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위 뺏긴 신한카드, 직원 줄이고 연체 독촉 강화
2025-06-12 17:01:58 2025-06-13 08:16:13
 
[뉴스토마토 유영진 기자] 신한카드가 삼성카드(029780)에 업계 1위 자리를 내준 이후, 박창훈 신한카드 사장은 인력 감축과 조직 개편을 통해 순이익 방어에 나섰습니다. 또한 신한카드는 최근 연체율이 오름세를 보이자 추심 강화와 카드 한도 축소 등으로 건전성 관리를 하면서,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불편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1위 뺏기자 구조조정 칼날
 
12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한카드는 지난해 당기순이익 5621억원을 기록하며 10년 만에 삼성카드(6612억원)에게 1위 자리를 내줬습니다. 지난 1분기에도 당기순이익 1357억원으로 전년동기(1906억원)대비 26.7% 감소하며 업계 2위에 머물렀습니다.
 
신한카드는 조달비용과 대손비용 상승으로 실적 부진이 이어지자 인력 효율화를 통해 수익성 방어에 나섰습니다. 박 사장은 올해 1월 취임 직후 '비움과 채움'이라는 기조 아래 전략적 구조 개편을 예고했습니다. 이에 박 사장은 최근 희망퇴직과 대규모 조직 개편 등으로 전방위적인 몸집 줄이기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신한카드는 오는 16일 조직개편 및 인사이동에 단위조직 일부를 통폐합하는 '대부제' 도입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재 4그룹 20본부 81팀 체제에서 부장, 부부장급 관리자를 대폭 줄이고 실무 인력을 늘려 생산성을 끌어올리려는 심산입니다. 이 개편이 이뤄지면 30%가량 팀장 자리가 줄어들 것으로 보입니다. 내부에서는 팀장에서 해임된 '면팀장'이 사실상 희망퇴직 대상자로 간주되고 있어, 구조조정 압박이 커지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이번 구조조정 배경에는 삼성카드 대비 낮은 인력 효율성이 꼽힙니다. 신한카드가 지난해 지출한 보수총액은 3468억원으로 삼성카드(3011억원)에 비해 457억원 많았습니다. 신한카드 직원 수도 지난해 말 기준 2443명으로 삼성카드(1763명)에 비해 약 700명 많은 상황입니다. 하지만 1인당 생산성은 신한카드 2억1700만원, 삼성카드 3억2600만원으로 고비용 인력구조 문제가 불거지자 조직 개편을 통해 인력 구조 효율화에 나선 셈입니다. 
 
신한카드 노동조합은 이번 인력 효율화 조치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업계 1위였던 시절에도 신한카드는 삼성카드보다 더 많은 인력을 운영해왔다는 점에서 인력 감축이 실적 부진의 해법이 아니라는 입장입니다. 또한 카드사는 일반적으로 2~3년 주기로 희망퇴직을 실시하지만, 신한카드는 지난해에 이어 오는 19일 희망퇴직을 다시 한 번 예고해 이례적인 사례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신한카드 노조 관계자는 "실적이 좋을 때는 아무 말이 없다가 1위를 놓치자마자 구조조정이라는 극단적 선택을 한다"며 "현재 인력은 업계 1위를 하던 시절과 다르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과도한 조직 개편은 없을 거라고 확언해왔지만 말을 바꿔 대규모 조직 개편과 인사 이동을 추진하고 있다"며 "임직원의 잘못이 아님에도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신한카드 사측은 신한카드 노조 입장에 대해 어떤 입장도 밝히지 않았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추심 강화·한도 축소로 건전성 관리
 
신한카드 연체율은 지난 1분기 1.80%로 2021년 1.05%에서 0.75%p 늘었습니다. 같은 기간 고정이하 여신비율은 0.87%에서 1.39%로 0.52%p 증가했습니다. 신한카드는 최근 연체율이 오름세를 보이자 추심 전화 빈도를 높여 연체율 관리에 본격적으로 나섰습니다. 특히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신한카드 추심 전화가 원래도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었는데, 최근 들어 그 강도가 더 세졌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습니다.
 
실제로 30대 A씨는 카드 대금 납부일 다음 날 아침, 연체 안내 문자를 두 차례 받은 뒤 결제 통장에 입금을 했습니다. 그러나 불과 몇 분 뒤 신한카드로부터 다시 연체 안내 전화를 받았고, A씨는 독촉이 지나치다고 느껴 즉시결제 기능으로 대금을 납부했습니다. 이후 자동 결제까지 중복으로 이뤄지면서 이중결제가 발생했고 A씨는 불편을 겪었습니다. 그는 "신한카드를 오래 써왔고 대금을 안 낼 생각도 없었는데, 하루 연체에 이렇게까지 독촉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문자는 자동적인 절차고, 전화는 추심 담당자가 배정받으면 진행되는데 그 간격이 공교롭게 짧았던 것 같다"며 "연체 추심 방식은 개인채무자보호법이나 가이드라인에 맞춰 합법적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신한카드는 문자나 유선전화로 추심 부담을 덜어드리려고 한다"며 "방문 추심을 하는 타 카드사 대비 추심 강도가 강한 수준은 아닐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또한 정상적으로 사용해오던 카드의 이용한도가 예고 없이 줄어드는 사례도 이어지고 있어 소비자 불만이 커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카드 한도는 일반적으로 연체가 발생하거나 대출을 받아 신용점수가 낮아지면 줄어드는 구조입니다. 하지만 카드사가 연체율을 관리할 때 한도를 낮춰 관리하기도 합니다. 신한카드 뿐만 아니라 다수 카드사가 카드 한도를 낮춰 연체율 관리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 소비자는 "하루 아침에 기존 한도 금액에 10%를 넘게 줄여놨다"며 "문자로 통보받아서 한도가 왜 내려갔는지 납득이 안 된다"고 얘기했습니다. 다른 소비자도 "회사가 잘 나갈 땐 한도를 계속 늘려주다가 회사가 어려워지니 '묻지마 하향'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신한카드가 삼성카드에게 업계 1위를 빼앗기자 몸집을 줄여 수익성을 방어할 계획이다. 또한 추심 강화와 카드 한도 하향으로 소비자 불편을 초래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은 신한카드 본사 입구 모습.(사진=뉴스토마토)
 
유영진 기자 ryuyoungjin1532@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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