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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게이션)‘알라딘’, 디즈니의 마법은 영원히 유효하다
원작 애니메이션 실사화, 상상의 간격 좁힌 화려한 연출
윌 스미스 ‘지니’ 캐릭터 완벽, 마법의 양탄자 ‘존재감’↑
2019-05-24 00:00:00 2019-05-24 00:00:00
[뉴스토마토 김재범 기자] 디즈니의 전매특허였던 흥행 애니메이션이 실사 영화로 컴백했다. 올해 첫 번째 영화는 알라딘이다. 애니메이션을 실사로 옮기는 작업은 만만치 않다. 우선 애니메이션을 통해 관객들이 상상한 이미지의 그 이상을 만들어 내야 한다. 또한 애니메이션을 넘어선 혹은 애니메이션의 스토리와 실사의 간극을 좁혀야 한다. 실사화가 된 알라딘은 이런 점을 뚜렷하게 인식한 결과물이다. 상상력은 화려함으로 채웠다. 화려함의 정점은 뮤지컬적인 요소로 양념을 했다. 무엇보다 캐릭터들이 활력적이다. ‘알라딘의 전매특허와도 같은 램프의 요정 지니와 마법의 양탄자는 실사 알라딘의 완벽한 씬 스틸러로 손색이 없다. 애니메이션 속 주인공 알라딘과 자스민 공주의 이미지도 실사와 비교해 간극을 느끼기 힘들 정도다. 악당 자파의 이미지가 다소 코믹적으로 그려졌지만 이질감이 느껴지진 않는다. 최근 전 세계에 불고 있는 페미니즘 영향력이 실사 알라딘에 채워진 점이 색다른 요소이다. 영화 오프닝과 엔딩의 색다름이 애니메이션과 실사의 다른 점이자 경쟁력이 될 또 다른 요소로 손 꼽을 수 있다.
 
 
 
주요 내용은 이미 익히 알고 있는 그대로이다. 사막 한 가운데 자리한 신비의 나라 아그라바. 좀도둑 알라딘은 자신의 파트너 원숭이 아부와 함께 거리를 떠돌며 신나는 하루를 보낸다. 이 과정에서 묘령의 여인을 만난다. 궁안의 답답한 생활과 여성은 술탄()이 될 수 없단 이슬람 율법에 반발하는 자스민 공주이다. 두 사람은 우연한 만남으로 서로에게 호감을 느낀다. 궁안의 꽉 막힌 생활과 달리 자유 분방한 알라딘의 모습에 매력을 느끼는 자스민 공주이다. 자스민 공주의 아름다운 외모에 호감을 느낀 알라딘이다. 물론 알라딘은 자스민 공주의 신분을 모른다.
 
하지만 두 사람은 결코 이어질 수 없는 사이이다. 나라의 율법은 공주는 왕족과만 결혼을 할 수 있게 돼 있다. 주변 나라의 왕자들이 연이어 공주에게 청혼을 해 온다. 하지만 공주의 마음을 사로 잡는 왕자는 단 한 명도 없다. 이런 공주의 청혼 과정은 모두가 아그라바의 재상 자파의 계략이다. 아그라바의 왕좌를 노리는 자파는 자신의 걸림돌인 공주가 결혼을 해 다른 나라로 가야 하기 때문. 이미 아그라바의 술탄은 자파의 최면술에 꼭두각시가 된지 오래이다. 자파는 이와 함께 자신의 소원인 아그라바 왕좌 탈취를 위해 전설의 동굴 속에 자리한 마법의 램프를 갖고 싶어 한다.
 
영화 '알라딘' 스틸. 사진/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하지만 마법의 동굴은 아무나 들어갈 수 없다. 선택된 자만이 들어갈 수 있는 공간이다. 자파는 궁으로 몰래 들어와 공주와 만나던 알라딘의 존재를 알게 된다. 이후 자파는 알라딘에게 부와 명예를 제안하며 동굴에서 램프를 가져오라고 지시한다. 동굴에 들어간 알라딘은 마법의 양탄자 그리고 램프를 손에 넣는다. 램프에선 요정 지니가 나와서 세 가지 소원을 들어주겠다고 말한다. 단 사랑을 얻는 것, 죽은 사람을 되살리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제 알라딘은 마법의 양탄자 그리고 램프의 요정 지니와 함께 자스민 공주에게 다가 설 여러 가지 묘책을 함께 구상한다. 이 과정에서 자파의 계략을 알게 되고 알라딘은 사랑과 자파의 계략을 막아야 한다는 갈림길에서 고민을 한다.
 
원작 애니메이션에서 실사로 구현된 작품의 관건인 공간 연출은 축구장 2개 면적의 야외 세트장을 통해 구현됐다. 디즈니의 물량 공세가 느껴질 만큼 거대하고 화려함으로 가득하다. 자스민 공주에게 청혼을 하러 오는 왕자들의 행렬은 뮤지컬 요소를 가미해 역동성까지 더했다. 퍼레이드를 보는 듯 흘러가는 장면의 연속성이 관객들의 시각적 충족감을 완벽하게 만족시켜 준다. 이런 과정은 알라딘이 지니의 도움을 받아 왕자로 변신해 청혼을 하는 장면에선 한층 업그레이드돼 구현된다. 뮤지컬적인 측면은 알라딘이 아그라바 시내를 누비는 장면에서도 연출된다. 세밀하게 계산된 배우들의 동선과 노랫말은 장면과 대사 공간을 하나로 묶는 적절한 장치의 역할을 한다.
 
영화 '알라딘' 스틸. 사진/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이번 실사 알라딘에서 가장 빼놓을 수 없는 것은 램프의 요정 지니와 마법의 양탄자가 선보이는 존재감이다. 할리우드 특급 스타 윌 스미스가 연기한 램프의 요정 지니는 속사포 대사와 함께 특유의 가볍고 유쾌함으로 무장했다. 애니메이션에서 고 로빈 윌리암스가 선보인 위트와 비교해 결코 뒤지지 않는 존재감이다. 더욱이 지니는 이번 영화에서 뜻밖의 러브라인까지 그려내며 로맨틱한 장면을 연출한다. 지니가 램프에 갇힌 이유도 유추해 볼 수 있는 장면이 추가돼 그의 정체를 궁금해 하는 관객들의 궁금증도 해소시켜 줄 전망이다. 하늘을 나는 마법의 양탄자 역시 인간 캐릭터에 버금가는 동선 연기로 영화 후반부를 확실하게 책임진다. 원작 애니메이션의 동물 캐릭터인 원숭이 아부’, 호랑이 라자’, 앵무새 이아고CG로 구현됐다. 애니메이션 속 존재감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충분히 제 역할을 한다. 원작과 실사의 간극을 채우지 못한 유일한 지점이라면 지점이다. 애니메이션 속 의인화가 실사에선 구현될 수 없는 유일한 방어막이 동물 캐릭터들인 셈이다.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가장 두드러진 점은 자스민 공주의 주체성이다. 디즈니가 최근 들어 선보이고 있는 애니메이션 작품에서도 확연하게 드러나고 있는 지점이다. 페미니즘의 영향력이라고 해석될 수도 있지만 시대의 흐름으로 해석해도 무방할 듯싶다. 왕자의 구원을 통해 행복을 얻는 공주가 아닌 자신의 꿈을 위해 스스로 행동하는 공주 자스민의 모습은 또 다른 매력이다.
 
애니메이션 속 상상의 모든 것이 실사로 옮겨왔다. 디즈니의 마법은 언제나 유효했다. ‘알라딘을 시작으로 디즈니의 마법은 분명히 치솟을 것이라 확신한다. 23일 개봉.
 
P.S 영화 시작과 끝을 마무리하는 인물을 주목하길 바란다. 실사의 색다름을 느낄 수 있는 요소이다.
 
김재범 대중문화전문기자 kjb5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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