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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기로' 선 중형조선)구조조정·부지매각…처절한 생존 '몸부림'
경기불황에 발주 부진 지속…경영정상화 위한 유동성 확보 '안간힘'
한진, 인천북항배후부지 85% 매각…STX, 고강도 구조조정 단행
대한, 인원감축·임금 40% 반납…대선, 영도조선소 매각 후 품종 다변화
2019-06-21 06:00:00 2019-06-21 12:22:07
[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국내 중형조선사들이 보유 자산매각, 구조조정 등 생존력 확보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조선사간 통폐합은 짧은 시간 안에 이뤄질 수 없기 때문에 우선은 생존력 확보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특히 경기불황에 따른 선사들의 발주 관망세가 언제까지 이어질 지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어서 중형조선사들의 생존 몸부림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월 자회사 필리핀 수빅조선소의 회생신청에 따른 자본잠식으로 주식 매매거래가 일시 정지됐던 한진중공업은 최근 자본잠식 우려를 해소했다. 국내외 채권단이 6800억원 규모의 출자전환을 추진해 주식 거래도 재개됐다.
 
이후 한진중공업은 경영정상화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실제로 보유 중이던 인천북항배후부지의 85%를 매각했다. 전체 198만㎡(약 60만평) 가운데 168만㎡(51만평)에 대한 매각을 완료해 현재 30만2521㎡(9만평) 정도만 남았다. 지난달에만 26만㎡를 매각한만큼 남은 부지 매각도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STX조선해양도 고강도 구조조정 중이다. 지난 2016년 법정관리에 들어간 뒤 1년 여 만에 법정관리를 종결했다. 현재 원가 경쟁력 제고 및 사업 포트폴리오 재구축을 위해 진해조선소의 사업구조를 개편했다. 
 
또 법원이 인가한 회생계획안대로 비영업자산들은 모두 매각했다. 지난해 연구개발센터·사원아파트·행암공장 등을 팔았고, 올 3월에는 방산부문까지 삼강엠앤티에 넘겼다. 여기에 전체 520명 근로자는 지난해 6월부터 A, B조로 나눠 6개월씩 돌아가며 무급휴직을 실시하고 있다. 
 
STX조선해양 관계자는 "현재는 조선소 주변 한 기관의 사업권을 매각해 초기 투자비를 확보하려 한다"면서 "앞으로는 선박수주와 유동성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대한조선도 인원감축을 단행했다. 지난 2009년 워크아웃과 2014년 법정관리를 겪은 이후 눈물을 머굼고 인력 구조조정에 나섰다. 전체 인력의 20%를 선제적으로 감축했다. 또 모든 임직원들이 임금의 10~40%를 반납하기도 했다. 
 
대선조선은 현재 영도조선소와 다대포조선소를 소유하고 있는데 영도 조선소를 매각하고 다대포조선소로 일원화 할 계획이다. 여기에 주력 품종에도 변화를 줬다. 그동안 18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피더컨테이너선을 중심으로 6만2000DWT(재화중량톤수)까지 건조 능력을 갖췄다. 여기에 특수선인 어업지도선과 참치선망선 등 특수선과 최근에는 연안여객선까지 건조 영역을 넓히면서 탄탄한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다. 
 
중형조선사들은 각자 생존을 위해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실행한 만큼 앞으로는 신조 수주가 절실한 상황이다. 대형 선박과 달리 중형 선박 발주 시장의 부진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1분기 전세계 중형선 발주량은 143만CGT(86척)로 전년 동기 대비 무려 56.4% 감소했다. 중국은 벌크선 발주시장에서 물량이 나오지 않자 탱커 발주시장까지 저가 수주 공세를 하고 있다. 이 또한 탱커선을 주력으로 하는 국내 중형조선업계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업계의 지적이다. 여기에 최근 장기화되고 있는 미·중 무역전쟁도 발주를 주춤하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선사들이 경기불황에 선박 발주 관망세를 유지하고 있어 중형선박 발주 부진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의문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선사들은 현재 낮은 운임, 환경 규제 등으로 굉장히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면서 "이에 따라 중형조선업계도 당장은 좋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라고 토로했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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