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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CJ헬로 합병 불허 이유는…유료방송·통신 시장 경쟁에 악영향
합병 시 유료방송시장 최고 76%차지…소비자 요금 인상 가능성
이동통신 도·소매시장에서도 시장 좌지우지 '큰 손'으로
2016-07-18 16:17:57 2016-07-18 16:17:57
[세종=뉴스토마토 임은석기자]공정거래위원회가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M&A)을 결국 최종 불허했다.
 
공정위는 이번 합병이 유료방송 시장과 이동통신 시장 등 방송통신시장에서의 경쟁을 실질적으로 제한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하고 이를 해소하기 위해 양사의 합병을 금지하기로 결정했다고 18일 밝혔다.
 
공정위가 어떤 이유에서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M&A를 불허한 것인지 쟁점을 짚어봤다.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 심사 쟁점이었던 시장 획정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 심사시 쟁점은 유료방송서비스의 지리적 시장 획정이었다.
 
공정위는 케이블방송사업자(SO)가 허가받은 방송구역에서만 영업이 가능한 점과 국내외 사례 등을 바탕으로 유료방송시장을 CJ헬로비전이 케이블방송 사업을 하는 23개 방송구역별 지역시장과 나머지 전국시장으로 획정했다. 
 
실제로 CJ헬로비전은 23개 방송권역별로 사업자별 시장점유율, 케이블방송 실제요금 등이 모두 다르고 경쟁도 각 방송권역별로 이루어지고 있다.
 
해외사례도 영향을 미쳤다. 미국의 경우 에코스타와 다이렉트TV 합병건에 대해 두 위성방송사업자 모두 전국사업자임에도 불구하고 각 방송구역별로 심사의 기준이 됐다.
 
◇최고 76%의 유료방송시장 점유율과 요금 인상 가능성
 
공정위는 이번 결합으로 심사 대상인 23개 방송구역 중 양사의 점유율 합계가 1위인 21개 유료방송시장에서 경쟁제한 효과가 발생할 우려가 크다고 판단했다.
 
기업결합 이후 21개 방송구역 유료방송시장에서 양사의 M&A 후 시장점유율은 46.9~76.0%에 이르고, 기업결합 전 CJ헬로비전이 1위였던 17개 지역 유료방송시장에서 2위와의 시장점유율 격차가 6.7%포인트~58.8%포인트로 더욱 확대되기 때문이다.
 
단독 요금인상 가능성도 M&A에 걸림돌이 됐다. CJ헬로비전이 IPTV사업자 중 가장 유력한 SK브로드밴드와 결합을 하게 되면 케이블TV 요금 인상을 억제하던 경쟁압력을 크게 약화시킬수 있다.
 
SO와 IPTV 사업자 간 기업결합은 기존 이종플랫폼간의 경쟁구도 변화와 경쟁압력 약화로 케이블TV 요금 인상 가능성이 커지게 한다.
 
실제로 CJ헬로비전은 53.1%의 높은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는 경기도 부천·김포 등에서는 요금을 1만2000원 받았지만 15.6%로 점유율이 낮은 경기도 의정부에서는 8000원만 받고 있었다.
 
공정위가 방송요금 인상가능성에 대한 경제분석 방법으로 UPP(Upward Pricing Pressure) 분석을 실시한 결과 모두 양수의 값이 나왔다. UPP 값이 양수이면 가격인상 가능성이 있고, 그 값이 음수이면 가격인상 가능성이 없음을 뜻한다. 이에 따라 공정위는 가격인상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봤다.
 
◇이동통신 소매시장의 경쟁압력 감소
 
공정위는 이동통신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이 알뜰폰 1위 사업자로서 강력한 경쟁압력으로 작용하던 CJ헬로비전을 인수함으로써 이동통신 소매시장의 경쟁압력이 크게 감소할 것으로 판단했다.
 
CJ헬로비전은 가격·품질에 기반한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을 통해 이통 3사를 실적적으로 견제하는 독행기업(공격적인 경쟁 전략을 통해 기존 시장질서를 뒤흔드는 기업) 역할을 해 왔다.
 
알뜰폰 업계 최초로 LTE서비스를 도입하고, 반값·무약정 LTE 유심 요금제와 국내 최저가 LTE 요금제를 선보였다. 2015년 9월 기준 알뜰폰 사업자의 평균 LTE서비스 가입자 비중은 12.9%인데 CJ헬로비전은 36%를 기록했다.
 
공정위는 CJ헬로비전이 M&A 되면 종전 이동통신 소매시장의 경쟁 활성화와 요금 인하 경쟁이 어려울 수 있다고 판단했다.
 
◇M&A로 인한 경쟁 도매공급업자 판매선 봉쇄
 
공정위는 이동통신 도매서비스 공급자인 SK텔레콤이 가장 유력한 수요자인 CJ헬로비전을 인수해 경쟁 도매공급자들을 봉쇄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CJ헬로비전은 알뜰폰시장에서 우량고객을 많이 확보하고 있으므로 전체 이동통신 도매대가의 38.1%를 차지해 도매대가를 기준으로 하면 SK텔링크의 17.2%와 합해 이동통신 도매시장의 55.3%를 봉쇄하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번 M&A 계약이후 CJ헬로비전 알뜰폰가입자 중 KT망 가입자는 계속 감소하는 반면 SK텔레콤 망 가입자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공정위는 설명했다.
 
신영선 공정거래위원회 사무처장이 18일 정부세종청사 공정위 기자실에서 'SK텔레콤-CJ헬로비전 인수·합병 금지'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세종=임은석 기자 fedor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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