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진하 기자] 여야가 13일 기획재정위원회(기재위) 국정감사에서 한·미 관세 협상을 둘러싸고 공방을 벌였습니다. 여당인 민주당은 "국익을 지키는 차원에서 잘 버티고 있다"고 두둔했습니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합의문조차 없이 잘된 협상이라며 '자화자찬'하고 있다"며 "엉터리 외교로 기업들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열린 기재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날 국민의힘 의원들은 정부가 공개하고 있지 않은 한·미 협상 합의문에 대해 추궁했습니다. 박수영 의원은 정부가 미국에 보낸 업무협약(MOU) 자료 제출을 요구했는데요. 그는 "한·미 관세 협상이 완전 폭망 상태로 가고 있는데, 언제까지 자료를 안 줄 것인가"라고 지적했습니다.
같은 당 최은석 의원도 "합의문조차 필요 없이 잘된 협상이라고 자화자찬하더니 엉터리 통상 외교로 고율 관세를 고스란히 떠안은 채 우리 기업들이 생존을 위한 악전고투를 벌이는 상황"이라며 "또 대외 신원도 추락으로 환율이 폭등했다. 경기를 살린다면 소비쿠폰을 찍어 내고 국채를 남발하나 결과는 물가 폭등, 미래세대의 빚더미만 안긴 셈"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반면 김영환 민주당 의원은 관세 협상과 관련해 "외신들이 오히려 정확히 보고 있다"며 "'한국이 지금 잘하고 있다. 잘 버티고 있다. 국익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게 외신들의 평가"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과도한 비평과 평가절하는 오히려 협상력을 떨어뜨리게 될 것이다. 오히려 대통령과 경제부총리가 협상하는 과정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고 옹호했습니다.
이재명정부 출범 후 경제정책에 대한 평가도 엇갈렸습니다. 최은석 국민의힘 의원은 앞뒤가 맞지 않는 정책을 벌이고 있다면서 'F 학점'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그러자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곧바로 반박했습니다. 그는 "지난 정부 말기에 경제가 거의 방치된 수준이었고, 다 쓰러져가는 경제를 들고 와서 반등시키기 위해 굉장한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여야가 13일 기획재정위원회(기재위) 국정감사에서 한미 관세 협상을 둘러싸고 공방을 벌였다. (사진=뉴시스)
윤석열정부 책임론도 터져 나왔습니다. 최기상 민주당 의원은 "윤석열정부 실정 관련해 얘기하는데, 모순적이고 우스꽝스러운 장면"이라며 "지난 정부서 일을 한 기재부 고위 관료들이 다 뒤에 앉아 계신 분들인데, 이들에 책임도 물어야 하는 것 아닌가. 인사는 언제 할 것인가"라고 따졌습니다.
구 부총리는 "지금 추진 중"이라고 답했는데요. 최 의원은 "개혁의 핵심은 사람의 책임을 묻는 것"이라며 "신상필벌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전 정부에서 고집했던 재정 문제를 지적하기도 했는데요. 박민규 민주당 의원은 "'건전재정'과 '감세정책'은 공존할 수 없다며 우리나라 정부 재정 투입 여력을 충분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재명정부가 예고한 세 번째 부동산 대책도 언급됐습니다. 구 부총리는 조만간 수요 관련 정책을 발표해 부동산 세제 방향성도 함께 밝히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국민의힘 의원들이 '이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세금으로 집값 잡는 일을 하지 않겠다'는 발언을 묻자 "세제 정책을 안 쓴다는 것은 아니고 가급적 최후의 수단으로 쓰겠다는 말씀으로 이해해달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진하 기자 jh3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