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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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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균 심리적 한계까지 몰아 넣은 마녀사냥

2023-12-28 12:26

조회수 : 3,4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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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신상민 기자] 마약 의혹으로 경찰 조사를 받아오던 배우 이선균이 세상을 떠나 충격을 안겼습니다. 많은 전문가들이 유튜브를 비롯한 소셜미디어 등의 자극적 콘텐츠가 이선균을 심리적 한계까지 몰아 넣았다 지적합니다. 
 
서울 성북경찰서는 27일 이선균이 서울 종로구 와룡공원 인근 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고 밝혔습니다. 이날 오전 1012분 이선균이 유서를 남기고 집을 나갔다는 신고를 접수한 경찰이 수색이 나섰고 이날 오전 1030분쯤 현장에서 이선균의 차량을 발견했습니다. 소방 관계자가 도착했을 때 이선균은 이미 사망한 상태로 시신은 서울대병원으로 옮겨졌습니다.
 
이선균은 지난 10월부터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상 대마·향정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아왔습니다. 대중은 평소 가정적이고 성실한 이미지였던 이선균이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돼 형사 입건되자 충격에 빠졌습니다.
 
이선균은 지난 1028일 경찰에 출석해 "이런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돼 많은 분께 큰 실망감을 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 드린다. 진실한 자세로 성실하게 수사에 임하겠다. 이 순간 너무 힘든 고통을 감내하고 있는 가족들에게 미안하다"고 사과를 했습니다.
 
이선균은 간이 시약 검사에 이어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정밀 감정에서도 음성 판정을 받았습니다. 이선균은 2차 출석 당시 "유흥업소 실장 A씨가 수면제라고 속이고 약을 줬다. 마약인 줄 몰랐다"고 혐의를 부인했습니다. 또한 "이번 사건과 관련해 협박을 당했고 35천만원을 뜯겼다"A씨 등 2명을 공갈 혐의로 고소했습니다.
 
이선균은 지난 23일 세 번째로 경찰에 소환돼 19시간 동안 강도 높은 밤샘 조사를 받았습니다. 이후 이틀 만인 26일 오후 변호인을 통해 거짓말 탐지기 조사를 의뢰한다는 내용의 의견서를 인천경찰청 마약범죄수사계에 제출했습니다. 이선균 측은 마약 투약 혐의와 관련된 증거가 A씨의 진술 뿐이라며 누구 주장에 신빙성이 있는지를 거짓말 탐지기 조사로 판단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문제는 이선균이 경찰 조사 과정이 고스란히 온라인 상에 노출이 됐다는 점입니다. 이와 함께 경찰의 강압수사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하지만 경찰은 강압적인 방식 없이 적법한 방식에 따라 수사를 이어왔다는 입장입니다. 경찰 측은 A씨 진술뿐만 아니라 여러 증거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수사를 진행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선균이 사망에 이르게 된 배경에 유튜브나 일부 언론의 자극적 보도, 소셜미디어, 인터넷 게시판에 무분별하게 퍼진 미확인 정보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마약 범죄 이슈가 유흥업소와 연관되면서 선정적인 방향으로 퍼져나갔습니다. 이선균이 경찰 조사를 받기 시작한 직후 SNS를 비롯한 온라인 공간에 사실 확인이 되지 않은 녹취록을 비롯해 A씨와의 관계, 마약 범죄 연관성 등과 관련된 글과 영상이 급속도로 양산되기 시작했습니다.
 
무엇보다도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졌습니다. 이선균 사망 전날 자극적인 영상을 공개한 '가로세로연구소'는 ‘[충격영상] 오빠랑 나랑 ···이선균-OO 풀녹취’ 등 2개의 영상에서 이선균과 유흥업소 A씨와 개인적인 통화 내용이 담긴 녹취록이라고 주장을 하며 해당 녹취을 공개했습니다. '가로세로연구소' 측은 이선균 사망 직후 유튜브 커뮤니티에 "이선균의 사망은 안타까운 일. 죄를 지었으면 죗값을 치러야지 이런 방식으로 회피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적었습니다.
 
이전부터 클릭수를 기반으로 하는 온라인 콘텐츠 수익 구조에 대한 문제점이 꾸준히 지적되어 왔습니다. 이슈가 터지면 이와 관련된 각종 추측성 영상이 양산되고 추측이 현실처럼 대중에게 받아들여지게 됩니다. 업계 관계자는 "온라인 상의 자극적 콘텐츠는 대상자가 죽어야 끝이 난다. 더 무서운 건 대상자가 죽으면 죽음을 추모하는 영상으로 클릭을 유도하는 새로운 장사가 시작 된다는 점이다. 지금도 기억에 남는 건 설리의 죽음이다. 이전까지 고인에게 악플을 달던 사람들이 명복을 비는 댓글을 다는 모습에 경악을 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런 상황 때문에 주요 포털사이트의 연예, 스포츠 기사에는 댓글을 달 수 없게 정책이 바뀌었습니다. 하지만 악플러들은 SNS와 유튜브로 자리를 옮겨 여전히 같은 행동을 하고 있습니다. 잘못을 한 사람을 두둔할 필요는 없지만 그렇다고 무분별한 추측과 사생활 폭로를 당해서는 안 됩니다. 그러나 여전히 인간의 존엄성이 사라진 채 마녀사냥이 대상자가 죽어야만 끝이 나는 현실입니다
 
이선균.(사진=뉴시스)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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