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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2차 왕자의 난' 시작됐다
국내 법인 세운 신동주, 한·일 동시에 소송 '반격'
신동빈 측 "광윤사 영향 없음은 주총서 이미 확인"
2015-10-08 16:15:09 2015-10-08 16:15:09
1차 왕자의 난에서 패한 듯 했던 롯데그룹의 장남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법적 소송으로 반격에 나섰다. 호텔롯데 상장과 롯데면세점 서울 시내면세점의 특허 운영권 입찰 등 갈길 바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에게는 또 다른 걸림돌이 나타났다. 특히 신동주 전 부회장이 한국과 일본 양국에 소송을 제기하고 나서 경영권 분쟁의 장기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한국에서 본격적인 경영권 분쟁을 펼치기 위해 SDJ코퍼레이션이라는 법인까지 설립할 정도로 '작정하고' 돌아왔다. 신동주 전 부회장이 단독 이사로 취임해 있는 SDJ코퍼레이션은 민유성 고문(전 산은금융지주 회장)과 정혜원 홍보담당 상무로 구성돼있는 법인으로, 신동주 전 부회장이 한국에서 활동하는데 필요한 조직과 절차를 갖출 계획이다.
 
신동주 전 부회장(현 SDJ코퍼레이션 회장)은 8일 서울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자문단과 함께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롯데의 창업주인 신격호 총괄회장의 친필 서명 위임장을 공개하며, 한국과 일본에서 롯데홀딩스 등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이날 배우자 조은주씨와 함께 참석한 신동주 전 부회장의 자문단은 민유성 SDJ코퍼레이션 고문과 김수창 법무법인 양헌 대표변호사, 조문현 무법인 두우 대표변호사 등로 구성됐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신동빈 회장은) 경영능력이 없다"며 "최근 중국 진출에서 상당규모의 적자를 보여 한국 계열사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고 맹비난하며 신동빈 회장의 해임 등 처벌을 요구했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이날 조은주씨가 대독한 발표문을 통해 "동생 신동빈은 지나친 욕심으로 아버지인 신격호 총괄회장의 롯데홀딩스 대표권과 회장직을 불법적으로 탈취했다"며 "창업주이자 70년간 성장을 이끌어온 최고경영자를 내쫓은 인륜에도 크게 어긋난 행동"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신격호 총괄회장은 격노하고 상심해 본인의 즉각적인 원상복귀와 신동빈 회장을 포함한 일본 이사회에 참석한 이사들의 전원 사퇴 등 처벌을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신동주 전 부회장은 지난달 24일 신격호 총괄회장으로부터 위임장을 받아 최근 일본 법원에 신 총괄회장의 롯데홀딩스 대표권과 회장직 해임에 대한 무효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또 8일 오전 9시께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호텔롯데와 롯데호텔부산을 상대로 12억원 규모의 이사 해임에 관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으며, 신격호 총괄회장과 함께 롯데쇼핑을 상대로 회계장부 열람등사 가처분 신청도 접수했다.
 
신동주 전 부회장 측은 '경제적 가치'를 앞세우며 지분구조에서 신동빈 회장보다 앞서있다는 주장이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광윤사 지분의 50%를 갖고 있는 최대주주다.
 
롯데홀딩스는 호텔롯데의 최대주주로 '경제적 가치' 지분 소유구조를 계산한다면 신동주 전 부회장이 36.6%, 신동빈 회장이 29.1%, 신격호 총괄회장이 8.4%, 가족과 장학재단 등이 25.9%를 각각 갖고있다는 주장이다.
 
신동주 전 부회장이 50%를 보유해 최대주주로 있는 광윤사는 현재 롯데홀딩스의 지분 28.1%를 갖고 있는데, 롯데홀딩스 주주 중 의결권이 없는 종업원지주회와 임원지주회, LSI 등의 지분을 뺀 주주들의 실질적인 '경제적 가치'로 계산하면 광윤사의 경제적 지분은 55.8%에 이른다는 계산이다.
 
신동주 전 부회장 측은 "신동빈 회장의 롯데 전체 소유지분이 신동주 전 부회장보다 낮은 상태에서 롯데홀딩스의 대표이사이자 회장이며, 아버지인 신격호 총괄회장을 해임시킨 것은 적법성은 물론 정당성에서도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주장했다.
 
신동주 전 부회장 측은 신격호 총괄회장의 복귀와 신동빈 회장 등 임원들의 전원사퇴라는 '목표'를 달성한 후 ▲그룹경영의 투명성 제고 ▲조직의 개방화로 내부역량 극대화 ▲글로벌 스탠더드로 세계시장 진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적극적으로 실천 등 롯데그룹을 개혁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롯데그룹 측은 이날 입장자료를 통해 "경영권 분쟁 논란이 정리되는 시점에 고령으로 건강이 좋지 않은 신격호 총괄회장을 자신들 주장의 수단으로 또 다시 내세우는 상황은 도를 넘은 지나친 행위"라며 신동주 전 부회장과 자문단을 비난했다.
 
롯데그룹 측은 신격호 총괄회장의 소송 참여와 법리적 판단이 진정한 본인의 의사에 따른 것인지 의심된다는 입장이다.
 
또 광윤사가 한·일 롯데그룹의 경영권에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점은 이미 지난 8월17일 일본 롯데홀딩스의 주주총회를 통해 확인된 바 있다는 주장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신동주 전 부회장의 소송제기는 이미 예견됐던 일"이라며 "신동빈 회장의 한·일 롯데그룹 경영권에 대한 사항은 상법상 절차에 따라 이사회와 주주총회 등을 통해 적법하게 결정된 사안으로 이번 소송이 현재 상황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8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는 긴급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이날 회견에서 신 전 부회장의 부인인 조은주씨(왼쪽)가 기자회견문을 대독하고 있다. (사진/뉴스1)
 
이성수 기자 ohmytru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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