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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지은

운전자보험 자기부담금 신설 '해프닝'

2023-06-15 18:00

조회수 : 5,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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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자보험 자기부담금 신설 소식이 떠들썩하게 마무리됐습니다. 운전자보험 가입자가 보험금을 받아야 할 때, 20% 가량 비용을 부담하도록 한다는 것이 자기부담금인데요. 결과적으로는 보험사들이 사실을 부인하고 나서면서 일단락 지어졌습니다.
 
이정도면 다행인걸까요? 사실이 아닌 이야기가 기정 사실마냥 퍼졌던 것은 분명히 문제입니다. 일단 보험 판매가 급급한 사람들이 운전자보험 자기부담금 신설은 사실이라고 홍보를 했었고 누군가는 그 꾀임에 넘어가 보험에 가입을 했을 것입니다.
 
금융당국이 급히 나서 진화에 나선 것도 이런 이유입니다. 금융당국이 몇 차례나 보험사에 자기부담금을 신설할 계획이 있냐고 물었죠. 전화로 묻고 공문까지 보내 공식 입장을 확인하기에 나섰습니다. 신설할 보험사는 응답하라, 물으니 아무도 답이 없었답니다. 자기부담금 신설 검토가 정말 있었는지, 진실은 저 멀리로 갔습니다.
 
사실 여부가 파악되기 전까지 언론 보도도 두 갈래로 갈렸습니다. 사실이 아니라더라, 신설은 하긴 할거라더라. 실제로 보험사들마다 입장 차가 있기는 했습니다. 신설이라니, 당치 않다며 펄펄 뛰는 보험사. 그리고 검토는 했었지만 안 하기로 했다는 보험사. 금융당국이 운전자보험 과열 경쟁에 대해 자체 방안을 내라고 했으니, 그렇게 이해한 보험사도 있더라는 묘한 이야기까지. 아마 더 들어가면 상황을 달리 해석한 사람들의 이야기도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니 어떤 기사도 아니 뗀 굴뚝은 아니었던 겁니다. 다만 굴뚝에 연기가 올라왔을 때, 사실을 흔들려는 사람과 분명한 진실 사이에서 차이가 있었을 것입니다.
 
금융당국의 심기도 불편할만 합니다. 이용당했다고 보는 겁니다. 금융당국은 보험사들에게 과열 경쟁을 자제하라고 이야기 한 바 있지요. 그렇다고 자기부담금을 매기라는 이야기는 꺼내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 말은 이렇게 바뀌었습니다. "자기부담금이 신설된다. 그런데 보험사 관계자들 왈, 그 이유를 물어보니 금융당국이 지적하는 데 별 수 있겠느냐". 마치 금융당국이 자기부담금 신설을 유도한 것처럼 행간이 완성됐습니다.
 
현장에 있는 보험판매인들도 어리둥절하긴 마찬가지였습니다. 분명히 보험을 만들어 파는 원수보험사에서는 공식적인 이야기가 없는데, 소문만 괴담처럼 돌았습니다. 신설이 된다더라, 7월부터라더라. 카더라보다는 매력적으로, 공신력있는 정보인 양 퍼져나갔던 것으로 보입니다.
 
결과적으로 자기부담금을 신설한다고 보도했던 내용은 이제 사실이 아니게 됐습니다. 다만 흔적이 남았지요. 언론들이 신설이 이뤄진다고 보도한 내용이 홍보에 그대로 사용됐습니다. 금융당국이 나서 사실이 아닌 광고들은 많이 지워졌다는데요. 그래도 온라인에는 많은 홍보 게시물들이 남아있습니다.
 
현재 상황에서 확실한 것은 금융당국에 자기부담금 신설하겠다 밝힌 보험사가 없다는 점입니다. 또한 금융당국은 자기부담금 신설이 없을 것이라 확신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운전자보험 자기부담금 신설 논란이 일단락된 이후인 6월 14일, 여전히 온라인에서는 자기부담금이 생긴다는 홍보글이 올라와 있습니다. (사진 = 네이버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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