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토론)"내란세력 심판" 대 "사기꾼 퇴치"
치열해진 네거티브 공방…정책 선명성 실종
2025-05-25 17:49:04 2025-05-25 17:49:04
[뉴스토마토 이진하 기자] 제21대 대통령 선거 후보들이 지난 2차 토론회에서 상대 후보를 향해 '사기꾼'이란 지칭을 써가며 치열한 신경전을 벌였습니다. 대선 투표일이 다가오면서 후보들은 지난 1차 TV 토론 때보다 훨씬 거친 네거티브 공방을 주고받았습니다. 이들은 '건강보험'부터 '원전'과 '기후위기' 등 정책을 놓고 엇갈린 의견으로 사사건건 대립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마지막 토론회는 사전투표(29~30일) 이틀 전인 27일 열립니다.
 
23일 서울 영등포구 KBS본관 스튜디오에서 열린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제21대 대통령선거 2차 후보자 토론회 시작에 앞서 각 정당 대선후보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김문수 국민의힘, 권영국 민주노동당,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후보. (사진=뉴시스)
 
현안보다 네거티브…'부정선거'부터 '갑질'까지
 
지난 23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주관한 두 번째 TV토론회는 '사회' 분야가 주제였습니다. 첫 번째 주제 토론은 '사회 갈등 극복과 통합 방안'이었는데요.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와 권영국 민주노동당 대선 후보는 내란 세력 심판을 주장했고,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거짓말과 부패 척결을 강조했습니다. 여기에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는 낡은 세대교체를 주장하며 상대 후보를 향한 공세를 펼쳤습니다. 
 
먼저 김 후보는 이재명 후보를 겨냥하며 "기본적인 인륜을 다 무너뜨린 분이 대통령이 되겠다고 해 일각에서 걱정이 많다"며 "성남시장으로서 형님을 정신병원에 강제 입원시키려고 하다가 그 일로 형수에게 욕을 하고 다투고 이런 것 아니냐"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이재명 후보는 "그 점은 제가 사과 말씀을 다시 드린다. 우리 집안의 내밀한 사적 문제"라고 일축했습니다. 
 
김 후보의 발언은 차명진·김웅 전 의원이 앞서 주장했던 내용인데요. 차 전 의원의 경우 지난 2015년 법적 처벌을 받은 바 있습니다. 현재 김 전 의원은 같은 사안으로 법적 조치가 진행 중입니다. 여기에 이재명 후보도 김 후보를 향해 "굳이 따지자면 본인은 갑질을 하지 않았나"라며 과거 경기도지사 시절에 소방관에게 전화해 관등성명을 요구했던 일을 언급했습니다. 
 
이어 이재명 후보는 김 후보를 겨냥하며 "내란 우두머리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해 계속 비호하는 입장을 가지고 있는데 단절할 생각이 없나"라고 물었고, 이어 전광훈씨와 같은 극구 세력과 단절에 대한 입장을 물었습니다. 그러자 김 후보는 "민주당이 바로 통진당의 후예, 진보당에 국회 의석을 내주지 않았는가. 그 사람들이 하는 건 완전 북한을 옹호하는 것"이라고 대응했습니다. 
 
권 후보 역시 김 후보를 향해 "아직도 부정선거 망령에 벗어나지 못하는 윤석열 극우 내란 세력, 진실을 망상으로 덮어버리려는 음모, 이것부터 척결하는 게 사회통합의 시작"이라고 일갈했습니다. 그러자 김 후보는 "부정선거가 있다. 그래서 우리나라의 선거 관리가 부실하다. 특히 사전투표 제도는 많은 문제를 가지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자 이준석 후보는 이재명 후보를 향해 "사실 이것에 동조해 부정선거에 관한 내용을 공유한 바 있지 않나"라고 지적했습니다. 즉각 이재명 후보는 "제가 과거 말씀드렸던 것은 국정원이 댓글 조작을 통해 국민 여론을 조작했기 때문에 그런 측면에서 부정선거라 한 거지 '투개표를 조작했다'는 차원의 윤석열이나 김 후보가 생각하는 그런 부정선거는 아니다"고 일축했습니다. 
 
논란이 된 이재명 후보의 발언은 국가기관의 선거 개입과 개표 부정을 원천 차단해야 한다는 2017년 1월 7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글입니다. 당시 최순실씨가 국정원 댓글 사건 수습에 개입한 정황이 언론에 보도된 시기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밖에도 이재명 후보는 이준석 후보를 향해 국민의힘과 '단일화'를 놓고 불법 거래를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고, 이준석 후보는 "단일화에 관심이 없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건강보험부터 원전·기후위기 등 정책 놓고 논쟁
 
사회 관련 정책을 놓고 각 후보마다 엇갈린 의견으로 논쟁했습니다. 의료 개혁 방안에 대해선 김 후보가 "의료정책은 항상 현장 중심으로 원점에서 전면 재검토해 완전히 새롭게 출발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미래 의료 위원회'를 취임 즉시 구성해 대화의 창구를 만들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재명 후보는 "공공의료, 필수 의료, 지역의료를 살리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했습니다. 
 
이준석 후보는 윤석열 정부를 비판하면서도 이재명 후보의 의료 정책을 지적했는데요. 그는 "이 후보께서 간병비를 국민건강보험 보장 대상에 포함하겠다고 했는데, 건강보험료가 오르는 것으로 간병비가 연 15조원까지 이른다는 분석이 나온다"며 "15조원 정도의 추가 간병비 혜택이 들어가면 재원 마련은 어떻게 할 생각인가"라고 지적했습니다. 
 
이 후보는 "의료 재정이 허용되는 범위 내에서 간호와 간병을 복합적으로 지원하는 게 필요하다"며 "대상자와 질병, 재정 여건에 따라 확대해 갈 필요가 있다. 건강보험 재정 지출 중 '의료쇼핑'이라 불리는 과잉 진료 부분을 조정하면 상당한 재정 절감이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습니다. 여기에 이준석 후보는 "그렇게 줄일 수 있는 게 2~3조원이고, 그것 말고 현실적인 재정 대책이 있나. 15조원 하신다면서요"라고 재차 물었습니다. 
 
이재명 후보는 "이준석 후보의 특성이 그런 것 같은데 상대가 하지도 않은 말을 한 것처럼 전제한다"며 "15조원은 본인이 방금 주장한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일부를 절감하고 필요한, 가능한 범위 내에서 하겠다고 말씀을 드렸는데 15조원을 어떻게 마련하겠는가라고 물으면 안 된다"고 답했습니다. 
 
연금 개혁 방안에 대한 논의도 나왔는데요. 김 후보는 "청년들의 반발이 크다. 2차 구조개혁에 즉시 착수할 것"이라며 "청년들을 대표자로 포함해 의견을 최대한 수렴해 대개혁을 해내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재명 후보는 "18년 만에 겨우 모수개혁을 했으나, 앞으로 구조개혁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밖에 재생에너지 확대와 원전, 기후 위기에 대한 언급도 있었는데요. 김 후보와 이준석 후보는 원자력이 안전하다며, 원전 확대를 주장했습니다. 김 후보는 "원전은 위험하지만 가장 안전한 에너지. '판도라'와 같은 공상과학 영화를 보고 원전을 위험하다 말한다"고 했습니다. 이준석 후보는 "이념에 경도돼 원전에 대해 오해하고 있는 걸 국민들이 다 알 것"이라며 "경제성 떨어지는 풍력과 태양광을 선택하겠다는 것은 산업에 대한 이해가 없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동안 이재명 후보는 재생에너지의 중요성을 꾸준히 강조해 왔는데요. 이날도 같은 기조의 발언을 하며 "원전은 처리 후 폐기물이 위험하다. 일본에서도 원전이 폭발했고, 한반도에 피해를 입힌 게 현실이며, 체르노빌도 마찬가지다"고 말했습니다. 여기에 권 후보는 "재생에너지의 50%는 공공에서 운영해야 한다"며 이 발언에 이재명 후보의 의견을 물었는데요. 그는 "비율은 논의해야 하나, 최소 30%는 해당 지역 주민에게 사업권을 줘야 한다"고 답했습니다. 
 
이진하 기자 jh3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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