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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이재혁 기자] 세포유전자치료제 개발전문 기업
큐로셀(372320)이 자본잠식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자산재평가를 통한 자본 확충에 나섰다. 큐로셀은 매년 300억원이 넘는 당기순손실이 발생하고 있고, 1분기 말 현재 자본총계가 228억원 수준에 불과하다. 올해 자본 확충이 이뤄지지 않으면 곧 바로 완전 자본잠식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다만, 이번 재평가 결과 자본은 180억원가량 늘어나지만, 자산재평가는 실질적인 현금 유입이 없다. 이에 보유 현금성 자산 규모와 맞먹는 규모의 차입금을 1년 내 상환해야 하는 회사가 추가적인 자금조달을 추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사진=큐로셀)
본사 토지·건물 자산재평가…자본 확충 성공 시 자본잠식 우려 해소 전망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큐로셀은 최근 대전 유성구 구룡동 817-2에 위치한 본사 토지 및 건물에 대한 자산재평가를 실시했다. 재평가 기준일은 6월30일이며, 평가기관은 가람감정평가법인이다. 사측은 자산재평가 목적으로 K-IFRS(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에 의거해 자산의 실질가치 반영과 함께 자산 및 자본 증대효과를 통한 재무구조 개선을 명시한 바 있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재평가 대상 토지와 건물의 장부가액은 278억원이다. 이날 공시된 재평가 결과에 따르면 토지가 132억원, 건물가 374억원 등 총 506억원으로 재평가됨에 따라 재평가차액은 228억원이다. 이로써 기타포괄손익누계액(재평가잉여금) 발생으로 인한 자본확충 효과가 기대된다. 자본은 180억원 가량이 늘어날 예정이며, 이는 외부회계감사 결과에 따라 변경될 수 있다.
세포유전자치료제 개발전문 기업 큐로셀은 국내 최초로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차세대 CAR-T 치료제 임상시험 승인을 획득한 'CD19 CAR-T(안발셀, 제품명: 림카토)'를 비롯한 여러 신약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다만 아직까지 임상시험과 연구개발을 지속하고 있으며 주 수익원은 없는 상태다.
이에 감사보고서가 공개된 2020년 이후로 연간 매출액은 5년째 0원인 반면 연구개발비 지출에 따른 적자가 지속되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연구개발비용 합계 330억원을 비롯한 판매비와관리비가 366억원으로 집계됐고, 당기순손실 규모는 382억원에 달했다.
영업적자가 이어지면서 결손금은 1분기 말까지 2061억원이 누적된 상태이며, 이로 인해 순손실 규모는 그대로 자본총계를 감소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해왔다. 2023년 말 기준 591억원이던 자본총계는 2024년도 당기순손실만큼 그대로 차감되며 295억원으로 감소했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큐로셀의 자본금은 71억원으로 집계된다. 향후 추가적인 자본의 변동 내역 없고, 예년과 같은 수준의 당기순손실 기록할 경우, 자본총계가 자본금을 하회하는 부분자본잠식에 돌입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실제로 올해 1분기 말 기준 재무제표를 살펴보면, 회사의 자본총계는 지난해 말 294억원에서 66억원 감소한 228억원으로 집계됐고, 이는 당분기 당기순손실 68억원과 비슷한 수치다.
이에 이번 자산재평가는 자본잠식 방어를 위한 선제적 자본확충 조치로도 풀이된다. 자본총계를 늘림으로써 자본잠식 우려를 떨쳐냄과 동시에 지난해 말 129.8%까지 치솟은 자기자본대비 법인세비용차감전순손실 비율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아직 자본잠식 이외의 관리종목 지정을 우려할만한 시점은 아니다. 큐로셀은 기술성장기업으로 2023년 11월 코스닥에 입성해 매출액 기준에 따른 요건은 2028년까지, 자기자본 대비 법인세비용차감전순손실 비율 요건은 2026년까지 적용이 유예된다.
큐로셀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를 통해 "당사는 직접 생산·판매를 목표로 하는 사업모델인 관계로 글로벌 수준의 첨단 상업용 GMP 구축을 완료해 식약처 허가를 앞두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상당한 규모의 자산이 확보된 반면 현금흐름과 무관한 감가상각비 또한 크게 증가해 회계상 비용증가로 당기순손실이 커보이는 효과가 있다. 회계상 감가상각비는 GMP 설비 및 생산용 기계장치의 실제 내구년수를 반영치 못하기도 하고, 내구년수가 짧아 초기에 집중적으로 상각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에 자산재평가를 통해 실질 가치를 반영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재평가를 통해 자본이 증가한다면 재무안전성 지표들이 좋아져 여러 이점이 있으며, 특히 바이오텍이 연구개발을 가속화 하는데 도움이 되는 국가지원 사업 등의 참여도 수월할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고 덧붙였다.
자산재평가 현금 유입 없어…차입금 상환 부담 여전
다만 이번 자산재평가 결과로 인해 자본이 늘어나더라도, 실질적인 현금 유입 없이 지표 개선 효과만 발생하는 만큼 큐로셀이 향후 추가적인 운영자금 조달을 시도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1분기 말 기준 현금및현금성자산 44억원, 기타유동금융자산 325억원 등 현금성 자산 규모는 369억원으로, 1년 내 상환해야 할 차입금 규모는 352억원(단기차입금 8억원+유동성장기차입금 334억원)을 조금 웃도는 규모다. 영업활동에 수백억원의 비용이 발생하는 반면, 벌어들이는 현금은 없는 상황에서 보유 현금 대부분이 채무상환에 투입될 경우 운영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큐로셀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연초 CB 발행을 통해 확보한 자금을 지난달에서야 사용하기 시작해 추가적인 자금조달 계획은 없다"며 "또한 올해 진행중이거나 곧 시작될 후속 임상 파이프라인은 대규모 자금이 필요치 않은 1상 단계이고, 곧 2상이 계획된 파이프라인도 초기에는 자금이 크게 소요되지 않아 적은 비용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실질적인 재무 개선 요인으로 기대를 걸어볼만한 부분은 '안발셀'의 상용화가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점이다. 큐로셀은 지난해 12월 안발셀의 국내 품목허가를 신청, 올해 하반기 내 허가 및 출시를 기대하고 있다.
기업공개(IPO) 당시 큐로셀은 투자설명서에서 안발셀의 허가 예상 시점을 2025년으로 제시하고, 같은 해 144억원의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한 바 있다. 이후 2026년에는 1141억원의 매출과 함께 흑자전환, 2027년에는 1500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됐다. 사측의 예측대로 흑자전환에 성공할 경우 추가적인 자본총계 감소 요인 하나를 제거하게 된다.
이재혁 기자 gur9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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