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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인적분할' SK디앤디, '에너지 디벨로퍼' 가속화 잰걸음
부동산·에너지 인적분할…내년 3월 신설법인 '에코그린' 출범
SK에코플랜트와 연료전지 발전소 개발 협업 활발
에코그린 출범 후 '전력중개사업' 성과 가시화 가능성 전망
2023-09-26 06:00:00 2023-09-26 06:00:00
이 기사는 2023년 09월 22일 11:29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권성중 기자] SK디앤디(210980)가 ‘에너지 디벨로퍼’로 향하는 발걸음을 뗐다. 최근 부동산과 에너지 사업을 분리하기로 하면서다. 강점을 보유한 에너지저장장치(ESS), 신재생에너지사업의 성장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이로 인해 향후 SK디앤디와 에너지 사업을 맡을 신설 법인과의 시너지는 물론, SK그룹 계열사들과의 협업도 기대되고 있다.
 
SK디앤디와 SK에코플랜트가 준공해 상업운전 중인 '음성 에코파크 연료전지 발전소' 전경.(사진=SK디앤디)
 
2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SK디앤디(SK D&D)는 최근 이사회를 열고 인적 분할을 통해 에너지 전문회사인 ‘에코그린’(가칭)을 신설키로 했다고 밝혔다.
 
SK디앤디의 사업 부문은 △부동산개발·운영사업 △신재생에너지사업 △ESS사업 △가구사업 등으로 구성돼 있다. SK디앤디는 존속회사 77%, 신설회사 23%로 분할 비율이 결정됐다. 존속회사는 부동산개발·운영사업과 가구사업을 영위하는 SK디앤디, 신설회사는 에너지 사업을 영위하는 에코그린이다. 에코그린 주식 액면가는 200원으로 발행된다. 내년 2월 주주총회를 거친 뒤 같은해 3월1일자로 SK디앤디, 에코그린으로 각각 분할된다.
 
SK디앤디는 지난 2014년 신재생에너지사업에 진출한 이래 풍력과 태양광, ESS, 연료전지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중장기 사업전략 발표를 통해 플랫폼을 통한 전력중개 시장에 진출하겠다고 선언했다. 실제 지난해 6월 영국 신재생에너지 투자사인 글렌몬트파트너스와 국내 태양광 공동 투자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SK디앤디의 에너지 사업 성과는 실적으로도 나타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신재생에너지·ESS 사업에서 발생한 매출 비중은 9.9%를 차지했다. 전체 매출 가운데 다소 적은 비중이지만, 2021년 이들 사업 부문 매출 비중은 17.8%, 2022년에는 30.4%에 달했다. 올해 들어서는 매출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신재생에너지의 ‘상품매출’이 발생하지 않은 영향이다. 지난해와 2021년 이 부문에서는 각각 971억원(매출 비중 17.2%), 1040억원(11.8%)의 매출이 발생했다.
 
SK디앤디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에너지 사업부문의 주력 사업의 전략 변화가 잦지만, 상업운전을 진행 중인 풍력발전, 연료전지 사업의 경우 전력 판매 등 제품매출이 발생하고 있다”면서 “또한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인 발전소들의 기성도 공정에 따라 수익으로 인식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연료전지·전력중개’ 활발한 협업…‘신재생 에너지 디벨로퍼’ 도약 기대
 
최근 SK디앤디의 에너지 사업 중 괄목할 만한 것은 ‘연료전지’다. 특히 같은 분야 사업을 확대하고 있는 SK에코플랜트와 협업이 눈에 띈다. SK디앤디는 현재 각 지역의 연료전지 발전소 조성을 위해 설립된 대소원에코파크, 충주에코파크, 칠곡에코파크, 음성에코파크, 청주에코파크 등의 지분을 19~29%씩 보유하고 있다.
 
 
지난 2021년 10월 청주에코파크가 발주한 1153억원 규모 연료전지 발전사업 건설공사를 따내면서 SK디앤디의 연료전지 사업 진출이 본격화됐다. SK디앤디가 85%, SK에코플랜트가 15%의 지분을 갖고 SK컨소시엄을 구성했다. 또한 같은해 음성에코파크로부터 1069억원 규모의 연료전지 발전사업 건설공사도 수주했다. 이 사업 역시 SK디앤디 84%, SK에코플랜트 16%의 지분을 갖고 계약에 성공했다. 현재 상업운전을 진행 중인 청주와 음성 두 곳 발전소에서 각각 20MW씩 약 40MW의 수소연료전지 발전소를 운영 중이다.
 
SK디앤디는 올해 8월에도 SK에코플랜트와 함께 20MW 규모 칠곡에코파크의 설계·조달·시공(EPC) 사업 계약을 체결하고 착공에 돌입했다. 또한 SK에코플랜트가 미국 블룸에너지와 합작해 생산하는 연료전지 주기기의 국내 총판권도 SK디앤디가 SK에코플랜트와 공동으로 보유하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SK그룹 계열사 중 신재생에너지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는 SK디앤디와 SK에코플랜트가 연료전지에 대한 협업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SK디앤디는 사업지 개발에, SK에코플랜트는 발전소 시공에 뛰어난 역량을 갖고 있어 두 기업의 시너지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3월 에코그린이 출범하면서 전력중개사업의 성과도 기대되고 있다. 지난해 글로벌 투자사와 협력을 시작한 뒤 아직까지 뚜렷한 실적이 나타나지 않고 있지만, 에너지 사업 신설 법인으로서 가장 빨리 성과를 낼 수 있는 ‘신사업’이기 때문이다. SK디앤디도 지난 15일 이사회를 통해 “신설회사는 다양한 신재생에너지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투자재원 확보 △전력중개 및 VPP 솔루션 개발 △ESS 해외시장 진출 등 전력 밸류체인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SK디앤디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글렌몬트파트너스와 업무협약을 맺고 펀드를 조성, 발전자원 매입에 주력하고 있다”라며 “신설 법인 출범 이후 점차적으로 전력중개사업 영역을 확대해 나가는 것이 단기적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경자 삼성증권 연구원은 “SK디앤디는 국내 몇 안되는 ‘신재생 에너지 디벨로퍼’로 연료전지와 풍력발전 중심으로 사업을 확장 중”이라며 “개발·EPC·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에너지 사업에 필요한 모든 역량을 내재화하고 있어 향후 확대된 연료전지 발전시장의 ‘키 플레이어’로서의 잠재력이 풍부하다”라고 평가했다.
 
권성중 기자 kwon8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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