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300%"…중간선거 패색 짙자 한국 틀어쥐기
알래스카 LNG 투자 불응시, 관세 등 통상 압박 가능성
미, 중간선거 전 투자 압박…대미투자 세부 협상 부담↑
2026-10-05 18:04:00 ㅣ 2026-10-05 18:08:00
[뉴스토마토 윤금주 기자] 오는 11월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폭탄 공약을 잇달아 내놓고 있습니다. 장기화하는 중동 전쟁으로 유가와 물가가 상승하는 등 민심이 돌아서자, 한국을 비롯한 동맹국의 대미 투자를 내세워 지지 기반 회복을 꾀하는 모습입니다. 특히 기업들이 미국에 공장을 짓지 않을 경우 최대 300%에 달하는 고율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압박도 공개적으로 내놓고 있습니다. 이에 '상업적 합리성'을 기준으로 투자 협상을 이어온 한국의 부담도 커지고 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알래스카 LNG 투자 여부 '공방'
 
트럼프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중간선거를 앞두고 오하이오주 연설에서 "외국 기업이 이곳에 공장을 짓도록 하겠다"며 "그들이 그렇게 하지 않으면 우리는 150%, 200%, 250%, 30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일 백악관에서 한국의 알래스카 투자에 대해 "성급하게 발표하지 않았다"며 "(한국이 투자하지 않겠다면) 나는 그들에게 더 많이 부과하면 된다"고도 언급했는데요. 관세 등을 무기로 한국의 투자결정을 더욱 압박한 겁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대미 전략투자 사업의 첫 합의 사항을 발표했습니다. 가스복합발전과 원전,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사업 등이 포함된 약 2000억달러의 기금 투자 방안이 발표된 가운데 알래스카 LNG 사업이 화두로 떠올랐습니다.
 
한·미가 합의한 양해각서(MOU)에 따르면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는 추가 검토에 착수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발표 이후 한국이 알래스카 LNG 사업에 투자하기로 확정한 것처럼 밝혔습니다. 정부는 앞서 대미 투자와 관련해 '상업적 합리성'을 확보할 수 있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왔습니다. 투자 과정에서 원리금을 회수할 수 있는지를 상업적 합리성의 기준으로 제시한 가운데 알래스카 LNG 사업은 추가 검토가 필요한 사안이라는 설명입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지난 2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대미 투자 프로젝트 관련 백브리핑에서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는) 알래스카 북부의 천연가스를 남부 지역까지 운송하기 위한 대규모 가스 파이프라인을 건설하고 수출을 위한 LNG 터미널을 건설하는 사업으로, 양국은 동 프로젝트에 대한 검토에 착수하기로 했다"며 "무엇보다 알래스카 LNG는 상업적 합리성이 확인되는 경우에 추진한다는 분명한 원칙을 가지고 검토해 나가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와 같은 정부 입장에 트럼프 대통령은 되레 압박 수위를 높였습니다. 알래스카 LNG 사업에 참여하지 않을 경우 관세를 통해 불이익을 주겠다는 통상 카드를 다시 꺼내 든 것입니다. 관세 등 통상 압박을 통해 투자를 이끌어내려는 전략으로 풀이됩니다.
 
상·하원 접전…트럼프, 표심잡기 '총력'
 
트럼프 대통령이 대미 투자 압박을 이어가는 배경으로는 11월3일 중간선거를 앞두고 지지 기반을 다질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이번 중간선거에서는 상원 100석 중 35석과 하원 435석 전체가 선거 대상입니다.
 
상원은 현재 공화당 53석, 민주당 47석으로 공화당이 6석 앞서 있습니다. 이번 선거 대상인 공화당 의석은 22석으로, 이 가운데 1곳은 민주당 우세 지역으로, 3곳은 초접전 지역으로 분류됩니다. 민주당이 기존 의석을 모두 지키면서 4석을 추가하면 다수당을 차지할 수 있는 반면, 공화당은 다수당 유지를 위해 2석 이상을 잃지 않아야 합니다.
 
하원은 공화당 218석, 민주당 214석, 무소속 1석, 공석 2석으로 공화당이 근소하게 우위를 점하고 있습니다. 다만 선거 판세를 보면 민주당 213석, 공화당 202석, 접전 20석으로 민주당이 앞서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어 상·하원 모두 공화당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현금성 지원 정책을 꺼내 들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2일 2000만명이 넘는 고령층을 대상으로 메디케어 보험료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1인당 약 90달러를 지급하는 방안도 제시했습니다. 앞서 공화당 전당대회에서는 공화당이 상·하원 과반 의석을 유지할 경우 모든 미국 성인에게 5000달러를 지급하는 트럼프 배당금 공약도 내놨습니다.
 
세부 협상 부담·통상 압박 우려↑
 
현금성 지원책에 이어 한국과 일본 등 동맹국의 대미 투자를 앞세우며 자국 내 투자와 일자리 확대를 강조하는 것도 중간선거를 앞둔 민심 관리의 일환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특히 한국과 일본이 투자를 발표한 지역의 상당수가 경합지로 나타났는데요. 한국의 경우 LNG 개발이 논의되는 알래스카와 가스복합화력발전소 건설이 추진되는 텍사스, 원전 8기 건설 후보지로 거론되는 오하이오주 등이 대표적입니다.
 
문제는 앞서 발표된 대미 투자가 큰 틀의 합의에 해당해 세부 협상과 남은 500억달러 규모의 투자 방향 확정이 남아 있다는 점입니다. 정부가 제시한 '상업적 합리성'을 기준으로 협상을 진행하는 데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국 내 투자와 일자리 확대에 방점을 찍으면서 원전 건설 과정에서 한국 기업의 참여 등 세부 협상에도 압박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특히 알래스카 LNG 사업에 대한 추가 검토가 예정된 상황에서 투자 참여를 둘러싼 부담도 커질 수 있습니다.
 
아울러 안보 관련 이슈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한미 양국은 전시작전권 전환과 핵추진잠수함, 우라늄 농축·사용후핵연료 재처리 등 안보 관련 현안에 대한 후속 일정이 잡히지 않으면서 협의가 사실상 멈춘 상황입니다. 대미 투자 협상이 지연될 경우 안보 협상의 후속 일정도 더 늦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됩니다.
 
한국의 대미 투자 발표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윤금주 기자 nodrink@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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