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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시장, 소녀상 지키다 기소된 여대생에 “당당해도 된다”
위안부 할머니 돕다 법정 간 김샘 씨 25일 만나 격려
2017-03-25 19:01:13 2017-03-25 19:01:13
[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박원순 서울시장이 위안부 할머니들을 위한 활동을 벌이다 법정까지 가게 된 여대생을 만나 응원과 격려의 메시지를 전했다.
 
박 시장은 숙명여대에 재학 중인 대학생이자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돕는 대학생 단체 ‘평화나비’에서 활동 중인 김샘(24·여)씨를 25일 오후 시청 시장실에서 만나 차담을 가졌다. 
 
이날 차담은 박 시장이 지난 18일 김 씨의 사연을 듣고 SNS를 통해 공개 데이트를 신청하면서 이뤄졌다. 당시 박 시장은 “재판을 네 건이나 받고, 상을 받아야 할 일에 벌을 받고 있는 김 씨에게 그냥 힘내라고 차 한잔 대접하고 싶다”며 “그래서 나라다운 나라를 못 만든 잘못을 고백하고 참회하고 싶다”고 글을 남겼다. 박 시장은 곧바로 김 씨의 연락처를 수소문해 다음날인 19일 김 씨에게 직접 전화한 뒤 양 측의 일정을 조율해 25일 만남이 이뤄졌다.
 
김 씨는 2014년 농민대회 참가, 2015년 국정교과서 반대, 그리고 한일 위안부 합의 관련 일본대사관 항의방문과 소녀상 농성 등을 이유로 각각 기소됐다. 이에 사법당국의 조사는 물론 한 달에 네차례나 재판에 참석해야 하는 등 대학생 입장에서 적지 않은 심리·금전적인 압박을 받고 있는 처지다.
 
이날 박 시장과 김 씨의 차담 데이트도 특별한 정책적인 도움을 주기보다 김씨를 격려하고 위로하기 위한 자리로 진행됐다. 
 
비공개로 진행된 이날 차담에서 박 시장은 김 씨에게 “재판에 가면 주눅들 수도 있지만 의로운 일이기 때문에 당당하게 재판에 임했으면 좋겠다”며 “모든 사회가, 위안부 할머니들도 모두 응원하고 있으니까 힘을 냈으면 좋겠다”는 얘기를 건넸다.
 
또 “같은 처지에 놓인 청년들이 모여 청년들의 같은 목소리를 내는 것은 중요하고 필요한 일”이라며 “평화나비도 조직적으로 발전하면 서울시의 청년정책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이에 김 씨도 지난 18일 상암 월드컵공원에서 열린 마라톤대회 ‘평화나비 런’에 박 시장이 영상축사를 보내 준 일에 감사를 표하며 위안부 할머니와 청년 문제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부탁했다.
 
김 씨는 이날 차담을 마치고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시장님을 행사장이나 위안부 할머니와 함께 뵌 적은 있지만 이렇게 직접 만난 건 처음”이라며 “원래 시장님이 위안부 할머니 문제나 대학생 청년 문제에 많은 관심을 가졌던 만큼 오늘 만남에 응했다”고 말했다.
 
이어 “시장님이 공인이다보니 페이스북 올려주는 것만으로도 이슈가 돼 위안부 문제나 대학생 청년 문제에 대해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 주셔서 감사하다”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에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시장님을 잠깐이라도 만나 큰 힘을 얻었다”고 말했다.
 
 
박원순 서울시장과 김샘 씨가 25일 차담을 마치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서울시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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