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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익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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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tz/Gilberto’ 앨범에 얽힌 세 개의 충격

2020-10-19 21:03

조회수 : 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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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tz/Gilberto’ 앨범을 처음 들은 쇼크의 순간을 기억한다. 머릿 속에 실바람이 불어오고 조약돌이 굴러다녔다.
 
세계 최초로 그래미어워드 ‘올해의 앨범’에 뽑힌 재즈 앨범이 이 앨범이라는 것은 두 번째 충격이었다. 그 보수적이고 권위적인 그래미가 미국의 유구한 역사가 묻어나는 '정통 재즈' 앨범을 다 제쳐두고 이 앨범에 손을 들어줬다는 것이...
 
미국 재즈 색소포니스트 스탄 게츠, 브라질 기타리스트 주앙 지우베르투와 보컬 아스트루드 지우베르투, 작곡가 안토니우 카를루스 조빙의 이 협연작은 보사노바(bossa nova)를 규정하는 역사상 최고의 명반 중 하나로 꼽힌다. 
 
춤추기 좋은 재즈(스윙)와 브라질 고유 음악인 삼바를 결합한 이 음반은 당대 세계인들이 브라질 음악에 매혹된 계기가 됐고, 영미권에만 익숙하던 음악가들의 귀와 눈을 남미로 확장시켰으며 대중음악장르 간 광범위한 통섭을 이끌어냈다.
 
자갈 구르듯 조곤조곤한 언어와 쉬운 듯 예상을 엎는 선율, 복잡한 화성의 혼종 교배가 특징. 대표 수록곡 ‘The girl From Ipanema’, ‘Desafinado’는 세계인들에 ‘보사노바 DNA’를 심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늘날에도 분위기 좋은 카페 어딘가에서 들어봤을 만한 음악들이니.
 
최근 취재를 하면서 알게 된 또 다른 사실은 세번 째 충격이었다. 해외에서 이 앨범을 통째로 실연하는 공연이 흔하지만 국내에는 그런 전례가 아예 없었다는 것. 이에 국내 최초로 이 전설의 앨범 전곡을 재해석하는 헌정 공연이 열린다는 사실을 알고는 당장에 연주자들과 인터뷰할 기회를 잡았다.
 
국내 최초로 테너 색소폰, 피아노, 기타, 베이스, 드럼에 남여 보컬까지 참여시킨 ‘음반 구성 그대로의 라이브’를 연주할 사람들이라니 상상만으로도 벅찼다.
 
왜 국내에 이런 연주가 그간 없었을까, 하는 내 물음에 두 연주자와 공연 기획자 총 세명이 머리를 맞댔다. 결론은 보사노바나 브라질 음악에 대한 국내의 이해도 부족이라기 보단, 이 음악의 장르적 특성 때문이라는 것. 
 
"재즈나 보사노바는 연주자들이 사실 음반 대로 연주할 필요성을 못느껴요. 연주자들은 모이면 '뭘 해볼까?' 하는 말을 꺼내기 전부터 연주하거든요. 온전한 편성이 아니라도."
 
실제로 브라질 악기를 동원해 음악을 하는 팀은 국내에도 10팀 넘게 활동하고 있다. 지난해 나 역시 브루나란 팀의 공연을 가서 여름날 즐겁게 관람 하고 아래 기사를 썼던 기억도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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