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마지막 선택형 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인 2027학년도 수능이 1개월 남짓 남았습니다. 자연계 학생이 과학탐구보다 상대적으로 쉬운 사회탐구 과목을 선택하는 소위 '사탐런'은 정점을 찍었습니다. 입시 전문가들은 사탐런을 한 자연계 수험생이 과학탐구 선택을 고수한 수험생보다 수시에서 불리한 요소를 안고 있다고 입을 모읍니다. 반대로 과학탐구를 고수한 수험생이 정시에서 불리한 요소를 극복할 수 있는지 여부는 등급에 따라 다를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최근 3년간 수능 사회·과학탐구를 선택한 지원자 중에서 사회탐구를 선택한 학생은 △2025학년도 51.8%(26만1508명) △2026학년도 61.0%(32만4405명) △2027학년도 69.6%(36만7073명)로 증가세입니다. 이에 반해 같은 기간 과학탐구를 택한 수험생은 37.9%(19만1034명), 22.7%(12만692명), 14.2%(7만5036명)으로 감소세입니다. 나머지는 사회탐구와 과학탐구를 1개씩 선택했습니다.
사탐 선택 증가 추세는 자연계 성향이 짙은 남고에도 일부 나타날 정도입니다. 서울 강서고의 김성대 교사는 "재작년과 지난해에는 제가 맡은 반 총 25명 중 사회탐구 과목을 1개라도 택하는 학생이 5명 정도였다"라며 "올해는 그보다 3~4명 정도 더 늘었다. 과학 성적이 안 나오면 사회 과목을 선택하는 아이들이 있는 것으로 체감하고 있다"라고 전했습니다.
입시 전문가들은 대체로 수시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사탐런을 하지 않고 과학탐구를 고수한 수험생들에게 불리한 요소라고 입을 모읍니다. 과학탐구 선택 인원이 줄어들면서 각 등급 인원도 같이 줄어들고, 상위 등급도 덩달아 숫자가 감소해 최저학력기준을 맞추기 어려워졌기 때문입니다. 지난 2027학년도 9월 모의평가에서 과학탐구만 응시한 인원은 전년 9만1609명보다 43.8%(4만148명) 줄어들어 5만1461명이 됐습니다. 1등급의 경우도 42.0%(6013명)로 비슷한 감소율을 보였으며, 인원은 1만4324명에서 8311명으로 줄었습니다.
9월 모평서 과탐 1등급 42.0%↓…과탐 잔류자 '양극화' 지적도
여기에 대학들이 과학탐구 지정을 하지 않는 경향도 사탐런의 이점으로 작용합니다. 남윤곤 메가스터디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최저학력기준을 사회탐구와 과학탐구 중 아무 과목에 맞출 수 있는 대학에 수시 지원할 때는 과학탐구를 선택한 학생이 불리하다고 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사탐런의 유불리는 등급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합니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과학탐구 2~3등급은 사탐런을 한 가운데, 남아 있는 학생들은 1등급과 7등급 이하로 양극화돼 있다"며 "과학탐구 지정하는 의대를 노리는 1등급은 과학탐구에 잔류했다"고 했습니다.
19일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성지여자고등학교에서 고3 학생이 야간자율학습(자습)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어 "7등급 이하는 사탐런 해봐야 성적이 올라가지 않는 데다, 인원이 적으면 운이 작용할 경우 성적을 잘 받을 수도 있어서 과학탐구에 남아 있는다"며 "이들의 경우에는 무조건 과탐에 남아 있다고 유리하다고 하기 어렵다"고 했습니다.
이치우 비상교육 입시평가소장은 "의대와 국가거점국립대학교 중에는 정시에서 과학탐구를 지정해 놓은 학과가 있다"며 "과학탐구 시험에 잔류할 수밖에 없는 학생들도 꽤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일부 입시업체 "수능 고득점자 감소, 과학탐구 잔류자에 불리하지 않아"
다만 구체적으로 어떤 등급이 유불리한지는 의견이 조금씩 다릅니다. 의대 중 과학탐구를 지정한 대학을 노리는 1등급 수험생들이 정시에 유리할 것이라는 정도만 일치하는 상태입니다. 의대 지망생을 제외한 1등급은 사회탐구를 선택하는 경향이 짙다거나, 중하위권의 과학탐구 잔류 경향이 보이지 않는다는 의견들이 있습니다.
김원중 대성학원 입시전략실장은 "의대 지망생이 아닌 1등급 수험생들은 사탐 응시도 상당히 많이 한다"며 "성적이 3등급 미만인 학생들 역시 '사회탐구와 과학탐구 중 무엇을 택해도 소용없다'고 생각하지 않고 사회탐구로 많이 옮겨 갔다"고 설명했습니다.
일부 입시업체는 사탐런을 택하지 않은 수험생이 유리한 요소도 있다고 합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정시의 경우 과학탐구에서의 수능 고득점자가 이전보다 줄어들 것"이라며 "과학탐구를 선택한 사람이 정시에서 불리하지 않을 수도 있는 상황이 벌어진다"고 내다봤습니다.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도 "기계적으로만 생각하면 과학탐구를 선택한 수험생의 등급 산출 인원 자체가 줄어들기 때문에 수시 최저학력기준에 맞는 등급을 획득하기 어렵고, 반대로 가산점 덕분에 정시에서 유리하다고 얘기할 수는 있을 것 같다"면서도 "사탐런 지원자들이 많아졌으니, 사탐런 당사자들도 수능 점수를 받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결국 유불리는 성적대에 따라서 결정되는 것이지, 기계적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했습니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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