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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건설수주 37.6%↓..'재정 블랙홀' 4대강 여파
국내 총 건설수주 7.2%, 주택수주 -51.7% 폭락
4대강사업 등 무분별한 개발이 공공수주 침체 이끌어
2011-08-23 10:43:13 2011-08-23 10:43:58
[뉴스토마토 황민규기자] 올 상반기 국내 건설수주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2% 감소했다. 특히 공공 건설 수주는 5년만에 가장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23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내 건설수주는 총 40조 268억원으로 지난 5년간 상반기 평균치에도 못미치는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공공 부문은 4대강사업을 비롯한 대형 국책사업의 발주가 마무리된 데다 공공기관의 재정 건전성 문제 등으로 인해 5년 내 가장 부진한 10조1201억원을 수주하는데 그쳤다.
 
◇ 공공부문 -37.6%, 주택수주 -51.7% '폭삭'
 
공공부문 유형별로는 토목수주가 6조 32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7.6% 감소했다. 4대강사업, 호남고속철도 등 대형 국책사업의 발주가 마무리된 가운데 높은 물가상승률로 인해 상반기 재정 집행률이 계획보다 미흡해 수주가 급감한 것이다.
 
주택수주도 51.7%가 감소해 예년의 절반 수준에도 못미치는 1조 157억원에 그쳤다. LH공사의 재정 건전성 문제가 여전히 발목을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상반기 비주택수주는 전년 동기 대비 13.5% 증가한 2조 6429억원을 기록해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수주 실적을 달성했다.
 
이에 비해 민간수주는 토목수주의 호조로 전년 동기비 5.6% 증가한 30조 1482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민간 토목수주는 플랜트 수주의 증가와 복선전철 관련 민자사업의 영향으로 42.5%가 증가해 자료가 집계된 1976년 이후 역대 최대액인 7조 9606억원을 기록했다.
 
민간 부문에서는 주택수주가 부동산 경기의 미흡한 회복세로 인해 부진했지만 토목수주가 역대 최대액을 기록하는 등 호조를 보여 전년 동기 대비 5.6% 증가했다. 
 
◇ 주택, 도로 및 교량, 치산치수 수주 감소 두드러져
 
건축공종에서는 사무실 및 점포와 기타를 제외한 나머지 부문에서 모두 감소했다. 특히 주택수주는 예년 수준보다 7조원이 감소해 침체가 가장 심각했다.
 
공장 및 창고, 관공서 등은 작년보다는 수주 실적이 감소했으나 과거 5년 평균 수준보다 높아 금액상으로는 양호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토목공종의 경우 도로 및 교량, 치산치수 수주가 크게 감소한 반면, 기계설치 수주는 예년보다 높은 실적을 기록했다.
 
도로 및 교량 수주는 재정 축소의 영향으로 예년보다 3조원 정도 감소했다.
 
치산치수 수주 또한 4대강사업의 발주 마무리로 전년 동기 대비 86.9% 급감했다. 한편, 기계설치 수주는 전년 동기 대비 42.3% 증가하여 자료가 작성된 이래 가장 큰 금액인 5조 654억원을 기록했다.
 
◇ '재정 블랙홀' 4대강사업..공공수주 침체 이끌어
 
최승섭 경제정의실천연합 간사는 "4대강사업은 발주만 마무리 됐을 뿐 끊임없이 막대한 예산이 집행되고 있다"며 "무리한 재정이 투입되는 바람에 공공주택 등 정작 필요한 다른 국책사업 발주가 부진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지난 몇년간 국회의원들 공약이 거의 다 개발공약이었는데 그 지역에 꼭 필요한건지 아닌지도 모른 상태로 무분별한 개발이 이뤄져왔다"며 "4대강을 비롯한 마구잡이식 개발 때문에 공공기관 재정상황이 전반적으로 악화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건설협회 관계자는 "공공공사는 하반기에는 공공기관 지방이전이 본격화되고 작년 8월부터 부진을 지속했던 기저효과로 점진적으로 감소세가 완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이 관계자는 "민간공사도 현재 미국 신용등급하락 등의 여파로 글로벌경제 둔화 가능성이 타진되고 있기 때문에 불확실성이 증가하고 있다"며 "국내건설수주 부진현상은 이러한 불확실성이 해소될 때까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뉴스토마토 황민규 기자 feis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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