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네이버(
NAVER(035420))와
카카오(035720)의 신규 채용 추세가 엇갈렸습니다. 네이버는 3년 만에 신규 채용이 증가로 돌아섰지만, 카카오는 3년째 감소했습니다. 네이버가 지난해 인공지능(AI) 중심 신사업 채비를 갖추는 사이 카카오는 정신아 대표 체제를 출범하며 AI 조직 개편에 집중한 영향입니다. 카카오의 경우 특히 지난해 7월 김범수 창업자 구속 이슈로 그룹 전반 분위기가 뒤숭숭해지면서 신규 채용 확대 여력이 적었을 것이란 분석도 나옵니다.
네이버와 카카오가 최근 각각 펴낸 2024 환경·사회·지배구조(ESG)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네이버의 신규 채용은 전년 대비 11.6% 늘어난 반면 카카오는 30% 감소했습니다.
2021년 838명을 신규 채용했던 네이버는 2022년 599명, 2023년 231명으로 2년째 감소하다 지난해 2024 258명으로 채용 증가로 전환했습니다. 같은 기간 카카오 채용 인력은 2021년 994명에서 2022년 870명, 2023년 452명, 2024년 314명으로 집계됐습니다.
네이버 카카오 신규 채용 추이.(자료=각사 ESG보고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언택트(비대면)가 대세로 자리 잡으며 유례없는 호황을 누렸던 네이버와 카카오는 2021년 800~900명의 신규 채용을 진행했지만, 엔데믹 시대로 접어들며 채용 규모 줄이기에 나섰습니다. 이후 양사 모두 신규 사업 중심으로 인력을 채용하는 보수적 채용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데요. 결과적으로 신규 사업을 적극 확장해 온 네이버는 채용이 늘어났지만, 내부 불확실성이 컸던 카카오의 채용은 여전히 주춤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카카오는 일부 자회사 매각과 보수적인 채용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고 실적 발표에서도 언급한 바 있는데요. 카카오 관계자는 "조직과 사업 상황에 따라 필요한 직무에 대해서는 수시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네이버와 카카오 사옥 전경 (사진=뉴스토마토)
네이버는 AI 기술을 핵심 서비스에 전면 도입을 추진해 왔고, 올해부터 쇼핑, 검색, 뉴스, 웹툰 등에 AI 기술 통합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초거대 AI 모델 하이퍼클로바X를 앞세워 모로코, 태국, 사우디아라비아 등 글로벌 기업간거래(B2B) 시장 확대도 나서고 있습니다. 카카오 역시 지난해 3월 정신아 체제로 전환된 이후 AI 사업을 지속하고 있지만 아직 베타 서비스에 그치고 있습니다. 1분기 카카오톡 채널 형태로 AI 메이트 쇼핑 베타 서비스를 시작했고, 지난달에는 대화형 AI 서비스 카나나 베타 버전을 공개했습니다. 미래사업 속도가 다소 더뎌진 이유와 관련해선 주요 의사결정에 일정 역할을 해야 할 김범수 창업자가 현재 활동반경에 다소 제한받고 있는 점이 거론되기도 합니다. 김 창업자는 구속기소 후 100일 만에 풀려나긴 했지만, 불구속 상태로 1심 재판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건강상의 이유로 경영 일선에서는 물러난 상태입니다.
공교롭게도 같은 시기 기존 직원들의 이직 추세 역시 양사가 대비를 이루고 있습니다. 네이버의 지난해 이직자는 6년만에 감소세를 나타낸 반면, 카카오의 이직은 다시 증가로 돌아섰습니다. 네이버의 이직자는 6년만에 100명 밑으로 내려왔습니다. 개발자 모시기 열풍 속에 이직자가 한때 연간 200명을 넘었지만, 2023년 108명, 2024년 96명으로 점차 낮아졌습니다. 이직자가 100명 밑으로 떨어진 것은 2018년(99명) 이후 처음입니다. 반면 카카오의 이직자 수는 다시 늘어났는데요. 2022년 373명에서 2023년 208명으로 낮아졌지만, 지난해에는 다시 225명으로 늘어났습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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