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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지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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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에너지 건축, 갈 수밖에 없는 길

2024-04-12 00:14

조회수 : 1,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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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에너지 건축물(ZEB) 시대가 성큼 다가왔습니다. 정부가 내년부터 30세대 이상 민간 아파트에도 '제로에너지 건축물 인증'을 의무화합니다.
 
국토교통부는 2025년부터 적용되는 '에너지절약형 친환경 주택 건설 기준' 개정안을 다음 달 2일까지 행정예고 합니다. 평가 방식별 에너지 기준을 지금보다 강화하는 겁니다.
 
제로에너지건축물은 건축물에 필요한 에너지 사용을 최소화하고, 신재생에너지 등을 활용해 에너지 소요량을 충당하는 친환경 건축물을 뜻합니다.
 
기자는 과거 2018년, 국내 제로에너지 건축물 이정표 역할을 하는 '노원 이지하우스'를 방문한 적 있습니다. 평범한 아파트 단지로 보이지만, 패시브 기술에 필요한 온갖 자재 성능이 실험되고 있었습니다. 국내 '최초' 제로에너지 공동주택 현장이었습니다.
 
패시브 설계 기본이 단열인 만큼 벽 안쪽에 단열재를 넣고 내부 마감하는 일반 건축물과 달리 벽 바깥쪽에 단열재를 붙이고 있었습니다. 삼중 유리 창문을 달고, 단열 부위에 열이 세는 것을 독일산 기밀 테이프로 안팎의 공기를 차단했습니다. 현관문은 단열재로 보완돼 냉장고 문처럼 두꺼웠습니다. 차단재로는 스테인리스 스틸을 용접한 철근을 썼습니다.
 
그야말로 '열 셀 틈 없는' 시공을 통해 전체 에너지 소비량을 74%가량 줄이고 있었습니다.
 
그뿐이 아닙니다. 에너지 자체 생산이 가능한 액티브 기술도 적용 중이었습니다. 하얀 건물 외벽과 옥상에 1284개의 파란 태양광 패널을 달아놓은 게 인상적이었습니다.
 
지난 2020년 분석치에 따르면 노원 이지하우스의 2017년 12월부터 28개월간 태양광 발전량은 97만킬로와트시(kWh)에 달했습니다. 히트 펌프와 일반 전력 사용량은 77만kWh였습니다. 126% 넘는 에너지 효율을 달성한 겁니다.
 
제로에너지가 아니라 플러스 에너지 건물인 셈입니다.
 
제로에너지 건축은 가고 싶은, 또는 가야 하는 길이 아닙니다. 시대적 과제입니다. 갈 수밖에 없는 길입니다. 이미 세계 각국은 고금리·고물가 상황에서도 핑계 대지 않고 탄소 중립을 향해 가고 있습니다.
 
취재차 노원 이지하우스를 방문했을 때 한 주민은 "최저임금제도처럼 주거복지와 에너지복지를 위해 제로에너지건축물은 세상에 꼭 필요하다"고 목소리 높이기도 했습니다.
 
건설산업연구원에 의하면 정부 로드맵이 제대로 이행될 경우, 시장 규모는 2030년 93조~107조원, 2050년 180조4000억원까지 확대될 전망입니다.
 
정부도 에너지 자립률이 높은 건축물에 재생에너지 설치 보조금을 주는 등 각종 인센티브 방안을 내놓고 있습니다. 최근엔 건축물에 설치하는 태양광 보조금 중 건물 일체형 태양광발전시스템(BIPV) 지원 비중도 기존 13%에서 최대 35%까지 확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갈 수밖에 없는 길 '탄소 중립'에 대한민국만 낙오되지 않길 바랍니다.
 
2017년 말 서울 노원구 하계동에 들어선 국내 최초의 제로에너지 공동주택 노원 이지하우스 모습. (사진=뉴스토마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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