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머노이드 10대 중 7대는 ‘연습생’…출하량 급증의 ‘이면’
상반기 출하량 432% 급증
69%는 연구·교육 등 비산업
제조·물류 등 현장 확대 추세
2026-10-26 15:22:11 ㅣ 2026-10-26 15:38:03
[뉴스토마토 김하늬 기자] 휴머노이드 로봇이 전 세계에서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정작 이들의 주된 활동 무대는 공장이 아닌 연구실과 교육·훈련 시설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출하된 로봇 10대 중 7대는 산업현장에서 일하기보다 기술을 익히고 검증받는 ‘연습생’인 셈입니다. 다만 연구·교육 등 비산업 분야 공급 비중은 지난해 연간 83.8%에서 올해 상반기 69%로 낮아지며 산업현장으로 활용 범위가 넓어지는 흐름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지난 22일(현지시간) 독일 뮌헨의 로봇 훈련·연구시설 'TUM 로보짐'에서 휴머노이드 로봇이 작업을 수행하고 있다. 이 시설은 뮌헨공대와 독일 로봇 기업 NEURA로보틱스가 공동 구축한 곳으로, 로봇의 산업현장 투입을 위한 학습과 검증이 이뤄진다.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26일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 세계 휴머노이드 로봇 출하량은 약 2만5000대로 전년 동기 대비 432.1% 증가했습니다. 시장 규모도 7억4000만달러를 넘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22.7% 성장했습니다. 상반기 출하량만으로 지난해 연간 출하량 약 1만8500대를 넘어섰습니다.
 
그러나 출하된 로봇의 사용처를 들여다보면 올해 상반기 연구·교육, 공연·전시, 정부 데이터 수집 시설 등에 공급된 비중이 69%에 달했습니다. 여전히 대다수가 산업현장 밖에 머물고 있는 셈입니다. 그나마 지난해 연간 기준 83.8%보다는 14.8%포인트 낮아졌습니다. 이들 분야를 제외한 공급 비중도 16.2%에서 31%로 높아졌습니다. 다만 이를 모두 실제 공장에서 작업하는 로봇으로 볼 수는 없습니다.
 
이 같은 출하량 급증은 중국 기업들이 주도하고 있습니다. IDC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국 기업의 세계 휴머노이드 출하량 점유율은 95% 이상입니다. 그러나 로봇을 많이 만들어내는 것과 실제 산업현장에서 작업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것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이에 로봇 기업들은 산업현장 투입에 앞서 작업 능력을 높이기 위한 훈련과 검증에도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독일 로봇 기업 NEURA로보틱스와 뮌헨공대는 지난 22일(현지시각) 독일 뮌헨 인근에 2300㎡ 규모의 로봇 훈련 시설 ‘TUM 로보짐’을 개소했습니다. 약 100대의 로봇이 48개 훈련 구역에서 작업을 학습하며 자동차와 물류, 제약, 농업 등 10개 이상 업종의 기업들이 참여합니다. 사람의 작업 시연과 실제 로봇 데이터, 가상환경 시뮬레이션을 결합해 산업현장에 필요한 작업 능력을 확보하는 방식입니다.
 
일부 기업은 실제 산업현장에서 작업 실적을 쌓고 있습니다. 미국 피규어AI의 휴머노이드 ‘피규어02’는 BMW의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스파턴버그 공장에서 약 10개월간 시험 운영을 진행했습니다. BMW에 따르면 누적 1250시간 이상 가동되며 9만개 이상의 부품을 처리했고, 약 3만대의 BMW X3 생산 과정에 참여했습니다. 도요타 캐나다 공장도 미국 어질리티로보틱스의 휴머노이드 ‘디짓’을 시험 운영한 뒤 올해 2월 서비스형 로봇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계약 대상은 7대로, 자동차 부품이 담긴 상자를 자동화 설비 사이에서 옮기는 반복 작업에 활용할 계획입니다.
 
다만 실제 산업현장에 투입된 로봇의 생산성 지표의 공개는 제한적인 상황입니다. BMW는 누적 가동시간과 부품 처리량을 발표했지만 작업 성공률과 사람의 개입 비율, 고장이나 충전에 따른 중단시간 등은 밝히지 않았습니다. 도요타 역시 비용 절감 효과와 시간당 처리량 등을 공개하지 않고 있습니다.
 
현대자동차그룹도 휴머노이드의 산업현장 투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계열사 보스턴다이내믹스는 2028년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 휴머노이드 '아틀라스'를 투입할 계획입니다. 초기에는 자동차 생산에 필요한 부품을 작업 순서에 맞춰 배치하는 작업 등을 맡길 예정입니다. 아틀라스는 일반 작업 기준 4시간 작동할 수 있으며 3분 미만의 자동 배터리 교체 기능을 갖췄습니다. 아틀라스 역시 실제 자동차 생산현장에서의 장기간 작업 성공률과 무인 가동시간, 평균 고장 간격 등 생산성 지표는 아직 발표되지 않았습니다. 
 
김하늬 기자 hani4879@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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