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규제에도 ‘강남 불패’
서울 거래 77% 급감해도…강남 신고가·청약 흥행
현금 부자 중심 강세…수도권 내 양극화 심화 우려
2025-11-13 15:21:29 2025-11-13 17:27:13
 
[뉴스토마토 송정은·김하영 기자] 10·15 부동산 대책 시행 후 약 한 달이 지났지만 서울 부동산 시장의 온도는 지역에 따라 확연히 엇갈리고 있습니다. 서울 전체 아파트 거래량은 급감한 반면, 강남 3구(서초·강남·송파)는 여전히 뜨거운 상승세를 유지하며 ‘강남 불패’ 흐름을 재확인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래미안원베일리 72억원에…강남 3구 단지 신고가 행진
 
13일 부동산 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대책 시행일인 지난달 16일부터 이달 11일까지 27일간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총 2320건으로, 직전 27일간(9월18일~10월15일) 기록된 1만254건보다 무려 77.4% 감소했습니다. 같은 기간 거래금액도 12조3883억원에서 3조1757억원으로 줄며 74.4% 급감했습니다. 
 
이 같은 서울 아파트 거래량 감소는 정부가 올해 세 차례의 부동산 대책을 통해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15억원 이하 주택은 6억원, 15억~25억원 이하 주택은 4억원, 25억원 초과 주택은 2억원으로 규제하면서 대출 여력이 없는 실수요자들의 발을 묶었기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다만 강남 3구는 예외였습니다. 송파구는 같은 기간 거래량이 2.9% 감소하는 데 그쳤고, 서초구는 7%, 강남구는 29.7% 줄며 서울 전체 평균 대비 하락 폭이 제한적이었습니다. 특히 일부 단지는 오히려 신고가를 경신하며 가격 상승세를 이어갔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강남구 청담동 ‘청담르엘’ 전용 84㎡A 입주권은 지난 9월 61억5000만원에 거래되며 같은 면적 기준 청담동 최고가를 경신했습니다. 
 
서초구에서도 반포동 ‘래미안원베일리’ 전용 84㎡는 지난 6월 72억원에 거래되며 직전가보다 5억5000만원 올랐습니다. 송파구에서도 신천동 ‘잠실래미안아이파크’ 전용 84㎡가 41억원에, 잠실동 잠실엘스 전용 59㎡는 31억원에 손바뀜했습니다. 
 
반포 래미안 트리니원 청약에 5만명 몰리며 ‘흥행’
 
청약 시장에서도 강남 불패는 이어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 11일 1순위 청약을 받은 서초구 반포동 ‘반포 래미안 트리니원’은 전체 230가구 모집에 5만4631명이 몰리며 평균 237.5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습니다. 전용면적 84㎡B형은 531.4대1로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고 △84㎡A형(457.3대1) △84㎡C형(413.5대1) △59㎡A형(245.2대1) 순으로 흥행에 성공했습니다. 
 
이 단지는 분양가가 59㎡ 기준 약 18억~21억원, 84㎡는 26억~27억원대에 형성됐지만, 인근 단지 시세가 50억~70억원에 이르면서 당첨 시 최대 30억원의 시세차익이 기대된다는 점이 청약 경쟁을 부추긴 요인으로 꼽혔습니다. 다만 25억원 초과 단지는 주택담보대출이 2억원에 불과해 사실상 20억원 이상을 현금으로 보유한 자산가들만 청약에 참여할 수 있었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민간 공급 부족에 강남 ‘독주’ 계속
 
이 같은 강남 3구 부동산 시장 강세 현상에 대해 전문가들은 입지 가치에 기반한 실수요와 자산가 중심의 시장 구조 때문이라고 설명합니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사진=뉴스토마토)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이번 청약 흥행은 유동성 여력이 풍부한 현금 자산가들이 시장에 여전히 버티고 있다는 신호”라며 “고가 전세에 거주 중인 수요자들이 신규 아파트로 실거주 전환을 시도하며 청약 시장에 뛰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주변 시세 대비 분양가가 낮다는 점, 신규 공급 부족에 대한 우려, 당첨 시 시세차익 기대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며 “최근 민간 분양 물량의 희소성이 커지면서 앞으로도 청약 열기는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습니다. 
 
정부는 올해 들어 세 차례에 걸쳐 고강도 시장 안정화 대책을 내놨지만, 규제의 효과가 특정 지역과 계층에만 집중되면서 시장 전체를 안정시키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강남 3구 부동산 시장 강세가 지속되는 현상만 보더라도 이른바 ‘현금 부자’들까지는 제어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동현 하나은행 부동산자문센터장은 “서울 외곽 지역은 거래 절벽과 보합세를 보이지만, 강남권은 가격 상승세와 고가 청약 흥행이라는 양극화가 더욱 뚜렷해지는 모양새”라며 “고금리·고분양가·고강도 규제라는 ‘삼중고’ 속에서도 강남 부동산 시장은 굳건한 모습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습니다. 
 
송정은·김하영 기자 johnnyso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