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산업협회장에 샘표 대표 유력…'간장표시제'도 수면 위로
박진선 샘표식품 대표, 이달 말 추대 유력
박 대표 당선, 혼합간장 다루는 업체에 유리하게 작용할 가능성
샘표 측 "식품업계 전반 현안 다루는 자리…억측 불과"
2025-07-15 15:38:49 2025-07-15 20:31:47
 
[뉴스토마토 김충범 기자] 국내 식품업계 최대 단체인 한국식품산업협회장에 박진선 샘표식품 대표가 추대될 것으로 유력시되는 가운데, 업계의 현안 중 하나인 '간장표시제'도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샘표가 산분해간장 등의 제품을 주력으로 다루는 기업인만큼, 박 대표의 추대가 간장표시제도에 직·간접적으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간장업계를 중심으로 제기되는 상황인데요. 이에 대해 샘표 측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입장입니다.
 
우여곡절 끝, 박진선 샘표 대표 추대 유력
 
15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한국식품산업협회는 23대 협회장 후보자 접수를 이날 오후 5시에 마감합니다. 현재까지는 박진선 샘표식품 대표가 후보자 등록 신청을 마친 상태로 알려졌습니다.
 
지난 1969년 창립된 한국식품산업협회는 190여개 기업이 가입한 우리나라 식품업계의 최대 단체입니다. 협회 정회원사의 대표자들 중 식품산업 경험이 있어야만 후보자가 될 수 있습니다. 협회장은 비상근직이며 임기는 3년이고, 1회 연임이 가능합니다.
 
협회장은 협회 대표로서 회원사 간 조정 역할 및 대외 활동을 담당하게 됩니다. 무엇보다 우리 식품산업은 최근 'K-푸드'를 토대로 한 글로벌 시장에서의 드라이브 강화, 세계 원자재 가격 변동 및 가공식품 가격 조정에 따른 물가 연동 문제 등 다양한 과제를 안고 있는데요.
 
이번에 당선되는 협회장은 이 같은 문제들을 효율적으로 해결하는 것은 물론, 식품업계와 정부의 가교 역할까지 담당해야 한다는 점에서 그 무게감이 과거 대비 남다르다는 평가가 나오는 실정입니다.
 
사실 이번 협회장 선출과 관련해서는 우여곡절이 많았습니다. 협회는 이효율 현 협회장(풀무원 이사회 의장) 임기 만료로 지난 2월 정기 총회에서 새 협회장을 선출할 예정이었지만, 이후 후보로 나선 박 대표와 황종현 SPC삼립 대표 중 후보를 한 명으로 좁히지 못하며 난항을 겪어왔습니다.
 
이후 5월 황 대표가 출마를 포기하면서 박 대표가 차기 회장이 될 것으로 보였지만, 협회가 지난달 초 협회장 선출을 위한 정관을 개정하면서 다시 잡음이 불거졌는데요. 하지만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절차상 문제를 이유로 정관 변경 요청건을 승인하지 않았고, 협회장 선출 방식은 다시 기존 규정대로 회귀하면서 후보자 모집이 이뤄지게 됐습니다.
 
현재로선 박 대표가 무난히 차기 협회장으로 선출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는데요. 협회는 이달 말 임시 총회를 열고 차기 협회장 선출을 확정합니다. 단일 후보일 경우 과반 찬성을 얻으면 선출됩니다.
 
간장표시제도 수면 위로…간장업계 및 업체 대립 팽팽
 
박진선 대표의 한국식품산업협회장 선출이 유력해지면서 간장표시제도 수면 위로 떠오르는 실정입니다.
 
산분해간장 제품을 토대로 사업을 전개하는 샘표식품의 특성상, 박 대표의 선출이 향후 간장류에 대한 원재료·제조 방식 표기 의무화 논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논리가 제기되는데요.
 
간장은 제조 방식에 따라 재래식간장, 양조간장, 산분해간장, 혼합간장 등으로 분류됩니다. 재래식간장과 양조간장은 발효 방식으로 만들지만, 산분해간장은 탈지대두 분해 및 탄산수소나트륨 중화 과정을 거쳐 각종 조미료·색소 등을 첨부해 제조합니다. 또 혼합간장은 양조간장에서 산분해간장을 섞어 만든 제품인데요. 시중에서는 판매되는 간장의 경우 산분해간장과 혼합간장의 비중이 가장 높습니다.
 
간장협회를 비롯한 전통 장류 관련 단체들은 발효하지 않은 제품을 간장으로 분류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입장입니다. 특히 박 대표 당선이 향후 혼합간장을 다루는 업체에 유리하게 작용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힘든 것으로도 판단하고 있는데요.
 
이에 간장협회 측은 발효를 거치지 않은 산분해간장 및 혼합간장은 장류로 분류하면 안 된다는 입장을 공식 제출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아울러 "박진선 대표의 정책적 영향력이 간장 분류 및 기준 설정 과정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식품업계는 산분해 기술 자체가 현대 식품 공정에서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기술이고, 제조 과정에서도 비용과 시간을 절감할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사실 산분해 공법은 100년 이상 전 세계적으로 통용됐던 식품 제조 기술"이라며 "단백질을 유효적절하게 분해하는 공법이고, 업체들 역시 엄격한 기준 아래 관리하고 있다. 산분해라는 어감이 주는 부정적 인식 개선도 필요하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샘표 관계자는 "식품산업협회장은 식품업계와 소통을 통해 현안 및 문제 해결에 대해 아우르고 논의하기 위한 자리다. 일부 현안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 회원사들의 크고 작은 이익과 이슈를 위해 노력하는 것이 주된 역할"이라며 "일부 협회에서 제기하는 간장표시제 등과 관련된 우려는 발생할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 간장 매대에 샘표 제품들이 진열돼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김충범 기자 acechu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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