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미 필리조선소, 선박 생산 능력 1.5척서 10척으로 확대”
한화, 전문가 50명 파견·1000억 투자
미 조선사 최초 LNG 운반선 만들 듯
미 정부, 2037년까지 최대 448척 발주
연매출 40억달러 목표…“충분히 가능“
2025-05-20 14:46:08 2025-05-20 14:46:08
[뉴스토마토 박창욱 기자] 한화가 미국 현지 필리조선소 선박 건조 역량을 10년 안에 연 1.5척에서 10척으로 확대하고, 미 조선사 중 최초로 고부가가치 선박인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도 만들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를 통해 매출도 현재보다 10배 이상인 40억달러(약 5조6000억원)로 늘리겠다는 청사진을 공개했습니다.
 
미국 필라델피아에 위치한 한화오션 필리조선소 전경. (사진=한화오션 제공)
 
지난 19일 한화그룹은 최근 한국 애널리스트들을 미 필리조선소에 초청한 자리에서 현재 연 1~1.5척 수준인 생산 능력을 2035년까지 8~10척으로 키우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한화그룹은 연 1~1.5척을 생산할 수 있는 4번 독(dock·선박건조장)의 생산량을 연 3~4척으로 늘리기 위한 공정 효율화와 시설 개선 작업에 들어갔다고 전했습니다. 필리조선소는 단지에 있는 5개 독 가운데 4, 5번 독을 사용하고 있는데 현재 5번 독은 안벽(선박 접안 시설)으로만 사용 중입니다. 한화그룹은 5번 독의 조업도 재개해 합산 8~10척 수준으로 키운다는 계획입니다.
 
필리조선소는 1980년대 설비를 구축한 뒤 이렇다 할 투자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한화오션은 전문가 50여 명을 현지에 파견해 생산 효율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업계에선 안벽 확대와 드라이독 보수, 자동화 시스템 도입 등에 1000억원 이상이 투입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또 한화는 현재 1500명인 인력도 2035년에는 3000명으로 늘려 생산성을 높인다는 방침입니다.
 
이같은 로드맵이 완성된다면, 고부가가치 선박인 LNG 운반선 건조도 가능할 것으로 계산하고 있습니다. 아직 미 조선사가 LNG선을 건조한 사례는 없습니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미 정부가 가장 원하는 것 중 하나가 자국에서 LNG운반선 등 고부가 선박을 건조하는 것”이라며 “한화오션의 LNG선 기술력을 활용해 미국에서도 충분히 건조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습니다.
 
미국 내 다른 조선사에 블록을 납품하는 사업에도 진출할 계획입니다. 미국 내 발주 물량이 늘면 미국산 블록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한화오션은 10년 뒤인 2035년까지 필리조선소 매출을 40억달러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이는 지난해 필리조선소 매출(3억6800만달러·약 5102억원)의 10배가 넘는 규모입니다. 한화는 이 목표가 현실적으로 충분히 달성 가능하다는 입장입니다. 그 배경에는 미국의 ‘존스법(Jones Act)’이 있습니다. 이 법은 미국에서 운항하는 상선을 미국에서 건조하고, 미국인이 운영하며, 미국 국적으로 등록하도록 의무화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필리조선소는 지금까지 존스법에 따른 미국 내 발주 물량의 약 50%를 소화해 왔습니다. 한화오션은 생산 능력을 끌어올려 늘어나는 발주 수요를 적극적으로 수주하겠다는 전략입니다.
 
미 정부의 선박 발주 계획도 이를 뒷받침합니다. 한국경제인협회에 따르면, 오는 2037년까지 미국은 상선,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해군 군함 등 최소 403척에서 최대 448척의 선박을 발주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지난달 미 의회는 ‘조선 및 항만 인프라법’을 발의하며, 전략상선단을 250척까지 확대하고, 2047년까지 LNG 수출 화물의 15%를 미국에서 건조한 선박으로 운송하도록 규정했습니다. 또 지난 2월 미 해군은 향후 30년간 총 364척의 군함을 건조하거나 퇴역시킬 계획을 밝혔으며, 트럼프 대통령 역시 올해 1월 해안경비대용 쇄빙선 40척 발주 계획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최광식 다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미국 내 신조선가가 한국보다 3배 이상 높다”며 “한국보다 1.5배 높은 인건비와 낮은 생산성을 감안하더라도 충분히 수익을 낼 수 있는 여건”이라고 말했습니다.
 
박창욱 기자 pbtkd@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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