같은 특정 공간의 지능화를 거쳐, 궁극적으로 전체 도시 인프라가 유기적으로 연결·운영되는 도시 레벨의 통합 지능화를 실현하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삼성전자(005930)는 글로벌
‘AI 동맹
’ 확장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지난
8일
(현지시각
)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한
-프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을 계기로 유럽 대표
AI 기업인
‘미스트랄
AI’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습니다
. 삼성전자는 미스트랄
AI에 대한
30억유로
(약
4조
9000억원
) 규모의 시리즈
D 투자를 주도하는 한편
, 반도체 설계와 제조에 특화된 자체
AI 모델을 공동 개발하기로 합의했습니다
.
이번 협력으로 삼성전자는 미국 빅테크 중심의 협력에서 벗어나 유럽에 유의미한 AI 거점을 확보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특히 대규모 지분 투자를 동반한 유럽 생태계 선점을 통해 메모리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등 유럽 미래 고객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겠다는 판단도 깔린 것으로 해석됩니다.
LG(003550)그룹은 구광모
LG그룹 회장을 중심으로 엔비디아와의 협력을 강화하는 등 그룹 전반
‘로보틱스
’ 사업 확장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 LG그룹의 자체 제조 역량에 엔비디아의 로봇 플랫폼을 결합한 형태로 향후
‘스마트팩토리
’ 솔루션으로 영역을 확장해 사업화한다는 목표입니다
. 특히
LG그룹은 산업 현장에서 먼저 로봇의 활용성을 검증한 뒤 이를
‘홈 로봇
’ 형태의 가정 영역으로 확장한다는 방침입니다
.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현재 기업들의 공통적인 AI 전략은 기존에 추진하고 있는 사업에 AX라는 레이어를 얹는 형태로 볼 수 있다”며 “향후 시장 경쟁에서 우위에 서기 위해서는 AI 전략의 방향성을 명확히 설정하고, 연구개발과 투자를 통해 기업이 본질적으로 갖고 있는 내재화된 역량을 AI로 극대화할 수 있도록 하는 전략을 발굴해 내는 것이 매우 중요해질 것”이라고 했습니다.
배덕훈 기자 paladin7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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