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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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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토칼럼)오취이강주

2023-11-09 06:00

조회수 : 3,6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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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재계 총수들 술이 늘었습니다."
 
재계에서 총수들이 술 때문에 힘들어한다고 하면서 우스갯소리로 하는 말들입니다. 대통령의 잦은 해외 순방에 동행해야 하는 과정에서 총수들은 종종 저녁 자리를 갖곤 하는데 술을 많이 마신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어떤 총수는 워낙 술을 잘 마시는 스타일이었는데도 술이 만취해 수행원들에게 실려 나간 적도 있다고 합니다.
 
뭐 좀 과장된 면도 없잖아 있겠지만 윤석열 대통령이 술을 워낙 좋아한다는 이야기와 버무려지면서 사실처럼 와닿는 이야기입니다. 
 
실제로 지난달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를 방문한 것까지 올해만 10회의 해외 방문이 이뤄졌습니다. 취임 2년째를 맞는 올해부터는 거의 한 달에 한 번 꼴로 해외를 나가게 된 것입니다. 
 
특히 해외 방문에 주요 대기업 총수들이 대부분 동행을 하면서 오히려 출장에서 빠지면 대통령한테 잘못 보여 무슨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분위기까지 있다고 합니다.
 
재계 한 고위 관계자는 "(대통령) 해외 방문 나라에 관련 사업이 있으면 동행하는 경우가 있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대통령실에서) 부르지 않아 가지 않았는데도 주변에서는 대통령한테 뭐 잘못 보인 게 있냐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했습니다.  
 
뭐 정말로 그렇지는 않겠지만 총수들의 고충이 느껴지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더욱이 최근에는 윤석열 대통령이 부산 엑스포 유치에 많은 관심을 표하고 있다고 합니다. 총수들과 함께 하는 술자리에서 부산 엑스포 유치에 최선을 다해달라고 지속적으로 강조 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요즘 총수들은 기업보다 엑스포 유치가 본업이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주요 대기업들은 부산 엑스포 유치에 사활을 걸 정도로 총력전을 펼치는 모습입니다.  
 
맹자의 이루장구편에 오취이강주(惡醉而强酒)란 말이 있습니다. 술 취하는 건 싫어하면서도 술 마시는 건 좋아한다라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죽고 망하는 것을 싫어하면서도 인(仁) 하지 않는 것을 좋아하는데, 이는 마치 취하기 싫어하면서도 술 마시는 것을 좋아하는 것이라며 맹자가 술로 빗대어 인의 실천을 강조한 말입니다. 말과 다른 모순된 행동을 지적한 것입니다.
 
"인류 역사를 돌이켜보면 자유로운 정치적 권리, 자유로운 시장이 숨 쉬고 있던 곳은 언제나 번영과 풍요가 꽃 피었습니다. 번영과 풍요, 경제적 성장은 바로 자유의 확대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강조한 내용은 자유였습니다. 재계 총수들도 취임 초기 한껏 기대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자유보다 눈치를 더 많이 봐야 한다며 자조 섞인 반응 등이 나옵니다. 
 
취임사에 깃들어 있는 윤석열 대통령의 경제 철학이라면 기업 경영의 자유를 보장해주고 기업인들을 독려해 경제적 성장으로 국민들에게 번영과 풍요를 선물해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야 합니다. 
 
대통령님께 당부 드리고 싶습니다. 건강을 생각해 이제 술 그만 드시고 글로벌경제 위기가 다시 도래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민들을 위해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경제인들과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주십시오.
 
총수라면 기업을 살리기 위해 대내외적으로 어떤 방법이라도 강구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입니다.
 
낮에는 엑스포 유치, 밤에는 술마시랴 고생하는 우리나라 재계 총수들을 응원합니다.
 
고재인 산업1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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