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탈당 '엇박자'…탈출 못하는 '탄핵 수렁'
김문수, '윤 탈당'에 늑장대응…당 쇄신 골든타임만 놓쳐
2025-05-15 18:14:44 2025-05-15 18:14:44
[뉴스토마토 박주용·차철우 기자] 국민의힘 내부에서 윤석열씨 탈당 문제를 두고 엇박자를 내고 있습니다. 당내 거세지는 윤석열씨 자진 탈당 요구에도 김문수 대선 후보는 "윤석열 전 대통령이 판단할 일"이라며 선을 그었습니다. 김 후보는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확정된 뒤 줄곧 탈당 여부는 '대통령 본인의 판단'이란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데요. 반면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은 윤씨에게 자진 탈당을 권고해 김 후보의 입장과 엇갈렸습니다. 당 안팎에서 윤씨의 탈당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김 후보가 뭉그적거리면서 당 쇄신의 골든타임만 놓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5일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임명장 수여식을 마친 뒤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은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의 모습이다. (사진=연합뉴스)
 
김문수 "탈당은 윤석열 판단"…김용태 "탈당 결단해야"
 
김문수 후보는 16일 오전 프레스센터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윤씨의 자진 탈당을 요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데 대해 "대통령 탈당 문제는 윤석열 전 대통령이 판단할 문제"라며 "제가 '탈당하라. 탈당하지' 이야기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전날 당 안팎에선 윤씨가 '김 후보의 요청에 따라 거취를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는 보도가 나왔는데, 윤씨에게 탈당을 요구할 생각이 없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겁니다.
 
그러나 당 지도부의 투톱 중 한명인 김용태 비대위원장의 입장은 달랐습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윤씨에게 탈당을 권고하며 "최대한 빠른 시일 안에 대통령을 찾아뵙고 말씀드리겠다. 당과 대선 승리를 위해 결단해줄 것을 요청드린다"고 전했습니다. 또 김 위원장은 탈당 권고에도 자진 탈당하지 않을 경우, 윤씨에게 후속 조치가 있을 것임을 경고했습니다.
 
윤씨의 탈당과 관련해 국민의힘의 투톱인 김문수 후보와 김용태 위원장의 입장이 엇갈리고 있는데요. 김 위원장은 김 후보가 윤씨 출당 요구에 동의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자 "제가 비대위원장"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당은 대선을 이기기 위해서 강력한 의지가 있다"며 "대통령께서 먼저 결단해 주셔야 된다"고 윤씨의 탈당 권고에 대한 자신의 뜻을 꺾지 않았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김 후보가 윤씨를 향해 "탈당하지 말고 자리를 지켜달라"는 말을 했다는 보도도 나왔는데요. 이에 대해 김재원 후보 비서실장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의사소통은 있었지만, 탈당 문제는 윤 전 대통령의 판단을 따르고 결정을 존중하겠다고 말씀하신 것 외엔 달리 말이 없었다"며 "탈당을 논의한 적이 없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사실 여부를 떠나 윤씨의 거취 문제를 놓고 당내 혼선이 지속되는 모습입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윤 탈당 이슈 되면 안 되는데"…불안감 커지는 '국힘'
 
대선을 19일 앞둔 이날까지 국민의힘 내부에선 계파를 막론하고 출당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강하게 표출되고 있습니다. 김문수 선대위 핵심 관계자는 이날 <뉴스토마토>와 통화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탈당이 필요하다"며 "이 문제가 (대선을 앞두고) 이슈의 쟁점이 되면 안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윤씨와의 '절연'을 강력히 주장해온 친한(친한동훈)계는 윤씨가 자진 탈당하지 않으면 당에서 출당시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친한계 한 의원은 "일련의 반성이나 자성하는 모습이 있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친한계 일각에선 윤씨의 자진 탈당을 명예스러운 일로 바라보는 시선도 존재합니다.
 
친윤계에선 윤씨 스스로 탈당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옵니다. 친윤계 한 의원은 "(윤 전 대통령이 탈당 여부도)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 알아서 할 일“이라며 김 후보와 비슷한 의견을 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본인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면 하고 필요 없다고 생각하면 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습니다.
 
김문수 후보가 윤씨와의 관계를 정리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선 민심은 여전히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의 독주 체제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날 공표된 <뉴스토마토·미디어토마토> 여론조사 결과(5월12~13일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포인트·무선 ARS 방식)에 따르면, 이재명 후보는 대선 3자 가상대결에서 52.3%의 지지를 받으며 압도적 우위를 보였습니다. 김문수 후보가 35.9%의 지지를 받아 뒤를 이었습니다. 이재명 후보와 김문수 후보의 지지율 격차는 16.4%포인트였습니다.
 
전날 발표된 <뉴스1·한국갤럽> 여론조사 결과(5월12~13일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전화조사원 인터뷰)에서도 3자 대결 결과 이재명 51% 대 김문수 31%로, 두 후보의 격차는 20%포인트였습니다. 직전 조사 대비 김문수 후보의 지지율이 2%포인트 하락하면서 두 후보의 격차가 더욱 벌어졌습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차철우 기자 chamato@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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