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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두번할까요’ 권상우 “이런 콘셉트, 너무 재미있지 않나”
“‘이혼식’ 판타지, 하지만 현실에서 분명히 있을 법한 설정 ‘재미’”
“총각이었을 땐 몰랐을 디테일, 유부남이라면 무릎 칠 장면 많다”
2019-10-20 07:48:49 2019-10-20 07:48:49
[뉴스토마토 김재범 기자] 권상우가 이혼을 했다. 연예계 최고 잉꼬 부부로 소문난 권상우의 충격적인 이혼식이 놀라웠다. 물론 영화에서다. 그는 이 영화 시나리오를 읽고 너무 재미있었다며 출연 결정 이유를 전했다. 영화는 예상 대로 코미디가 주된 감정이다. 하지만 멜로와 로맨틱이 뒤섞인 달달한 면이 강했다. 연예계 대표 몸짱 배우이자 마초 이미지로 강렬했던 남성들의 아이콘이던 권상우다. 하지만 아내 손태영과 결혼 이후 애처가’ ‘공처가’ ‘아들 바보’ ‘딸 바보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하는 권상우다. 강하고 터프했던 이미지는 코미디에 최적화된 연기 패턴으로 조금씩 변화를 맞이해 갔다. 선배 배우 성동일과 함께 탐정시리즈의 흥행을 일궈냈다. 올해에만 벌써 3편의 영화를 선보이게 된다. 그 중간에 낀 두번할까요는 사실 권상우가 가장 애착을 갖게 된 영화란다. 소규모 저 예산 영화다. 15년 전 말죽거리 잔혹사에서 함께 한 이종혁과 함께 그 시절의 감성도 패러디 했다. 이정현과 부부로 호흡을 맞췄다. 권상우는 충격적 이혼을 선언했지만 행복한 웃음을 지으며 기분 좋은 재미를 느끼길 바란다고 웃었다.
 
배우 권상우. 사진/수컴퍼니
 
영화 개봉 며칠 전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난 권상우는 다소 피곤한 표정이었다. 그럼에도 특유의 유머와 재치로 자신의 피곤을 대신했다. 이 영화 이후 개봉을 앞두고 있는 신의 한 수: 귀수편콘셉트에 걸 맞는 화보 촬영을 위해 혹독한 몸 만들기를 진행 중이라고 한다. 그래서 피곤하고 까칠한 상태라며 웃는다. 몸 좋기로 소문난 권상우이지만 이젠 그것도 힘들다고 다시 웃었다.
 
이젠 나이가 들어서 신진 대사도 떨어지고 쉽게 몸이 안 만들어져요. 탄수화물을 제대로 못 먹어서 지금 많이 까칠해요(웃음). ‘두번할까요흥행을 위해 온 몸을 던져야 하는데 오늘 저녁 화보 촬영만 무사히 넘기고 제대로 뛰어봐야죠. 하하하. 아마도 두번할까요신의 한 수: 귀수편을 동시에 홍보하고 다녀야 할 것 같아요. 우선은 두번할까요가 정말 잘 됐으면 좋겠어요. 정말 재미있게 촬영했던 작품이라.”
 
남자 배우라면 누구라도 액션 영화에 대한 로망이 있을 것이다. 반대로 그 나이 대에 꼭 할 수 있는 작품에 대한 열망도 크다. 드라마에선 멜로나 로맨틱 장르를 많이 소화해 봤다. 하지만 유독 영화에선 이 장르와 인연이 적었다. 그래서 많이 아쉬웠고 궁금했다. 그러던 찰나에 두번할까요시나리오가 전달돼 왔다. 독특한 소재와 함께 술술 읽히는 시나리오 덕분에 별다른 고민 없이 출연 결정을 했다.
 
배우 권상우. 사진/수컴퍼니
 
제 나이에 딱 할 수 있는 로맨틱 장르였어요. 결혼식이 아니라 이혼식이란 소재가 너무 웃겼죠. 완벽한 판타지인데, 또 그게 현실적으로 그럴 수도 있겠다싶더라고요. ‘탐정시리즈 전까진 저한테 코미디 시나라오가 오지도 않았어요. 그런데 이런 장르가 또 제안이 들어오니 너무 고마웠죠. 더욱이 이정현 이종혁 두 분의 출연에 고민할 이유가 없더라고요. 딱 지금 나이에 하지 못하면 못할 영화였죠.”
 
이 영화의 초기 제목은 놈놈년이란 제목이었다. ‘놈놈은 당연히 권상우 이종혁, ‘은 이정현이다. 요즘 시기에 그대로 개봉을 했다면 큰 일(?)을 치를 제목이었다. 권상우도 박장대소를 하며 웃었다. 그는 사실 두번할까요란 제목이 마음에 들지 않았단다. 오히려 임팩트가 강한 첫 번째 제목이 너무 마음에 들어서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도 있었다고. 주변에서 이 영화 촬영을 하는 동안에 도대체 뭘 두 번 하냐라며 농담을 건 내는 일이 수도 없이 많았다고.
 
진짜 제일 많이 들었던 얘기에요. ‘뭘 두 번 하는데?’ ‘진짜로 두 번해?’ ‘겨우 두 번만 하는 거야?’ 등등. 하하하. 첫 번째 제목이 워낙 임팩트가 강해서 그대로 개봉을 하면 스토리와 결합돼 오히려 시너지가 강하지 않을까 싶었죠. 물론 그대로 개봉 했으면 난리 나지 않았겠어요. 하하하. 그래도 이정현 이종혁 성동일 등 걸출한 선배들과의 작업이 너무 기분이 좋아서 제목의 아쉬움은 훌훌 날려 버린 상태입니다.”
 
배우 권상우. 사진/수컴퍼니
 
이정현 이종혁 성동일과의 영화 속 연기 호흡은 특유의 권상우식 코미디로 웃음을 자아낸다. 예고편에서도 공개된 이종혁과의 말죽거리 잔혹사패러디는 이 영화 속 최고의 압권이다. 이정현과의 부부 호흡도 찰떡 궁합이다. 성동일과는 탐정 시리즈로 다져진 코미디 케미가 여전했다. 권상우는 모든 공을 상대 배우들에게 돌리며 자신은 숟가락만 얻었다고 농담을 할 정도다.
 
이정현씨는 산전수전 공중전 다 겪은 베테랑인데도 첫 장면인 설렁탕 먹는 씬에서 온 몸을 바들바들 떨더라고요. ‘이런 배우도 떠나싶어서 색달랐죠. 정말 착한 심성의 소유자에요. 종혁이형은 언제 봐도 친한 사이에요. 둘이 말죽거리 잔혹사패러디를 찍을 때 이거 너무 오버아냐싶기도 했죠(웃음). 둘 다 그 영화 찍을 때도 적은 나이가 아니었는데 이번엔 정말 그 장면 찍고 기절할 정도였어요. 하하하. 동일 형님은 너무 고맙죠. 시사회 끝나고 전화 드려서 형님 때문에 영화가 살았다라고 감사 인사 드렸어요.”
 
코미디 느낌이 강하다 보니 영화에선 애드리브로 의심케 할 장면들이 수두룩하다. 촬영을 하면서도 서로 웃기 바빠서 NG도 수도 없이 났다고. 물론 그런 장면 안에서 살릴 수 있는 캐릭터의 디테일과 연기를 세밀하게 계산하기도 했단다. 그렇게 탄생된 장면들이 영화 곳곳에 오롯이 담겨 있다. 권상우는 총각 시절이라면 상상도 못했을 디테일이 이 영화에 여러 군데 묻어 있다며 웃었다.
 
배우 권상우. 사진/수컴퍼니
 
진짜 총각 시절 이 영화가 저한테 제안이 들어왔다면 이렇게 맛있게 살리지 못했을 거에요. 유부남들은 정말 공감될 만한 장면들과 디테일이 진짜 많아요. 음식물 쓰레기 버리고 들어오는 장면 잘 보시면 그래 저거하는 느낌도 있어요. 실제로 제가 그러거든요. 하하하. 사실 코미디가 좀 과하면 관객 분들은 오버로 느끼실 요소가 많아요. 이번에는 감독님에게 진짜로 하나하나 체크를 받았어요. 그래야 좀 수위 조절도 할 수 있을 것 같았죠.”
 
요즘 들어 가장 큰 관심은 아이러니하게도 영화란다. 영화 배우에게 영화가 가장 큰 관심인 것이 그리 큰 주목거리이겠나 싶지만 조만간 제작 권상우타이틀을 볼 수 있을 날이 올 것 같다고. 그런 타이틀을 위해 올해에는 유독 소처럼 열심히 달려야 한다며 웃는다. ‘탐정: 리턴즈에 이어 두번할까요개봉 그리고 신의 한수: 귀수편에 이어 내년 초에는 히트맨까지 개봉 대기 중이다.
 
배우 권상우. 사진/수컴퍼니
 
소속사를 개인 회사로 변경하고 최근 회사 앞에 세차장을 만들었어요. 사람들 오가는 모습만 보고 있어도 스트레스가 풀리는 게 있어요. 그러면서 준비하는 시나리오 개발도 좀 더 박차를 가할까 싶어요. 현재 2편이 있는데 조만간 빨리 스타트를 할 계획이에요. 그 전에 제가 좀 더 믿음이 가는 배우가 되기 위해서 작품 활동도 좀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려고 하고 있고요. 신뢰가 가는 배우로서 관객들에게 확인 도장을 확실하게 받으면 준비 중인 영화가 세상에 공개될 듯 합니다. 기대해 주셔도 됩니다(웃음)”
 
김재범 대중문화전문기자 kjb5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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