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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과잉 사회, 정의중독 개인우리 사회는 정의과잉 사회다. 그리고 개인들은 정의중독 상태다. 모든 것을 옳고 그름이라는 잣대로 판단한다. 머리 모양, 단어 한마디, 서 있는 자세 등 개인의 취향이나 남녀의 개인사와 같이 프라이버시에 속하는 것도 공개적인 자리에서 판단해 버린다. 정의라는 훌륭한 가치를 사회적으로 편가르기에 사용한다. 정의라는 이름을 이용하여 자신의 욕설, 성냄, 적의를 정당화한다. 사회는 불행해지고 개인은 타락한다.  최근 대통령 선거 후보자들에 대한 검증과정에서 정의라는 이름으로 왜곡과 비방이 난무하고 있다. 이재명 후보의 상대방 격려의 말을 지역주의 발언으로 비난하거나 18년 전 노무현 대통령 탄핵 당시 이낙연 후보의 태도를 비난하는 것은 과도하다. 윤석열 후보의 부인에 대한 비난은 말할 것도 없다. 이러한 태도는 검증과 정의라는 이름으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 확실히 우리 사회는 정의과잉이다.  정치가 유독 이런 경향이 강하지만 정의과잉은 정치에만 그치지 않는다. 사회적으로도 퍼져나간다. 안산 선수에 대한 비난은 누가 보더라도 유치하고 형편없다. 조금만 지나면 당연히 사라질 현상이겠지만 오히려 정치인을 비롯한 여러 사람들이 가세하면서 제법 오래 언론에 오르내렸다.  이 모든 행위를 정의라는 이름으로 행한다. 다른 사람이나 다른 집단을 자신과 구분하는데 정의만큼 좋은 명분은 없다. 정의는 상대를 공격하고 비난하는데 너무나 훌륭한 명분이다. 그렇지만 정의에도 정의의 영역이 있다. 정의는 자신의 영역에서는 힘을 발휘하지만 자신의 영역을 벗어나면 힘을 쓰지 못한다.  정의가 적용되는 영역은 부분적이고 제한적이다. 정의가 개입하고 잘 처리할 수 있는 영역은 범죄 처벌 영역이다. 타인의 권리를 침해한 행위를 처리하는데 정의는 힘을 발휘한다. 그렇지만 정의는 개인의 취향, 내면의 양심, 침실의 사정에 대해서는 개입할 수도 없고 개입해서도 안된다. 그리고 중간 영역이 있다. 정의가 개입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한 영역이다. 개인이 개를 키우든, 팔짱을 끼든, 다리를 벌리든 이것은 남이 단죄할 일이 아니다. 물론 공손하고 친절하고 품위있게 행동하면 좋지만 그렇지 않다고 단죄할 수는 없다. 이 영역에 정의가 개입되면 편가르기가 되어 버린다.  정의가 무한 확장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사회적으로 편가르기가 되어 타인을 배제하고 억압하기 때문에 건전한 공동체가 되지 못한다. 개인의 영역에서는 자유롭게 행동할 수 없게 된다. 말도, 행동도 조심해야 한다. 심지어 머리 스타일도 조심해야 한다.  그럼에도 편가르기, 정의 과잉상태가 지속되는 것은 편가르기의 이점이 있기 때문이다. 편가르기를 하면 자신을 주류화하고 타인을 비주류화할 수 있다. 주류가 되면 권력과 부를 독점할 수 있다. 권력과 부, 기득권을 위해서 다른 이를 기꺼이 파멸시키려고 한다. 잔인한 일이다. 사회 영역에서 정의가 남용된다면, 개인 영역에서는 정의에 중독된다. 정의를 마구휘두르고 편가르기를 하면 뇌에서는 도파민이라는 호르몬이 나온다. 일본의 나카노 노부코 교수가 쓴 “정의 중독”이라는 책에 나오는 말이다. 쾌락, 즐거움을 주는 도파민을 경험하면 더욱 더 많은 도파민을 원한다. 정의라는 이름으로 단죄할 타인을 찾아다니고 단죄할 행위를 찾아다닌다. 이 과정에서 마땅히 존중해야 할 타인의 공간, 개인의 영역은 무시해 버린다. “정의 중독”에 의하면 상대방 단죄와 편가르기에 열심인 사람들은 모두 일종의 중독자들인 셈이다.  그러면 도파민과 정의에 중독된 개인은 행복할까? 개인 역시 행복하지 않다. 세 가지 측면에서 그렇다. 첫째, 타인을 단죄하는데 중독된 사람은 자신도 단죄한다. 뇌는 자신에 대한 단죄와 타인에 대한 단죄를 구분하지 않는다. 자신을 괴롭히면서 도파민을 찾아 헤맨다. 둘째, 타인을 단죄하는 사람은 자신도 단죄의 제물로 사회에 제공해야 한다. 원래 세상은 공평한 법이다. 셋째, 정의와 단죄만을 찾는 사람은 타인과의 공동생활에서 나오는 안정감을 얻지 못한다. 안정감도 행복의 일부인데 이를 포기하는 것이다.  정의가 과잉인 사회, 정의에 중독된 개인. 바람직하지 않다. 정의는 자신의 영역에서 지내야 한다. 개인도 정의 중독에서 벗어나야 행복해진다. 정의과잉 사회, 정의중독 개인이라는 자각에서부터 시작해보자. 김인회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산은, HMM '직원 박탈감' 무시해선 안된다국내 1위 컨테이너선사 HMM(011200)이 올해 역대 최대 실적을 거둘 전망이지만 직원들은 즐겁지 않다. 수익을 많이 내도 다른 회사들처럼 성과급 잔치는커녕 기본급 인상마저 어려운 형편이기 때문이다. HMM이 사상 최대 실적에도 임직원과 성과를 나누지 못하는 것은 경영난으로 2016년 최대주주가 산업은행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국책은행인 산은이 HMM를 자회사로 편입하면서 투입한 공적자금은 3조원에 달한다. 막대한 혈세를 쏟아부어 회사를 가까스로 살려낸 만큼 이제 막 실적이 좋아졌다고 해서 임금을 올리거나, 성과급 잔치를 하는 건 당연히 어려운 일이다. HMM 임직원도 이를 고려해 수년간 임금 동결에 동의해왔지만 상황이 조금 달라지긴 했다. 해운업이 호황에 접어들면서 이전과 달리 일거리가 늘었기 때문이다. 일이 늘면서 업무는 눈코 뜰 새 없이 바빠졌는데 임금도 처우도 그대로니 힘이 빠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HMM 임직원 평균연봉은 6250만원 수준으로, 국내 중견 해운사보다 2000만원가량 적은 수준이다. 외국 해운사와 비교하면 절반도 되지 않는다. 여기에 지난해 해운사들이 실적 개선으로 성과급 잔치를 하는 것을 보면서 HMM 임직원의 박탈감은 더욱 심했을 것이다. 수년째 제자리걸음인 임금과 처우에 지쳐 결국 회사를 떠난 직원들도 부쩍 늘었다. 노조에 따르면 해상직원의 경우 지난해부터 올 상반기까지 1년 반 새 약 100명이 퇴사했다. 내부에서는 1주일에 1명꼴로 직원들의 퇴사가 이어진다는 말까지 나온다. 퇴사자가 많아지면서 남은 직원들의 업무가 더욱 가중되는 악순환도 반복되고 있다. HMM 임직원들은 더는 참을 수 없다며 올해 임금과 단체협약에서 25% 임금 인상을 요구한 상태다. 하지만 산은의 눈치를 봐야 하는 사측은 5.5% 인상과 기본급 수준의 격려금 지급을 제안했다. 노조 입장에선 턱도 없는 수치다 보니 양측의 갈등은 깊어져만 가는 상황이다. 물론 동종업계와 비교해 임금과 처우가 열악하다는 점을 고려해도 노조의 주장대로 25% 임금 인상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노조도 지금의 호황이 코로나19 이후에는 끝날 수 있다는 점과 회사의 재무 상황이 아직 완전히 좋아지진 않았다는 점을 고려해 인상 폭을 조정할 필요는 있어 보인다. 하지만 산은과 사측도 지금 임직원의 불만을 달래지 않고 묵살한다면 그간 투입한 공적자금 3조원까지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과거처럼 '평생 직장'이 당연한 세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아무리 크고 좋은 배를 들여와도 스케줄을 조정하고, 화물을 싣고, 운항할 직원이 없다면 소용없는 일이다. 나아가 정부가 꿈꾸는 '해운 재건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라도 인재 유출은 최소화해야 한다. 직원이 없다면 어떤 호황이 와도 HMM이 성과를 내긴 어려울 테니 말이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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