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대우건설 격돌…개포우성7차 수주전 격화
대우 "올인 전략"·삼성 "브랜드 파워"…조합원들 고심
2025-06-27 14:34:26 2025-06-27 17:10:35
 
[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서울 강남 개포동 개포우성7차 재건축 시공권을 얻기 위해 삼성물산과 대우건설이 치열한 수주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반포주공1단지 3주구 수주전 이후 5년 만에 재대결로, 양사 모두 해외 설계사와 협력, 파격적인 금융 조건 등을 내세우며 조합원들 표심 잡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조합은 디자인이나 브랜드 가치뿐 아니라 생활밀착형 설비 차별화를 중요한 고려 요소로 꼽았습니다.
 
2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개포우성7차는 지난 19일 입찰 마감 후 조만간 주민공람 절차를 앞두고 있습니다. 조합은 전일 입찰 제안서 비교표와 입찰지침서를 공개했으며, 조합장에는 건설사 선택을 문의하는 조합원들의 전화가 빗발치고 있습니다. 
 
마종혁 개포우성7차 조합장은 "일반적으로 시공사에서는 디자인이나 조경 차별화를 이야기하고 있지만 조합원들이 실제 체감할 수 있는 세부적인 품질과 수준 향상이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층간 소음과 화장실 악취 차단, 창호·중문 두께, 지하 주차장 바닥 공사 등 전체 품질을 높이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조합원들은 양사가 내 건 제안을 꼼꼼히 비교하며 선택을 고심하고 있는데요. 한 조합원은 "대우건설은 다른 현장을 포기하고 개포우성7차에 올인하겠다고 하면서 금리 조건이나 설비가 조합에서 요구하는 수준을 따라오고 있다"면서 "반면 삼성물산은 세부 요구에 대한 대응력은 다소 아쉽지만 브랜드 파워와 자금력에서 강점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우선 금융 조건을 보면 삼성물산은 이주비 대여한도를 주택담보대출비율(LTV) 150%, 대우건설은 LTV 100%까지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서울 조정대상지역에서 무주택자가 부동산을 매입할 때 LTV가 최대 50% 적용되지만 정비사업에서는 LTV를 초과하는 추가이주비 대출이 예외적으로 허용되면서 각 건설사가 자산가치를 웃도는 파격적인 제안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대우건설은 CD(양도성예금증서) 금리+0.00%로 현재까지 정비사업장에서 볼 수 없는 최저 금리를 제시했습니다. 
 
대우건설은 최근 다수의 정비사업장에서 공사비 인상과 공기 지연 등의 리스크를 막기 위해 공사 중단 없는 100% 책임준공확약서를 제출했습니다. 실착공까지의 인플레이션으로 발생하는 공사비 인상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물가상승 18개월 유예’ 조건도 제시했습니다. 
 
래미안 루미원 단지 정면 업샷 이미지. (사진=삼성물산)
 
설계에서는 양사 모두 해외 유명 거장들을 앞세워 개포 지역 최고급 주거단지 조성을 목표로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삼성물산은 글로벌 디자인 그룹 '아르카디스'와 협업해 '빛의 관문'을 형상화한 혁신적 외관 디자인을 제시했습니다. 기존 조합 원안의 14개 동·3열 배치를 10개 동·2열로 변경해 약 3000여평 대규모 중앙광장을 확보하고, 가구당 12.5㎡(3.8평) 규모의 개포 지구 내 최대 커뮤니티시설을 조성한다는 계획입니다. 단지명은 '래미안 루미원'으로 제안했습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해외설계사와의 협업은 기존의 천편일률적 아파트가 아닌 주변과 대비되는 아이코닉한 외관과 단지를 조성해 하나의 랜드마크를 구현하기 위한 전략"이라면서 "미래 가치 상승을 끌어올리는 중요 요소로 조합원들의 관심과 니즈가 높다"고 말했습니다. 
 
(자료=대우건설)
 
대우건설은 프랑스 건축 거장 장 미셸 빌모트를 총괄 디렉터로하고 독일 구조 엔지니어링 전문가 그룹 '볼링거 앤 그로만'을 구조 설계에 투입했습니다. 빌모트는 서울 종로구 평창동 가나아트센터, 인천국제공항 등을 유명 건축물 프로젝트에 참여해 국내서도 잘 알려진 건축가입니다. 단지명은 새롭게 리뉴얼된 '써밋' 프랜드를 적용해 '써밋 프라니티'로 정했습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외관뿐만 아니라 아파트 내 입주민이 사용하는 실내·실외·커뮤니티 등 모든 공간을 고려한 결과물을 제안서에 담았다"면서 "조합원분들이 가장 원하는 신속한 사업 진행과 관련해서는 책임준공확약서를 통해 무조건 준공하겠다는 신뢰와 약속을 보여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습니다.  
 
재건축 기대감으로 집주인들은 호가를 높이고 있는데요. 인근 공인 중개업소 관계자는 "실거래가 신고 전인데 최근 전용 84㎡가 29억7000만원에 거래된 것으로 알고 있고, 현재는 30억~33억원에 호가가 형성돼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작년 말에는 24억원이면 팔아달라고 했지만 요즘에는 계속 오를 것이란 기대감에 갈아타기 수요 등을 제외하고는 쉽게 매물을 내놓지 않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개포우성7차 아파트는 서울 강남구 개포로 110길 15번지에 4만 8984㎡ 규모로 공동주택 1122가구 및 부대복리시설을 조성하는 재건축 사업입니다. 지하 5층~지상 35층 규모로 공급될 예정이다. 공사비 예정 금액은 6778억5300만원으로 추정되며, 8월23일 조합원 총회를 열고 시공사를 선정할 예정입니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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