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카드, 중금리대출 줄고 리볼빙 늘고…포용금융 '엇박자'
2026-10-27 06:00:00 ㅣ 2026-10-27 06:00:00
[뉴스토마토 장선영 기자] 정부가 중·저신용자의 금융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중금리대출 공급을 독려하고 있지만 현대카드의 중금리대출 취급액은 오히려 큰 폭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면 상대적으로 수수료 부담이 큰 결제성 리볼빙 이월 잔액은 증가하고 있습니다. 정부의 포용금융 확대 기조와 엇갈린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중금리대출 반년새 47%↓…8개 카드사 중 감소폭 최대
 
(그래픽=뉴스토마토)
 
26일 여신금융협회 중금리 신용대출 현황에 따르면 현대카드의 올해 3분기 중금리대출 취급액은 2108억9600만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직전 분기 2764억4300만원보다 655억4700만원(23.7%) 감소한 것입니다. 같은 기간 8개 전업카드사의 전체 중금리대출 취급액은 직전 분기 2조3749억6700만원보다 3.2% 증가해 현대카드와 대조적인 흐름을 보였습니다.
 
중금리대출은 개인신용평점 하위 50%에 해당하는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일정 금리 상한 이내에서 공급하는 신용대출입니다.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낮은 차주를 대상으로 금융 접근성을 높이는 데 목적을 둡니다. 올해 3분기 카드업권에 적용되는 중금리대출 금리 상한은 연 12.26%입니다.
 
현대카드의 감소세는 올해 1분기와 비교하면 더욱 뚜렷합니다. 1분기 4025억9500만원에서 1916억9900만원(47.6%) 줄어 두 분기 만에 취급 규모가 절반 가까이 감소했습니다. 같은 기간 다른 카드사들은 대체로 중금리대출 취급액을 늘렸습니다. 이 중 비씨카드는 418.8% 늘어 증가율이 가장 높았는데요. BC카드 중금리대출 취급액이 1분기 약 27억원 수준에 불과했던 만큼 기저효과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이어 우리카드(38.0%), KB국민카드(13.2%), 신한카드(13.0%), 삼성카드(8.0%) 순으로 증가했습니다. 반면 롯데카드는 33.5%, 하나카드는 33.7% 감소했습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전체 카드사는 이 기간 2조1507억원에서 14% 증가했습니다. BC카드(458.2%)를 비롯해 KB국민카드(57.3%), 롯데카드(41.6%), 하나카드(33.0%), 우리카드(24.1%), 삼성카드(20.1%), 신한카드(6.4%) 등 7개 카드사의 취급액이 모두 증가한 반면 현대카드는 같은 기간 44.3% 감소했습니다.
 
중금리대출 공급 확대는 금융당국이 올해 포용금융의 주요 과제로 추진하고 있는 정책입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4월 '중금리대출 활성화 방안'을 발표하면서 올해 중금리대출 공급 목표를 지난해보다 1조1000억원 늘어난 31조9000억원으로 제시했는데요. 이 가운데 민간 중금리대출은 28조3000억원 이상 공급한다는 방침을 내세웠습니다. 금융위는 당시 제2금융권 민간 중금리대출에 대해 규제 인센티브를 신설·확대하고, 가계대출 규제를 일부 완화해 공급을 유도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지난 8월에는 중금리대출 공급을 유도하기 위해 규제 인센티브를 추가로 강화했습니다. 제2금융권이 8월 이후 늘린 민간 중금리대출 순증액을 금융회사별 가계대출 총량관리 실적에서 전액 제외하기로 한 것입니다. 기존에는 여전업권의 경우 민간 중금리대출 증가액 가운데 40%까지만 총량관리에서 제외됐지만, 이를 100%로 확대했습니다. 중·저신용자 대출 공급을 늘릴 수 있도록 카드사 총량관리 부담을 낮춘 조치입니다.
 
정부가 중금리대출 공급 확대를 유도하기 위해 규제 부담까지 완화했지만 현대카드 취급액은 업계 평균과 달리 감소세를 이어갔습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포용금융 및 중·저신용 차주 금융 접근성 확대를 위한 중금리대출 신상품을 준비하고 있다"며 "출시 일정은 아직 미정"이라고 답했습니다. 
 
리볼빙 전년比 18%↑…증가율 업계 최고
 
중금리대출 취급액이 감소한 것과 달리 현대카드의 결제성 리볼빙 이월 잔액은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리볼빙은 카드 결제대금 가운데 일부만 결제하고 나머지를 다음 달 이후로 이월하는 서비스입니다.
 
여신금융협회 월별 신용카드 이용 실적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현대카드의 리볼빙 이월 잔액은 1조2810억3400만원입니다. 전월 말 1조2559억5100만원보다 250억8300만원(2.0%) 상승했습니다. 6월(1조1965억9100만원)과 비교하면 844억4300만원(7.1%) 늘었습니다.
 
현대카드 리볼빙 이월 잔액은 4월 이후 6개월 연속 증가했습니다. 다만 리볼빙 잔액 증가는 현대카드에 국한된 현상은 아닙니다. 카드업계 전반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카드 이용·취급액이 늘면 리볼빙 잔액도 함께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며 "특히 최근 고물가와 금융상품 이용 여건 등의 영향으로 업계 전반에서 리볼빙 이용이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현대카드의 리볼빙 잔액 증가 속도는 다른 카드사보다 빨랐습니다. 올해 6월 말부터 9월 말까지 현대카드 리볼빙 잔액 증가율은 7.1%로 8개 전업카드사 가운데 가장 높았습니다. 이어 우리·삼성·롯데·신한·하나·KB국민·BC카드 순이었습니다.
 
비교 기간을 넓혀도 현대카드 증가 폭이 두드러집니다. 올해 3월과 9월 말 이월 잔액을 비교하면 현대카드는 13.9% 증가해 8개 카드사 중 증가율이 가장 높았습니다. 같은 기간 비씨카드를 제외한 대부분의 카드사에서도 리볼빙 잔액이 증가했지만 현대카드 증가폭에는 미치지 못했습니다.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 역시 현대카드가 18.4%로 가장 높았습니다. 반면 하나·KB국민·BC카드는 같은 기간 리볼빙 잔액이 감소했습니다.
 
리볼빙은 당장의 연체를 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이용 기간이 길어지면 이월 금액에 수수료가 계속 붙어 상환 부담이 커질 수 있습니다. 금융당국도 리볼빙의 높은 수수료와 채무 누증 위험을 지속해서 지적해왔습니다. 금융위는 2022년 결제성 리볼빙 서비스 개선 방안을 통해 설명의무와 수수료율 공시를 강화하고 저신용자에 대한 전화 판매권유를 제한하는 등의 관리 방안을 마련한 바 있습니다.
 
(사진=현대카드)
 
장선영 기자 line0@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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