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PF 정리 마감 시일 임박…절반은 '지지부진'
정리 대상 123곳 중 54곳 입찰 시작도 못해
얼어붙은 부동산 시장 영향…가격 반토막나도 거래 난항
2025-05-12 13:19:59 2025-05-12 16:46:04
 
[뉴스토마토 유영진 기자] 금융당국이 저축은행 부실 프로젝트파이낸싱(PF) 정리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고 있지만 여전히 지지부진한 상황입니다. 4차 정상화 펀드 조성과 부실채권(NPL) 관리회사 설립도 하반기에나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상반기 내 부실 PF 정리는 사실상 어려울 전망입니다.
 
12일 PF 정보공개 플랫폼에 따르면 전체 396개 사업장 중 저축은행 사업장은 123개로, 감정평가액 기준 약 4조원 규모에 달합니다. 그 중 32곳은 입찰을 시작하지도 못했고, 22곳은 지난해 입찰 이후 추가 진행이 멈춰선 상태입니다.
 
금융당국이 압박 수위를 높이고는 있지만, 가격 협상이 지연되면서 상반기 내 정리는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앞서 금융당국은 지난달 저축은행업계에 6월까지 부실 PF를 최대한 정리하라는 방침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기한 내 정리되지 않은 부실 PF에 대해서는 현장 점검에 나설 예정이며, 관련 기관과 임직원에 대한 제재를 검토 중입니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정리하려고 노력은 하지만 이번 상반기에 부동산 시장이 좋아질 만한 유인은 없었다"며 "대선이 치러지고 시장이 안정된 이후에나 회복되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실거래가 가시화되진 않지만 지속적으로 가격 협상은 계속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상당수 사업장에서 최초 감정평가액보다 절반에서 3분의1까지 가격을 낮췄는데도 실거래는 좀처럼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부동산 시장 침체로 미래 기대감이 줄어든 데다, 낮아진 가격조차 비싸다는 인식이 작용하면서 매수자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다른 관계자는 "가격을 낮출수록 처분 손실이 발생하고 얼마로 산정되느냐에 따라 손실 규모가 정해진다"며 "서로 원하는 가격 차이가 크게 나면 정리하는 입장에서도 부담스럽다"고 전했습니다. 그는 "가격을 한 번에 확 낮추기보단 시장 상황을 봐가면서 내리기 때문에 정리 속도가 느린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저축은행업계는 부실 PF 정리에 속도를 내기 위해 4차 PF 정상화 펀드를 조성하고, NPL사 설립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저축은행중앙회는 펀드 조성을 6월까지 목표로 하고 있으나, 지난 3차 펀드가 목표액 5000억원에서 2000억원에 그친 만큼 이번 펀드 조성도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또 6월에 NPL사 법인 인가가 나더라도 실제 운영은 9월부터 이뤄지기 때문에 PF 정리에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입니다.
 
4차 정상화 펀드 조성과 NPL사 운영이 실질적으로 하반기에 마무리될 예정이라 상반기 내 PF 정리는 어려울 전망이다. 사진은 서울 강남구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연합뉴스)
 
유영진 기자 ryuyoungjin1532@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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